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램 영상, 레이저로 구현...보는 시각에 따른 영상을 제공
-360도 공간에서 수백 개 레이저 쏘아 서로 부딪혀서 상을 구현

홍유식 전문위원
홍유식 전문위원

2009년 12월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만든 전 세계 영화 흥행 1위의 걸작인 ‘아바타’가 상영된다. 무려 2,50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큰돈을 들여 제작했는데, 벌어들인 돈은 10배가 넘는 3조원에 이른다. 이 영화는 3D로 만들어져서 관람객들은 안경을 끼고 감상했다. 이 무렵에 TV메이커들은 3D TV 경쟁에 한창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좀처럼 3D TV에 대한 홍보 모습을 보기 어렵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입체 TV는 다시 붐을 일으키게 될 것인가?

사라져간 ‘3D TV’
놀이동산에 가게 되면 입체 화면을 보여주는 곳이 있다. 물론 셀로판지로 된 안경을 쓰고 보게 된다. 화면 속의 주인공이 화살을 쏘면 내 눈 앞으로 날아와서 내가 맞을 것처럼 느껴지면서 화살을 피해 저절로 몸을 움직이게 된다. 아이들이 보는 것이라 약간은 조악해 보이기도 하지만 어른들이 보아도 신기하고 재미도 있다.

그런데 왜 3D TV는 사라진 것처럼 보일까? 그 이유를 한 마디로 하자면 아직 기술이 조악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두 눈을 통해서 사물을 입체적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3D TV는 이차원의 평면으로 화면을 구성하면서 우리의 눈을 속이는 기술을 사용한다. 즉, 분명히 평면인 화면을 보는데 마치 사물이 화면보다 뒤에 있거나 앞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 입체감을 느끼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기술이 완벽하지 못하면 놀이동산에서 잠깐 보는 입체 화면은 재미가 있고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몇 시간씩 보게 되는 TV에 적용되는 입체 기술이 완벽하지 않으면 어지럼증이 발생하게 되고, 시력도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1시간 동안 입체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 운전을 하게 되면 무슨 일이 생기게 될지 모른다.

2시간 40분짜리 아바타를 입체로 보고도 별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아바타에는 3D 기술을 아주 조금만 적용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3D를 적용하더라도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들의 눈이 초점을 맺고 있는 화면보다 뒤 쪽에서 대부분 적용을 했기 때문에 입체감 있게 보면서도 어지럼증 등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또 어떤 이들은 3D 안경이 불편하므로 안경 안 쓰는 3D TV를 기대하기도 했는데 사실상 이런 입체 화면을 구현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같은 화면을 보고 있는 나와 옆의 사람과 내 뒤에서 보는 사람, 소파에 누워서 보는 사람들의 시점에 일치하는 입체 화면을 제공해야 하므로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스타워즈 속의 입체영상, 레아공주가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을 R2-D2가 보여 준다
스타워즈 속의 입체영상, 레아공주가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을 R2-D2가 보여 준다

 

입체 영상 구현한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언젠가 한 외국 도시의 과학관에 가서 아이맥스 영화를 감상한 적이 있었는데 화면이 평면이 아닌 구형이었다. 뒤통수만 빼고는 앞과 옆과 위가 화면이었다. 화면에는 비행기가 어느 협곡을 지나는 모습들을 비행기 조종사 시각에서 찍은 것이었는데 4D 의자도 아니고 그냥 움직일 수 없는 시멘트 계단에 앉아서 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롤러코스트를 탄 것만 같았다. 
이 원리를 이용해서 뒤통수 쪽만 화면이 없는 둥근 구 모양의 TV를 생각한 기업도 있었다. 물론 가족들과 함께 TV 시청은 불가하고 혼자 의자에 앉아 둥근 화면을 쳐다보는 오락실에 있는 게임기와 같은 모양의 TV이다. 물론 상품화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우리는 또 하나의 영화를 기억하는데 바로 1977년에 나온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이다. R2-D2를 통해서 펼쳐진 입체 영상 속에서 레아공주가 오비완 캐노비에게 매세지를 보냈던 장면이다. 이 기술이 바로 홀로그램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바로 미래의 입체 TV로 기대되는 홀로그램 TV이다.

공연장에서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에서 볼 수 있는 입체화면 기술은 화면을 대형 투명막에 투사하여 만드는 유사 홀로그램 기술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등장한 베이징을 향해 날아가는 용도 역시 유사 홀로그램 기술이다.

이미 우리 생활 속에 자리하고 있는 홀로그램도 있는데 바로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Head-Up Display)가 그것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좁은 공간에서 전투기를 조종하는 조종사들이 고개를 돌려 복잡한 계기판을 보는 대신 속도, 고도, 항로 등 중요한 내용들을 조종석 앞 유리에 표시해 줌으로써 전방시야를 확보해 주기 위해서 개발된 기술로 30년 전인 1988년부터는 자동차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에는 CRT의 화면을 확대, 굴절, 반사시켜 운전석의 앞 유리에 투영시킨 것으로 시작되어 현재는 초박형으로 진화하고 있지만 역시 유사 홀로그램 방식이다.

“입체 TV의 탄생을 기대하며”

미래에 등장하게 될 홀로그램 TV는 어떤 모습일까? 진정한 홀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레이저로 구현되는 홀로그램 영상은 360도 어디에서 보든지 보는 시각에 따른 영상을 제공하게 된다. 현재의 기술로는 5센티미터 이하의 작은 홀로그램 영상을 구현하는 것만 가능하다고 한다.

360도 공간에서 수백 개의 레이저를 쏘아대서 이것들이 서로 부딪혀서 상을 구현해야 하므로 엄청난 복잡한 기술이다. 여기에 필요한 엄청난 데이터 량을 다룰 수 있는 기술도 아직은 가지고 있지 못하다. 더구나 요즘들 좋아하는 FHD, 4K, 8K의 고품질 화면을 만들려면 아직은 TV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걸음마 단계의 기술력을 확보한 정도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집에서 가족들이 둥그렇게 둘러앉아 TV를 볼 것이 아니라면 360도 기술까지는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가수의 공연무대를 앞에서 즐기려 할 거지 무대 뒤에서 가수들의 뒷모습을 즐기려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현대의 오디오 기술은 그렇게 민감한 사람의 귀도 속이고 있다. 예전의 LP시절처럼 모든 파장대의 소리를 다루지 않더라도 중간 중간 대표적인 파장대만 들려주더라도 사람의 귀는 그다지 구별을 해내지 못한다. 그렇다면 사람의 눈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스타워즈나,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홀로그램 화면은 아니더라도 어지럽거나 속이 메스꺼워지지 않도록 우리의 눈을 잘 속일 수만 있다면 2세대의 입체 TV를 보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유사홀로그램이든 진짜 홀로그램이든 근사한 입체 TV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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