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이재명 연루설·건강 의혹·당 개혁 의지 부재 해명해야
김진표, 한미FTA·종교인 과세 논란 등 이미지 개선이 관건
송영길, 인천시장 거친 4선 중진의원... 막강한 경쟁자 비해 중량감↓

민주당 당대표 본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됐다. 이해찬·김진표·송영길이다. 쟁쟁한 거물급이다. 2강 이해찬과 김진표의 대결이다. 여기에 송영길이 도전하는 모양새다. 전쟁에는 기본 룰이 있다. 강자가 이긴다. 하지만 이건 룰일 뿐이다. 송영길의 약진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문심(문재인 대통령 복심)이다. 문심이 어디로 쏠리느냐에 당권의 구도도 바뀔 수 있다. <공정뉴스>는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를 함께 할 러닝파트너로 누가 선택될 것인가를 분석한다.

민주당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소속 광역·기초단체장, 원외 지역위원장 등 중앙위원 440명 가운데 405명(투표율 92.0%)이 참석해 실시한 당대표선출 컷오프 결과, 이해찬·김진표·송영길 의원이 통과했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송영길 후보가 100표 넘게 득표해 1위로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2위는 김진표 후보, 3위는 이해찬 후보가 이인영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박범계·이종걸·김두관·최재성 후보는 컷오프됐다.

송 후보의 1위 통과는 지난 2016년 당대표 경선 컷오프에 대한 동정표와 유일한 호남출신 후보 등의 요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로써 본선 3자대결은 2명의 올드보이로 인해 세대교체 프레임과 당내 혁신이 주요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확정된 이해찬 의원(전 총리), 김진표 의원(전 부총리), 송영길 의원(전 인천시장).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확정된 이해찬 의원(전 총리), 김진표 의원(전 부총리), 송영길 의원(전 인천시장).

이해찬 의혹 ‘첩첩산중’
본선에 진출한 이해찬 후보의 아킬레스건이 등장했다. 크게 세가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배후 지원설 △건강 악화설 △민주당 개혁 의지 부재설 등이다.

친문의 반감을 사고 있는 이재명 지사를 이 후보가 지지한다는 설에 이 후보에 대한 역풍이 불고 있다. 추미애 대표, 설훈 의원, 이해찬 후보의 최측근이었던 이우종, 이화영 등이 이재명 지사의 최측근에 배치되는 등 ‘반문 세력’이 이 후보를 지지해 당권을 통해 청와대와 친문을 견제하는 대결구도를 만들려고 한다는 가설이다.

이우종 씨는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이재명 캠프 종합상황본부 상황실장을 지냈다. 원래 이해찬 후보 싱크탱크인 ‘광장’ 소속으로 이 후보의 최측근 중 하나다. 지선 당시 그는 본인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이 지사와 대립각을 세운 배우 김부선 씨와 공지영 작가를 공격했다. 지선 후 다시 이 후보 캠프로 돌아와 상황실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가 되자 상황실장은 황창화 전 국회도서관장으로 교체됐다. 경기도 연정(정무)부지사로 취임한 이화영 부지사도 이 후보의 최측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지사는 17대 국회의원(서울 중랑갑)을 지냈다.

이해찬 후보의 건강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 재야 운동시절 군사정권의 고문으로 인해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 후보가 민주당에선 유일하게 20대 국회 ‘결석왕 20인’에 선정됐다. 건강 때문에 부득이 출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 정치적 활동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소문은 확대 재생산됐다. 24일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초청 토론회에서 김성수 의원이 건강에 대해 묻자 이 후보는 “건강에 문제없다. 지라시에 몇 번 나서 그런 것”이라며 “푸틴 같은 강철맨은 아니지만 적당한 건강으로 공직수행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가 비문의 옹립으로 당권을 장악하면 촛불민심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적폐와의 전쟁, 개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민주당 권리당원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정치평론가 김선진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범친문으로 분류되는 후보가 무려 4명(최재성, 김진표, 박범계, 송영길)이나 출마한 상태에서 7선의 국가원로급 이해찬 총리가 직접 출마한 거 자체가 친문과 그의 출마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해찬 후보 본인은 반문이 아니나 반문세력들에 의해 옹립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개혁을 후퇴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진표, 모피아·종교인 과세 거부설 해명해야
김진표 후보는 경제통이다. 그의 아킬레스건이 나왔다. 모피아, 특정 종교지원 의혹 등이다. 김 후보는 “종교인과세 문제는 제1당, 여당으로서 총대를 메려다 총을 맞은 경우로 억울한 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가 개신교 장로이자 재무부 관료 출신, 즉 모피아라는 것 때문에 누명을 썼다는 것이다.

그의 해명에 따르면, 당시 종교인 과세 문제의 핵심은 박근혜 탄핵을 예상하지 못해 앞당겨진 대선 스케쥴로 정치권에서 종교인 과세 관련 준비를 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준비소홀로 발생하는 억울한 탈루 혐의를 줄이기 위해 1년 유예를 이미 정당 간 협의 하에 준비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총대를 조세전문가인 김 후보가 멨다는 설명이다.

그는 “작년 대선 과정에서 기독교 단체가 공개적으로 종교인 과세 유예를 대선후보들에게 물었고 (당시)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대리인) 네 명이 다 나와서 종교인 과세를 최소한 1년 유예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항변했다.

김 후보의 다른 의혹은 바로 ‘모피아’ 논란이다. 김 후보는 행정고시 합격자 중에서 엘리트만 간다는 재무부 사무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김영삼 정부에서 금융실명제 추진 실무자로 일했고, 김대중 정부에서는 재경부 차관, 노무현 정부에서는 경제 부총리와 교육 부총리를 역임했다. 보수 진보를 막론한 3명의 대통령 밑에서 요직을 두루거쳤다는 것은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증거라는 평가다.

실제로 재계에서 극력 반대하던 ‘주5일 근무제’를 그가 경제부총리 재직 시절 도입했다. 일각에서는 ‘김진표 모피아설’을 퍼뜨린 것은 10여 년째 아파트값 폭락설을 떠들고 있는 소위 구좌파 세력들의 마타도어라고 보기도 한다. 민주당 개혁의 적임자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선진 정치평론가는 “김진표 후보가 정당혁신본부를 당대표 직속으로 설치해 당내 최고혁신전문가 를 앉히고 전권을 주겠다고 공약한 것은 (친문인) 최재성 의원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당대표 ‘재수’ 송영길, 조직력이 아킬레스 건
송영길 후보는 2강 이해찬, 김진표를 대상으로 다윗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같은 전략으로선 골리앗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송 후보는 4선 의원이자 인천시장을 거친 당 중진 의원이지만 이·김 두 후보에 비해 중량감이나 비중 면에서 떨어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 후보는 이와 김보다 젊은 운동권 중심의 진보세력을 등에 업고 있다. 연세대 초대 직선 학생회장을 지낸 86진영의 맏형 뻘로 조직력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들 세력을 바탕으로 2강과 대결구도를 펼쳐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송과 함께 했던 386세대는 DJ-노-문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의 중심에 서 있다. 이런 면에서 이와 김과 대결에서도 송 후보가 호락하게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 후반기를 함께 해야 할 국정 파트너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당권 선택은 당원과 민심에 달려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당선과 직결되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선전에서 비문(김두관·이인영·이종걸)이 컷오프된 것만 봐도 ‘문심이 당권 티켓’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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