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북남미 12일 출장에 4600만원... 연수생·입학사정관에 고가 선물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이자 국책대학인 한국기술교육대학교(코리아텍, 이하 한기대)가 임직원 출장과 기념품 구입 등의 명목으로 예산을 방만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서울 강남을)은 17일 ‘한기대 예산 집행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기대는 지난 4월 김기영 총장의 해외출장에 4600여만원을 집행했다. 12일간 북·남미 등 5개국을 도는 일정으로, 항공료만 2200만원, 여비로 850만원 정도가 들어갔다. 인원은 김 총장과 수행비서로 단 2명뿐이었다.

문제는 숙박과 식사, 일비 등이 포함된 여비와 별도로, 기타 경비 1500만원 가량을 추가 지출한 점이다. 1500만원 중 1200만원은 차량 대여료로, 300여만원은 선물비와 식비로 들어갔다.

전현희 의원이 한기대에 세부내역을 요청했지만, 한기대는 제출을 거부했다. 한기대 측은 이에 대해 “총장이 해외출장을 한 번에 몰아가는 편이지만, 비용이 과도하게 집행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김 총장은 지난 1월 동남아 3개국 출장에 1000만원을 넘게 쓰기도 했다. 당시 출장 인원도 2명이었다.

뿐만 아니라 한기대는 연수생에게 고가 상품을 구입해 기념품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공무원들과 일반인은 한기대가 운영하는 고용노동연수원과 능력개발연구원에서 노동 관련 교육을 받는다. 이들이 받은 상품은 해지스 카드지갑과 록시땅 핸드크림, 바디샵 로션, 러시 샤워세트 등이다. 지난해 교육인원은 30만명으로, 이 가운데 공무원은 약 14만명이다.

한기대는 면접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입학사정관들에게  800만원을 들여 애플 에어팟(무선이어폰)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이러한 방만한 운영에도 한기대 예산은 매년 늘고 있다. 올해 예산은 13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0억원 증가했다. 기관운영비는 지난해보다 30억원 늘어난 470억원이다. 한기대는 1991년 노동부가 전액 출연해 설립됐고, 예산 대부분이 국민 세금이다.

전 의원은 “국책대학이 방만한 예산 운영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해외출장 등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예산 항목들에 대한 면밀한 감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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