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청와대 개편 전망 ‘분석’... 수석·비서관 국회 입성 플랜
한병도·정태호·이용선·조국·조현옥·김수현·백원우·조한기·송인배·민형배·김우영

정부와 청와대의 대개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 회의석상에서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들을 꾸짖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큰 잘못이 없는 한 믿고 맡기는 인사스타일이다. 일단 일을 맡기면 ‘끝까지 간다’는 것. 자주 교체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청와대 참모진 상당수가 2020년 총선 출마를 바라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이 대개편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집권 2년차를 맞은 문 대통령의 발언 수위가 강해지며 나오기 시작한 정부와 청와대의 개편 시나리오를 알아본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들을 공개석상에서 질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청와대 안팎에서 문 대통령이 집권 2년 차에 들어서면서 지시 방식이 보다 명확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정 운영에서 성과가 나지 않는 분야에 대해선 최근 단호한 지시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6·13 지방선거 직후인 6월 18일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공직에 근무하는 사람의 가장 기본이 저는 유능함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열흘 뒤 문 대통령은 규제혁신 점검회의가 예정된 당일 논의 내용을 미리 보고받은 뒤 “답답하다”며 회의를 전격적으로 연기했다.

유럽순방을 앞두고 열린 국무회의에서 질책의 강도는 높아졌다. 국무회의 이틀 뒤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질타가 일어났다. 미세먼지 대책이 논의될 예정인 이날 회의에서 김혜애 환경비서관으로부터 미세먼지 대책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이 “작년과 뭐가 달라졌습니까?”라고 한마디 했다. 이 순간 참모들 분위기가 얼어붙었다고 한다.

政靑 인사개편 징조
이러한 문 대통령의 최근 움직임을 두고 ‘곧 대대적인 인사개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상당수가 2020년 총선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왼쪽부터)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정태호 일자리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왼쪽부터)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정태호 일자리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먼저 임종석 비서실장은 재선(16·17대) 의원 출신이다. 수석급을 보면 한병도 정무수석은 초선(17대) 의원, 정태호 일자리수석은 두 차례(19재보궐·20대) 출마 경험이 있다. 이용선 시민사회수석도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두 차례(19·20대)나 낙선한 경험이 있다.

이 밖에도 출마 경험은 없지만 조현옥 인사수석은 여성계 몫으로, 김수현 사회수석도 시민사회에서 잔뼈가 굵어 출마가 유력하다는 세평이다. 본인의 부인에도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조국 민정수석도 빼놓을 수 없다.

비서관 급을 보면 먼저 송인배 정무비서관이 손꼽힌다. 송 비서관은 경남 양산에서 5차례(17·18·재보궐·19·20대)나 출마했다가 낙선한 경험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을 지내 ‘깨지더라도 부딪히는’ 노무현 정신을 보여줬다는 호의적인 평도 나온다. 송 비서관은 참여정부와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중용돼, 누구나 인정하는 친노·친문 핵심인사로 알려져 있다.

백원우 민정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송인배 정무비서관, 민형배 자치발전비서관. (사진=뉴시스)
백원우 민정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송인배 정무비서관, 민형배 자치발전비서관. (사진=뉴시스)

백원우 민정비서관은 재선(17·18대)의원 출신이다. 백 비서관은 2009년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여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헌화하려고 하는 순간 뛰쳐나와서 “무슨 자격으로 헌화하느냐”며 “정치 보복으로 살인에 이르는 정치 살인이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죄하라”고 외치다가 경호원들에게 저지당했다. 이를 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원시절 비서관을 지낸 것과 맞물려 친노·민주당 지지층에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민형배 자치발전비서관도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여러 자리를 두루 거쳤다. 이후 2010·2014년 두 차례 광주 광산구청장에 당선됐다. 지난 7월 민주당 광주광산을 지역위원장에 선임돼 다음 총선 출마는 기정사실로 알려진다.

이미경 의원 보좌관, 한명숙 총리시절 의전비서관 등을 거친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의 출마도 점쳐지고 있다. 조 비서관은 충남 서산·태안에서 3차례(19·재보궐·20대)나 낙선했다.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은 국민대 총학회장을 거쳐 참여정부 정무기획비서관과 ‘문재인 의원’ 보좌관을 지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국회에서 펼칠 적임자라는 평이다.

김우영 제도개혁비서관은 2010년과 2014년 두 차례 서울 은평구청장에 당선됐다. 추후 목표가 ‘총선 출마’라고 명확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은평 지역구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일하고 있는 상황이라 고향인 강릉에서 21대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잦은 의전 실수로 구설수에 오른 김종천 의전비서관의 출마설이 제기된다. 김 비서관은 故 김근태 의원 보좌관과 김근태재단 사무처장을 지낸 김근태계로 알려졌다. 권혁기 춘추관장은 비례대표로 두 차례(19·20대) 이름을 올린 적이 있어 출마 여부가 주목된다.

아직도 민주당내에서 그다지 많지 않은 친문의 세를 확장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이 출마할 가능성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文, “국회 입법만 기다려서 안돼”
청와대 안팎에서 나온 얘기들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한결같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국회 입법만 기다려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민생 현안의 경우 참모들이 “국회 입법이 필요한데 법안 통과가 잘 안된다고 있다”고 보고하면 문 대통령은 “국회는 원래 그런 곳이다. 국회 입법으로 떠넘기지 말고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개정 등을 통한 방안을 찾아 해결해 보라”고 지시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 지적에 수긍한다”면서도 “막상 실무선에서 국회 입법을 우회한 개선책을 시급히 내놓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법조인 출신인 데다 (노무현 정부에서) 비서실장도 해 보고 경험이 많아 디테일한 면을 지적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최근에는 답답한 마음에 좀 더 직설적인표현으로 참모진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집권 2년 차가 되면서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보다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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