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채권액 중 96% 미회수... 118억원 안 갚고 이민 가기도

국내에서 빌린 돈을 갚지 않고 해외로 이민 간 사람이 2천명이 넘었으며 이들에게서 받지 못한 돈만 4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민 가는 것 자체가 돈인데 재산 빼돌려놓고 해외로 도망간 거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금융기관에 채무를 갚지 않고 해외로 이민을 가버린 사람은 총 2345명이었다.

이들의 채권액은 모두 4381억원이었는데, 이 중 회수한 금액은 총 채권액의 4%인 164억원에 그쳤다. 전체 채권액의 96%인 4217억원은 회수하지 못한 상황이다.

빚이 가장 많은 사람의 채권액은 118억6000만원이었고, 고액 채무자 10명의 채권액 합은 578억1400만원이었다. 이들 10명 중 9명은 법인에 연대보증으로 채무를 졌으며, 6명은 회사 대표이사였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가 163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61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의 채무액은 전체 채무액의 74%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현행 국외 이주 관련 법규에는 금융기관 빚을 갚지 않은 사람에 대한 규정이 없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로 인해 출국 직전에 개인 신용정보를 조회할 수 없어 이민을 떠나는 사람이 빚이 있는지 사실상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이 의원은 “금융기관에 빚이 있으면서도 해외로 이민을 나가는 채무자는 채권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고액 채무자들이 해외에 재산을 숨겨둔 뒤 고의로 이민을 통해 도망갈 수 있으므로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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