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자이 하자보수 요구에 ‘미친강성’ ‘강성’ 분류

GS건설이 하자 보수를 요구하는 입주예정자의 성향을 분류한 서류를 작성해 ‘블랙리스트’ 논란에 휩싸였다. 경북 포항 자이아파트 입주예정자 중에서 하자 보수를 강하게 요구하는 사람들을 ‘미친 강성’ 내지는 ‘강성’ 등으로 표현했기 때문.

17일 이 아파트 입주예정자에 따르면 GS건설은 입주예정자들로부터 하자 신청을 받으면서 고객 성향을 따로 입력해 분석하고 있었다. 고객성향과 이력 등으로 구분해 컴퓨터에 입력한 것을 일부 입주예정자가 확인했다.

이 회사 직원이 하자 보수를 위해 요구사항을 적는 과정에서 일부 입주예정자를 '미친 강성'이나 '강성'으로 표현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 입주예정자가 이 같은 메모지를 발견해 사진을 찍은 뒤 입주예정자 인터넷 모임에 공개했다.

포항자이아파트는 1567가구 규모로 포항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분양했지만 지난달 초 사전 점검 때부터 하자와 공사 미비로 말썽을 빚었다. 포항시는 8월에 이사하려는 입주예정자 처지를 고려해 지난 10일 임시 사용을 승인했다. 그러나 일부 입주예정자는 "시공사와 시행사, 감리가 안전을 무시하고 준공 승인을 받기 위해 눈가림식 공사를 하고 있다"며 계속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GS건설과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GS건설 관계자는 다른 언론과의 통화에서 “나이나 연령별로 어떤 아파트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파악해 다음에 아파트를 지을 때 활용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수집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이름이 성향분석이다 보니 오해 소지가 있지만 하자 보수와 관련해 주민을 강성 등으로 분류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또한 “‘미친 강성’ 부분은 일부 직원이 업무 과부하가 걸려 잘못 표현한 것으로 회사는 그렇게 분류하지 않는다”며 “해당 직원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조치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파트 건설에 사용할 용도로 빅데이터 수집을 한 것이라면 ‘성향 분석’보다는 ‘취향 분석’이 더 적절한 명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업무 과부하로 인한 잘못된 표현’이라는 해명도 국내 도급순위 5위(2018년 7월 기준 7조9259억 원)에 달하는 대기업에서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인지 적절한 인원 배치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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