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홈앤서비스 노조 총파업 결의... 비정규직때와 같은 최저임금 수준

SK브로드밴드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쇼’ 논란에 휩싸였다. 정규직 전환 후에도 비정규직 때와 같은 최저임금 수준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SK브로드밴드의 자회사 홈앤서비스 노동조합은 ‘2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서 노조 측은 정규직으로 전환된 후에도 처우가 열악하고 부당노동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며 정부가 문제를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처우개선을 기대했으나 1년이 지난 지금 지난해 SK브로드밴드의 정규직화는 가짜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7월 SK브로드밴드는 협력업체 인터넷·IPTV 설치·수리기사들을 자회사인 홈앤서비스로 직접 고용했다.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정책에 호응하는 취지에서였다.

하지만 근로조건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실적급 위주 임금체계는 바뀌지 않았다. 홈앤서비스 급여체계는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과 실적급(건당 포인트제)으로 구성돼 있다. 협력업체 비정규직으로 있을 때와 마찬가지인 실정이다. 노조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을 약간 웃도는 월 기본급 158만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노조는 “실적급 위주 임금체계에서는 노동자들이 먹고살기 위해 휴일도 없이 밤낮으로 포인트(실적) 쌓기에 매달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임금체계를 기본급 위주로 바꿔, 시급 1만원 수준으로 기본급(월 209만원)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홈앤서비스 노조의 파업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올해 4월4일부터 임금교섭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중노위가 지난 6월15일 쟁의조정을 중지하자 지부는 같은 달 29일 첫 파업을 했었다.

지난달 3일 SK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집회현장.(사진=희망연대노조 제공)
지난달 3일 SK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집회현장.(사진=희망연대노조 제공)

노조 측은 SK브로드밴드의 파업후 대체인력 투입을 두고 부당노동행위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SK브로드밴드가 불법 논란을 피하려 홈앤서비스 업무인력을 채용했지만 사실상 지휘·감독은 홈앤서비스가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 측은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을 근거로 “원청의 인력투입은 불법이 아니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지난 7월24일 SK브로드밴드의 대체인력 투입을 조사하라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장을 접수시킨 바 있다. 아울러 노조는 정부에 “SK브로드밴드의 대체인력 투입과 홈앤서비스의 부당노동행위가 시정되지 않으면 SK브로드밴드의 IPTV 사업권 재허가를 불허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요구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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