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55.7%(약 2조원 규모)에 대한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대우조선해양에 최대주주 지분 매각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시한은 이날 오후 6시까지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상정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현재 협의를 진행한 것은 맞지만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기위해 수차례 통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주가도 상승세다.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31일 오전 9시 30분 현재 전일 대비 7.06%(2550원) 오른 3만8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 주가는 같은 시간 2.77% 떨어진 14만500원에 거래중이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배경에는 최근 흑자로 호전된 실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인기 추세에 힘입어 대우조선해양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에만 해도 대우조선해양은 12조8192억원의 매출액에도 1조53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7년 들어 흑자로 반전해 733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18년 3분기까지도 70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중이다. 시장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2018년 영업이익은 총 7330억원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 측은 오는 2020년 IMO 환경규제에 따른 LNG선 중심의 발주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대우조선해양의 이같은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지금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에 충분한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가치는 30일 종가(3만6100원) 기준 2조1565억원 수준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지주는 최근 사우디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1조8천억원 어치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사전에 정부(산업은행),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간에 교감이 있지 않았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은 “조선업계의 시장상황을 볼 때 국가의 산업경쟁력 측면에서 빅2 체제로 가야 한다”며 “빅2 체제가 국내 조선업계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현대중공업이 지분 전량 인수하기보다는 대우조선해양의 일부 사업만 인수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이 2016년 최악의 수주난으로 인한 보릿고개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인 데다 대우조선해양과의 100% 화학적 결합이 예상보다 시너지 효과가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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