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명 중 56명 찬성... 불교광장, “용퇴 약속 번복해 종단 신뢰 실추”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에 대한 불신임안이 16일 통과됐다. 조계종 역사상 총무원장 불신임안이 상정돼 가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이날 오전 총무원장 불신임안 표결에 앞서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무기명 비밀투표를 진행한 결과, 재적의원 75명 전원이 출석해 56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14명, 기권은 1명, 무효 4표였다. 총무원장 불신임안은 재적의원(75명) 3분의 2 이상(50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가결된다.

총무원장 불신임안은 오는 22일 원로회의에서 원로의원 23명 중 과반인 12명 이상이 찬성하면 최종 확정된다.

앞서 중앙종회 내 최대 계파인 불교광장 소속 43명은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을 발의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전날 의장단·상임분과위원장·총무분과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의 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중앙종회는 자승 전 총무원장의 영향력 아래 있는 불교광장 소속 47명, 야권으로 분류되는 법륜승가회 소속 16명, 비구니 종회의원 10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범해 스님 등 43명은 9일 제출한 불신임안 결의의 건 발의안에서 “설정 스님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명확하게 소명하지 못해 종단의 혼란을 야기하고 16일 용퇴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를 번복해 종단의 신뢰를 실추시켰다”며 발의 이유를 밝혔다.

설정 스님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시일 내에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위한 길을 진중히 모색해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일에는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인 성우 스님을 만나 “16일 이전에 용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오해와 비난이 있더라도 종단 개혁의 초석을 마련하고 2018년 12월3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며 이를 번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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