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2명 배출한 경남고, 재계엔 GS 허창수·푸르밀 신준호 등
광주일고, 문 정부 초대내각 5명… 차기잠룡 이낙연 총리 등 막강 동문
임종석·우상호 ‘2톱’ 용문고… 최근 정치권·재계 눈에 띄는 약진

한국사회에서 혈연·학연·지연은 뗄레야 뗄 수 없다. 과거에 비해 많이 희석됐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아직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의 3대 조직’이라고 불리는 호남향우회·고려대교우회·해병대전우회가 대표적이다.
사회 전 분야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학연이다. 재벌 총수일가로 대표되는 혈연도 있지만 경제계에만 특화돼있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지연과 맞물려 더 큰 영향력을 가진다고 인식된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모교인 동지상고 등 포항지역 고등학교 출신들이 승승 장구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정권 실세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경남고와 최경환 전 부총리의 대구고 인맥이 주목받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주목받고 있는 ‘3대 고등학교’ 인맥을 살펴본다.

김영삼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YS·文 배출한 경남고

대학 중에서 대통령을 가장 많이 배출한 것은 육군사관학교다. 박정희(2기), 전두환·노태우(11기) 등 3명의 전 대통령이 육사 출신이다. 하지만 고등학교 중에서는 단연 경남고다. 경남고는 김영삼 전 대통령(3회)과 문재인 대통령(25회)의 모교다.

문 대통령을 제외한 여권에서 대표적인 경남고 출신은 오거돈(21회) 부산시장과 공민배(26회) 전 창원시장,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3철’중 한명인 이호철(31회) 전 민정수석 등이 있다. 특히 공 전 시장은 문 대통령의 경남고·경희대 1년 후배로, 문 대통령이 군입대 전날 공 전 시장의 하숙집에서 신세를 졌을 정도로 친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공기업인 대한지적공사(현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을 지냈다.

경남고의 인맥은 경제계에서도 탄탄하다. 대표적으로 문 대통령 동기인 김정태(25회) 하나금융그룹 회장, 허창수(21회) GS그룹 회장, 신준호(14회) 푸르밀 회장 등이 있다. 이 밖에도 하영봉 GS에너지 부회장, 정택근 GS부회장, 임형규 SK텔레콤 고문,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안민수 전 삼성화재 사장, 임우근 한성기업 회장, 박준 농심 대표이사도 동문이다.

현재 경남고 출신 국회의원들은 모두 야당인 자유한국당 소속인 것도 특징이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박맹우(전 울산시장)·정갑윤·박성중·조경태·김성태(비례) 의원 등 6명이다. 김무성 전 대표의 경우 경남중을 졸업했지만 고교 평준화 이전 졸업해 동문으로 취급된다.

최근 구설수에 오른 경남고 출신들도 있다. 김국진 한국화학섬유협회 회장은 문 대통령과 경남중 동기동창, 재수한 경남고 1년 후배로 최근 낙하산 논란을 일으켰다. 전임 박승훈 회장이 지난 2월 연임에 성공하고도 3개월여 만에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난 데다, 협회 설립 55년 만에 처음으로 중소기업인 출신 김 회장이 선임됐기 때문이다.

부산지역 진보 지식인들이 모여 설립한 시민사회연구소 초대소장·이사장을 맡기도 한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과 조양일 전 연합뉴스 논설주간도 문 대통령의 경남고 동기동창이다.

이낙연 국무총리(왼쪽), 김영록 전남도지사.
이낙연 국무총리(왼쪽), 김영록 전남도지사.

광주일고, 文정부 요직에 ‘잠룡 이낙연’까지
문재인 정부 들어 뜨고 있는 인사들의 출신학교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광주일고다. 문 정부 초대 내각에서 광주일고 출신 4명이 기용됐기 때문이다. 이낙연(45회) 국무총리를 필두로 김상곤(43회)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영록(48회) 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현 전남지사), 문무일(55회) 검찰총장 등이다. 여기에 김용우(54회) 육군참모총장까지 있어 더욱 화려하다.

국무총리, 부총리, 검찰총장, 육군참모총장이 ‘동시에’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 것은 역대 정부 들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당시 정가에서는 ‘호남 챙기기의 결정판’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총리가 15.3%의 지지율로 차기 대권 잠룡 1위에 오르면서 광주일고 출신들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총리는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문 대통령의 애칭인 ‘이니’에 빗대어 ‘여니’라는 애칭까지 얻을 정도로 지지세가 심상치 않다.

이 밖에도 정치권에서 광주일고 출신 국회의원은 여당에서 최운열 의원, 야당은 주승용 국회 부의장과 심재철 한국당 의원, 김동철·장병완·황주홍 의원 등이 있다.

재계에서 대표적인 광주일고 출신 기업인은 박삼구(38회) 금호아시아나 회장, 박현주(52회) 미래에셋증권 회장, 박성수(46회) 이랜드 회장이 꼽힌다. 이 밖에도 정찬형 포스코기술투자 대표, 고(故) 김정태 국민은행장, 장인환 전 KTB자산운용 사장도 광주일고 출신이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왼쪽), 우상호 민주당 의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왼쪽), 우상호 민주당 의원.

잠룡 꿈틀대는 용문고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유력한 차기잠룡으로 임종석(33회) 청와대 비서실장을 꼽는다. 이와 함께 민주당 우상호(29회) 의원은 용문고의 투톱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각각 전대협 3기 의장과 1기 부의장을 지냈다.

이 밖에도 정치권에서는 김교흥(27회) 대한체육회 부회장(전 국회 사무총장), 조광한(24회) 남양주시장과 박성수(30회) 서울 송파구청장, 김택수(31회) 전 대전부시장도 용문고 출신이다. 특히 김교흥 부회장은 임 실장, 우 의원과 두터운 친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에서는 김운용(28회) 3군 사령관과 정재훈(25회) 한수원사장, 김민호(27회) 주택금융공사 부사장(전 한국은행 부총재), 오규택(31회)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장 등이 있다.

재계에서도 용문고 출신이 약진하고 있다. 최근 승진한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과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이 있고, 이 밖에도 김철 SK케미칼 대표, 강창균 현대EP 사장,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회장, 고정일 동서문화사 대표,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서범원 테크팩솔루션 대표 등도 용문고 동문이다.

하지만 용문고 출신들이 정치권에서 주로 진보 진영에 속해 있는데 반해, 용문고 재단인 용문학원의 김문희 이사장은 김무성 새누리당(현 한국당) 전 대표의 누나여서 이채를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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