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첸 밥솥’ 부방 노조파괴 의혹... 노조 “사과 및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촉구
부방유통 “일부 직원 일탈일 뿐”... 이마트 “노사문제엔 관여 안 해”

‘이마트 안양점’에서 노조지회장이 자살을 시도했다. 이를 두고 노조에서는 사측의 부당 노동개입으로 인한 것이라며 회사의 사과 및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28일 마트산업노동조합 부방유통 안양이마트지회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7시경 안양이마트지회 A 지회장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다행히 현재는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지회장은 이날 오전 2시경 동료 조합원들에게 “회사의 압박과 회유... 폐를 끼친 분들에게 죄송합니다”는 내용의 SNS 메시지를 남긴 뒤였다. 병원에 이송된 A 지회장은 다행히 같은 날 오후 1시께 의식을 회복했다. 현재는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28일 이마트 안양점 앞에서 마트노조와 민주노총 경기본부 주최로 '노조파괴 중단' 집회가 열렸다.(사진=마트산업노동조합 제공)
28일 이마트 안양점 앞에서 마트노조와 민주노총 경기본부 주최로 '노조파괴 중단' 집회가 열렸다.(사진=마트산업노동조합 제공)

안양이마트지회는 사측의 회유와 협박이 설립 과정에서부터 조합 결성 이후에도 끊임없이 계속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이 무기계약직 조합원에게 정규직 전환 조건으로 노조 탈퇴를 요구했다”며 이 과정에서 중간관리자들이 평소에 없던 회식자리를 자주 가지며 회유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사측 주도로 복수노조를 결성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조합원들에게 미리 알려져 취소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마트 안양점을 운영하는 부방유통 측은 “회유와 복수노조 설립 시도 등이 있었으나, 이는 일부 직원들이 나서서 한 일로 회사가 중단시켰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마트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마트가 이름을 빌려주는 대가로 매출의 몇 %를 받으면서 이번 사태에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마트 안양점’은 부방유통이 지난 1997년부터 이마트와 가맹협약을 맺고 운영 중으로, 이마트에서는 점장을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부방유통과는) 상품공급과 운영 노하우를 제공할 뿐 전혀 다른 회사”라며, 점장 파견 문제와 관련해 “직원 노사 문제 등 다른 부분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맹협약 해지 여부에 대해서는 “예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안양이마트지회 조합원 등 30여명은 28일 이마트 안양점 앞에서 ‘노조파괴 중단 및 책임자 처벌’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사과와 책임자 처벌 △전 조합원 감정치유프로그램 실시 △사측 성실교섭 등을 요구했다. 안양이마트지회는 31일에도 사측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정의당 이정미 대표실 관계자는 “노조 파괴 시도에 회사개입이면 엄단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과 이정미 대표가 발의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노동소위에서 논의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동기본권 강화와 관련해 국감 의제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다가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과 관련해 어떠한 움직임이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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