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박병대 영장심사 출석... 검찰과 치열한 공방
양승태·박병대 영장심사 출석... 검찰과 치열한 공방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9.01.2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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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양승태, 사법농단 책임자... 보통사람이면 이미 구속”
민평당, “구속 가부조차 사치... 구속 외 선택지 없어”

‘사법농단’ 의혹의 최고 책임자인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이 퇴임 1년 4개월 만에 피의자로 법원에 돌아왔다.

사법 농단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법 농단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 전 대법원장은 23일 오전 10시 25분경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병대(62)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이보다 5분가량 앞선 10시20분경 법정으로 들어갔다.

양 전 대법원장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명재권 부장판사 심리로 시작됐다. 박 전 대법관은 같은 법원 319호 법정에서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심문을 받고 있다. 구속 여부는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심문에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비롯한 이번 수사의 핵심 인력을 투입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에서는 최정숙·김병성 변호사가 변호인으로 나섰다.

검찰이 주장하는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는 40가지가 넘는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를 만나 징용소송 재판계획을 논의한 점이 꼽힌다. 특히 검찰은 ‘사법부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인사 불이익을 줄 판사의 이름 옆에 직접 ‘V’ 표시를 한 점 등을 들어 각종 의혹을 사실상 진두지휘한 증거로 내세우고 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세 차례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이 물증이나 후배 판사들 진술과 어긋난다며 증거 인멸의 우려와 혐의들 모두 헌법질서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는 점을 강조하며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단은 자택 압수수색과 세 차례 소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한 점, 전직 사법부 수장으로서 도주의 우려도 없다는 점을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법리 다툼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법관의 영장실질심사에서는 지인 형사재판 관련 의혹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10여 차례 무단 접속해 고교 후배인 사업가 이모(61)씨의 탈세 혐의 재판 진행상황을 알아본 혐의(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를 두 번째 구속영장에 추가했다.

구속기소된 임종헌(60)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017년 3월 법원 퇴직후 이씨의 투자자문업체 T사 고문으로 취업하도록 박 전 대법관이 알선한 정황도 확인됐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취업에 이씨의 재판 관련 민원을 들어준 데 대한 대가성 여부와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책임을 지고 법원을 떠난 임 전 차장의 진술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증거인멸 정황으로 제시할 방침이다.

정치권 일제히 성토... 보수단체 반발
정치권은 일제히 양 전 대법원장을 성토했다. 먼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을 향해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린 사법농단 최종 책임자”라며 “보통 사람이라면 이미 구속하고도 남았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열고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법원의 공정성을 확인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다. 법과 양심에 따른 엄정한 심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도 “양 전 대법원장의 죄는 구속의 가부를 가리는 것조차 사치”라며 “구속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정선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양 전 대법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재판거래를 통해 국정을 농단한 공범이고 사법부를 바로 세워야할 대법원장의 위치에서 헌법을 유린한 주범”이라며 “양승태의 사법부는 평등하지 않았고 공정하지 않았으며 불의했다”고 밝혔다.

반면에 보수단체들은 “정치 재판”이라며 영장실질심사에 반발했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인근 서초동 정곡빌딩 옆에선 자유연대, 자유대한호국단, 턴라이트 등 보수 시민단체들이 집회를 열었다.

이희범 자유연대 대표는 “건국 70년 만에 사법부가 가장 치욕을 당하고 수모를 당하는 날”이라면서 “오늘 영장을 발부하는 판사는 자신의 양심을 걸고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양 전 대법원장에 사법농단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면 이는 사법부를 온전히 독점하겠다는 음모”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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