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제20대 총장 선거가 혼탁양상을 보이고 있다. 염재호 현 총장을 비롯해 8명의 후보가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염 총장이 학장, 처장 등 보직교수들을 자신의 재선 운동에 동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6일 고려대에 따르면 전임교원 대의기구인 교수의회는 지난 12일 '총장의 관건선거에 대한 교수의회 성명서'를 통해 "일부 처장들이 평교수들을 접촉하면서 염 총장의 입후보에 필요한 추천인 서명을 받는 일에 나서는가 하면, 총장 추천위원회 교수 대표위원 선임에 특정인 당선을 위해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수의회는 염 총장이 10년 이상 재직 교수 자격으로 후보자 등록을 하기 위해 보직교수들을 동원, 전임교원들의 추천서를 받도록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교수의회 의장 이우진 교수(건축사회환경공학부)는 "학장이나 처장, 부총장이 젊은 교수 5~6명을 불러 (염 총장에 대한 총장후보자) 추천서에 서명하라고 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서명인원) 4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 및 총장선임 규칙'에 따르면 후보가 10년 이상 재직 교수일 경우 전임교원 5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교내 외 인사일 경우에는 전임교원 및 교우회 임원 50명 이상의 추천이 필요하다.

교수회가 보직 교수의 선거운동 개입에 부정적 견해다.  젊은 교수들의 재임용과 승진 등을 결정할 수 있는 처장급 이상의 교수에게 추천을 요구하는 것은 강요라는 것. 

고려대는 법인 4명, 교수 15명, 교우 5명, 직원 3명, 학생 3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된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총추위)는 등록 후보자 중 3명을 선정하고 법인이 이중 1명을 총장으로 선임하는 총장 간선제를 운영한다. 

고려대는 이달 1일부터 제20대 총장후보 공모를 시작했다. 공모 기간은 31일까지이다.

'총장직선제'를 주장해 온 교수의회와 학생회는 "30명이 참여하는 총장추전위원회 제도로는 4만명이 넘는 학내 구성원을 모두가 인정하는 총장을 뽑을 수 없다.  학내 민주화를 위해 간선제가 아닌 직선제로 총장을 선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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