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칠승 의원, "2013년~2018년 9월까지 조세피난처 자금 17조원 들어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KOTRA)가 최근 1년간 들어온 조세피난처 자금 2조 7천억원에 대해 상급기관에 단 1건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2013년부터 2018년 9월까지 ‘몰타’, ‘버뮤다’, ‘케이만군도’, ‘버진아일랜드’ 같은 조세회피지역으로부터 약 17조원 정도가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경기 화성병)은 22일 이같이 밝혔다. 권 의원은 코트라가 지난해 국감에서 조세피난처 자금유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라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지난해 11월부터 조세피난처로부터 국내에 들어온 133건, 2조7693억원에 대해 상급기관에 단 1건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지난 2017년 국감에서 산자위 의원들은 코트라에 “조세피난처 자금 유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코트라는 “자금의 흐름이 의심되는 건에 대해서 산업부에 보고하고, 관계기관 등이 조사 및 보고토록 대응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으나, 현재까지 자금흐름 의심으로 보고된 건은 없는 실정이다.

그 동안 조세피난처에서는 금융투자업, 증권중개업, 부동산개발 같은 업종으로부터 국내로 자금이 유입되었는데, 2017년부터는 제조업으로부터의 자금유입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들어 화장품제조업, 커피전문점 같은 업종에서 국내로 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조세피난처 국가에서 제조업이 있을 가능성이 희박해 대부분 페이퍼컴퍼니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감이후인 2017년 11월부터 제조업으로 국내로 유입된 자금은 37건 8억 불($), 화장품 제조업은 9건 5800만 불, 산업용 로봇제조업 1건 35만 불, 일차전지제조업 1건 294만 불, 축전기 제조업 1건에 2000만 불 등이었다.

2013년부터 2018년 9월 현재까지 조세회피처 發 국내투자 신고내역. (자료=권칠승 의원실)
2013년부터 2018년 9월 현재까지 조세회피처 發 국내투자 신고내역. (자료=권칠승 의원실)

권칠승 의원은 “코트라는 조세피난처에서 자금이 유입되면 바로 알 수 있는 시스템과 이를 모니터링 하는 전문위원 2명도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흐름 의심 건에 대한 보고하는 역할을 등한시 하는 걸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이어 “조세피난처는 모든 금융거래의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되기 때문에 탈세와 돈세탁용 자금 거래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며 “국내자금이 조세피난처를 우회하면서 외국인자금으로 둔갑해 국내로 유입되거나 돈세탁한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력추적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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