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0d 모델, 엔진벨트 끊어지고 엔진에 불나고... ‘설상가상’
배출가스조작·리콜·명백한 결함에도 유상수리 ‘똥배짱’까지

BMW코리아 김효준 회장이 또 다시 악재에 휩싸였다. 520d 모델의 잇따른 사고로 탑승자의 생명과 회사 이미지가 동시에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인 최초로 BMW 본사 등기 임원이 된 김 회장의 리더십 위기를 살펴본다.

잇따른 화재 휩싸인 BMW
최근 BMW 차량에 화재 사고가 잇따르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공항신도시 분기점 인근에서 주행 중이던 2016년식 BMW 520d에서 불이 났다. 이어 지난 19일에는 구리시 인창동 북부간선도로에서 주행 중 불이 났고, 같은 날 성남시 수정구의 한 상가 앞 도로에 주차된 상태에서 불이 났다. 하루에만 2건의 화재 사고가 BMW 520d 모델에 발생한 것이다.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에서 불이 난 BMW 520d(사진제공=경기도재난안전 본부)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에서 불이 난 BMW 520d(사진제공=경기도재난안전 본부)

또한 20일 낮에는 구리포천고속도로 갈매 톨게이트 부근에서 BMW GT 차량에서 불이 났다. 이 차량도 2016년식 디젤 차량이었다. 이틀간 3건이나 BMW 화재 사고가 난 것이다.

특히 BMW 520d 모델은 이미 십여 건의 화재가 당국에 보고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만 4건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는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과 준비 등에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리콜 시행일을 아직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BMW의 각종 사고 및 오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6년, 국토부는 BMW의 X6 xDrive 30d 등 19개 차종 1만1689대에선 엔진 타이밍 체인 텐셔너(엔진 타이밍 벨트)의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주행 중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발견됐다며 BMW코리아에 리콜을 명령했다.

2017년 11월에 국토부는 BMW X5 3.0d 등 15개 차종 8189대가 사고시 에어백 인플레이터의 과도한 폭발압력으로 내부 부품의 금속 파편이 운전자 등에게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리콜조치를 명령했다. 인플레이터는 에어백 내부에 장착돼 자동차 충돌시 에어백을 팽창시키기 위해서 가스를 발생시키는 장치다.

같은 달 9일, 환경부와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BMW코리아가 28개 차종의 배출가스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해 국내에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에 판매한 차량 8만1483대의 인증서류에 적힌 시험일자와 차명, 연식, 시험결과를 국내 환경기준에 맞춰 교묘하게 조작했다.

환경부가 해당 차량에 대한 인증을 취소하고 60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하자, BMW코리아 측은 환경부 발표 직후, 7개 모델에 대해서 판매중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당시 회사 측은 고의가 아니라 담당자의 단순 과실이라고 해명했다. BMW코리아는 2016년 11월에도 인증서류 위조로 인증을 취소 받은 바 있다.

이어 12월에는 BMW 118d 등 2개 차종 941대는 소프트웨어 오류로 계기판이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국토부가 밝힌 바 있다.

소비자에게 책임 전가한 BMW코리아
배출가스 조작에서부터 크고 작은 결함으로 구설수에 휩싸였지만 BMW코리아는 2016년 들어 매출 3조 원을 돌파하고 2017년에도 3조6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판매량도 BMW가 전년대비 23% 증가한 5만9600여대, 미니가 3.8% 늘어난 9560여대였다.

이러한 매출신장에는 BMW라는 브랜드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신뢰가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BMW코리아의 소비자를 우롱하는 듯한 대처가 논란을 부추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엔진 타이밍 벨트 리콜의 경우 타이밍 체인이 끊어져 이로 인해 엔진이 파손됐더라도 이는 전액 무상 수리였다. 그러나 2017년 들어 BMW코리아는 180도 돌변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 BMW코리아 측은 “타이밍 체인이 끊어지는 것은 엔진오일 관리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며 1500만 원 이상 하는 수리비 전액을 소비자에게 떠안겨 원성을 들었다. 이에 대해 자동차 전문가들은 “타이밍 체인의 절손은 차량의 구조적 자체 결함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BMW 본사에서는 지난해 12월 김효준 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고 한상윤 말레이시아 법인장을 신임 사장으로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러한 인사 조치에 대해 일각에서는 김효준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본사에서 움직인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회장은 ‘고졸 신화’의 주인공이다. 2000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17년간 BMW코리아를 이끌어 오면서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돌파해 한국 수입차 업계에서 벤츠코리아에 이은 2위 회사를 만들었다.

이러한 실적을 올리면서 김 회장에 대한 독일 본사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7월에는 아시아인 최초로 BMW 본사 등기 임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악재로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을 원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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