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18년 독점’ 깨져... 고객 반발이 변수?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승부수가 통했다. 앞으로 코스트코 매장에서 삼성카드 대신 현대카드를 이용해야 한다. 코스트코가 삼성카드와의 가맹 독점 계약을 18년 만에 종료하고 현대카드와 계약을 맺기 때문이다.

20일 한 매체는 금융권과 유통업계의 말을 빌려 코스트코 본사가 가맹점 계약 경쟁입찰에 참여한 현대·삼성·신한·씨티카드 등 4개 카드사 중 현대카드를 최종 낙점했다고 보도했다. 코스트코와 현대카드는 계약기간과 수수료율 등을 조율한 뒤 조만간 최종계약서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트코는 올해 초 현대 등 4개 카드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낸 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를 차기 카드가맹점 계약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트코는 한 국가에서 한 카드사와만 독점 계약하고 있다. 독점계약의 조건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춰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코스트코가 삼성카드와 맺은 수수료율은 0.7%로 1.5%선인 일반 대형마트보다 낮다. 삼성카드는 여러 차례 재계약을 거치며 지난 2000년 이후 18년간 코스트코와 가맹점 계약을 체결해왔다. 코스트코와 삼성카드는 2015년 재계약을 통해 내년 5월까지 계약이 지속되며 삼성카드의 코스트코 제휴카드는 30만장 이상 발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트코코리아의 매출은 매년 10% 안팎으로 성장하고 있어 카드사로서는 독점계약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회계연도(해당연도 9월부터 다음해 8월까지) 연 매출액은 2012년 2조8619억 원에서 2016년 3조8040억 원으로 급증했다.

창고형 할인점의 특성상 구매금액이 많은데다 독점 신용카드만 사용할 수 있어 현대카드로서는 건당 0.7%의 수수료만 잡아도 연간 200~300억 원의 안정적인 수수료가 기대된다. 특히 100만 명에 달하는 코스트코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시장점유율 경쟁에서도 우위 선점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현대카드는 코스트코 유치를 위해 정태영 부회장 등이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워낙 강했고 회사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힘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만약 현대카드와 계약이 최종 성사된다면, 일각에서는 코스트코를 이용하기 위해 삼성카드를 발급받은 고객들의 불만도 클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삼성카드의 코스트코 제휴카드는 30만장 이상 발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코스트코부터) 아직 최종 입찰 결과에 대한 공문을 받지 못해 설명할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재 양사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확정의사 통보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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