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김상조 위원장)가 항공마일리지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국적항공사의 마일리지에 대해 대대적인 운영실태 조사에 나섰다. 두 항공사에 쌓여 있는 마일리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조6000억원이다. 항공사들이 항공권 이용객이나 항공마일리지 적립형 신용카드 발급 고객에게 마일리지를 공급해놓고 마일리지 공급량 증가에 상응하는 마일리지 좌석은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공정위의 조사이다.

공정위는 12월 첫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2008년 이후 최근까지 마일리지 운영내역을 다음주 초까지 제출해달라고 통보했다. 2008년부터 마일리지 사용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함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7944억원에 달하는 미사용 마일리지는 소멸될 예정이다.

공정위가 조사를 통해 항공사가 고객들이 적립한 마일리지를 실제 서비스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좌석이나 다른 용도의 서비스를 갖추고 있는지 정확하게 따져보자는 위미이다.

두 항공사는 2008년 유효기간 도입 이후 신용카드사와 함께 마일리지 적립 방식 신용카드를 대대적으로 발행해 마일리지 공급을 크게 늘렸다.

반면 공급된 마일리지를 실제로 쓸 수 있는 마일리지 좌석은 그만큼 늘리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수급이 맞지 않는 초과 발행을 통한 '불완전판매'가 항공사와 신용카드사의 합작 마케팅을 통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고객이 비행기를 이용해야만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었을 때는 마일리지 공급량과 실제 수요량(적립 마일리지를 통한 비행기 탑승 또는 좌석 업그레이드)이 일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마일리지 적립 방식 신용카드가 발행되기 시작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2008년 신용카드 마케팅이 본격화하면서 이러한 문제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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