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 Dogs, “세계1위 무기수입, 한국은 ‘봉’이다”

북미관계에 이상신호가 감지된다.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동안 조용하던 한반도 평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언론은 잇따라 북한이 미국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부의 부인에도 이런 보도는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됐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후로 미 중앙정보국(CIA)과 군수업체들이 꼽히고 있다. 한반도 안보를 이용해 장사를 해 온 군수업체들은 국제 무기브로커(Broker)까지 동원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반도를 둘러싼 CIA와 브로커들의 활동을 분석한다.

무기 거래의 현장을 다룬 영화 <워 독 (War Dogs)>은 Guy Lawsom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War Dogs은 군견(軍犬)이라는 뜻이다. 전쟁의 틈바구니에 빌붙어 사는 브로커의 은어다. 전쟁터엔 발 하나 안 붙이고 전쟁으로 돈을 빨아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이런 War Dogs으로 불리는 무기브로커들이 한반도에 모여들고 있다. 전쟁이 아닌 평화를 깨기 위한 작전을 개시한 것이다. 그들은 남북이 분단된 상황을 이용해 매년 한국정부를 상대로 무기장사를 해왔다. 한국은 세계 1위(9조 1300억 원)의 무기 수입국이다. 2-3위가 이라크, 브라질이다(2014.10.26. 미 의회조사국(CRS)발표).

한반도에 완전한 비핵화가 이루어지고 평화통일이 성사된다면 그들은 거대한 시장 하나를 잃는 셈이다. 그런 이유에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통일을 반대하는 것이다.

이들의 작전은 미국 언론을 이용해 남북미 정상회담을 방해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됐다. 최근 미국 언론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설 공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기사를 잇달아 실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는 지난달 26일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 영변 핵시설 인프라 공사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NBC 뉴스는 지난달 29일 CIA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최근 수 개월 동안 농축 우라늄 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30일 미 국방정보국(DIA)이 최근 보고서에서 ‘완전한 비핵화’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탄두와 주요 비밀 핵시설을 은폐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산하 비확산연구센터는 지난 1일 위성사진으로 북한 함흥에 있는 미사일 제조공장의 외부 공사 작업이 끝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보수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을 통해 보도되면서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북미 신뢰 관계를 해치는 일련의 보도에 대해 전 세계의 모든 정보가 몰리는 월스트리트에서는 미 중앙정보국(CIA)과 군수업체들이 개입하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미·북 긴장 완화로 소외된 CIA 내 일부 파벌이 미국의 군수업체들과 함께 위기를 다시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설을 주장하는 측은 근거로 먼저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의 소속 변경을 꼽고 있다. ‘38노스’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해 온 북한 전문 매체다. 최근 한국 정부의 지원이 끊어지자, 38노스는 비영리정책 연구센터인 ‘스팀슨 센터(Stimson Center)’에 합류했다. 스팀슨 센터 이사회를 보면 노스롭그루먼, 보잉, 워버그핀커스, 카네기 재단, 미국 외교협의회(CFR), 국방부, CIA 및 미 재무부와 관련된 단체들이 들어있다.

노스롭그루먼과 보잉은 대표적 군수업체다. 워버그핀커스는 유대인이 설립한 세계적인 사모투자회사이고, CFR은 유태인 중심의 국제 외교질서를 설파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유태인들은 그동안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주장해왔다.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갖게 되면 이란으로 수출할 것이고, 이는 이스라엘을 위협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두 번째 근거로는 북한 농축우라늄 기사를 작성한 ‘켄 딜래니언’ 기자의 과거다. 딜래니언 기자는 2014년 미국의 기밀정보를 주로 다루던 온라인 매체 ‘더 인터셉트’에서 CIA 정보원으로 밝혀져 쫓겨났던 사람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내통 관련 기사를 쓰면서도 CIA 관계자를 여러 차례 인용하기도 했다.

국내 反평화 세력 있어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도 한반도 평화 조성 노력을 시기하고 방해하고 흔드는 시도의 진원지로 미국의 군수업체를 지목했다. 김 의원은 “남북·북미정상회담 이후 군수업체의 주가가 급락했다”며 “급락의 원인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일련의 회담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위기감 느낀 군수업체의 흔들기”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도 국내에서는 이러한 방해세력에 부화뇌동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3일 한 언론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영문 사설을 인용해 북한이 ‘핵 건설’이라는 표현을 다시 썼다며 “이는 북한 특유의 ‘벼랑 끝 전술’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 대해 tbs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개인적으로 ‘사기’라고 본다”며 비판했다. 김 총수는 “노동신문이‘핵무력 건설을 하자’가 아니라 과거에 병진도 성공시킨 것처럼 이번에는 경제에 올인하자는 의미”라며 해당 보도를 꼬집었다. 실제로 노동신문에 실린 원문을 보면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승리를 위해 중단 없이 전진해 온 패기로 사회주의 경제 건설의 전선에서 새로운 번영의 국면을 열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지난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환담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난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환담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김정은 “내 갈길 간다”
이러한 북한 관련 부정적 보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은 (비핵화 논의에) 매우 진지하고 그렇게 하길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우린 매우좋은 ‘케미스트리(chemistry:궁합)’를 갖고 있다”며 “나는 그와 합의했고 악수를 했다. 나는 그가 진심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 실험장 한 곳을 추가로 폭파할 것으로 알고 있고 선전 활동도 멈췄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미 북한 측이 주요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폐기하고 있다고 얘기했다”는 지난 북미정상회담 직후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빈손 방북’ 논란과 관련, 최근 방북해서 북한 측과 나눈 대화는 생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국문호 정치평론가는 “분단이후 70년 만에 처음 열린 북미정상회담이다.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앞에는 아직도 수많은 난관이 남아 있다”며 “이러한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말하자면 약속한 내용을 지킬 거라고 생각한다”며 “6개월 뒤에 보면 알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장담이 지켜지기 위해 앞으로 얼마나 많은 고비를 두 정상이 넘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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