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업 수트와 톤온톤 스타일에 중점을 둔 ‘레이어드’ 패션 급상승

‘워라밸’이란?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 Life Balance)의 줄임말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워라밸은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트렌드로 일과 여가 라이프 생활을 적절히 분배해 개인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조절하여 삶의 질을 더 높이려 하는 것을 말한다.

워라밸은 1970년대 말 영국에서 개인의 업무와 사생활 간의 균형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서구에서 50년 가까이 사용됐던 용어가 우리사회에서는 최근에야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예컨대 돈 보다는 삶의 질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워라밸을 직장 선택의 기준으로 잡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는 세대가 변화함에 따라 불완전한 상태 그대로를 인정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자기애’를 높이며 돈보다는 삶의 균형을 더 중요한 가치로 여기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과 여가의 균형을 중시하자는 ‘워라밸’ 세대의 트렌드가 남성 슈트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평소엔 출퇴근 복장이지만 여가 시간에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슈트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사진=패션엔)
(사진=패션엔)

‘블리저(bleisure) 패션’ 역시 워라밸 족이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블리저는 비즈니스(business)와 레저(leisure)의 합성어로 실용성과 편안함을 추구한다. 특히 더운 여름철에는 더욱 쿨링한 소재나 실용성을 강조한다.

최소한의 매너를 지키면서 취향을 고려한 스타일링이 주목받는 가운데 ‘셋업 수트’가 급부상하고 있다. 셋업 수트는 재킷과 팬츠를 세트로 입는 일반적인 정장과 다르게 재킷과 팬츠를 함께 활용하거나 상하의를 따로 매칭할 수 있어, 출근복은 물론 퇴근 후에도 활용이 가능한 멀티 캐주얼 아이템이다.

최근 자신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남성들이 증가하면서 옷차림도 바뀌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업종을 불문하고 근무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규칙과 집단의 단합을 강조하던 유니폼 성향의 드레스코드는 쇠퇴하고, 융통성과 단순한 격식이 선호되면서 개인의 취향과 환경 변화로 남성들의 드레스 코드가 유연해지고 있는 것이다.

매너는 지키면서 취향에 따른 스타일링이 가능한 셋업부터, 컬러 베리에이션을 바탕으로 아이템의 다양한 조합, 젠더리스 트렌드를 반영한 파스텔컬러 활용까지 남성들의 ‘멋’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셋업 수트와 함께 드레스 셔츠의 재미없는 구성보다는 목깃이 있는 스웨터, 티셔츠, 크루넥(Crew Neck), 리브드(ribbed) 하이넥 등 이너 아이템을 활용한 세련되고 센스 있는 스타일링이 주목된다.

(사진=레옹 코리아)
(사진=레옹 코리아)

아울러 톤온톤 스타일도 주목받고 있다. 톤온톤은 동일 색상으로 톤이 다른 배색 상태를 말하고, 밝은 베이지 컬러와 어두운 브라운 컬러의 조합이라든지 밝은 물색과 감색의 조합이 대표적인 예다. 색상에는 소프트 파스텔컬러가 확대되고 있다. 퍼플빛의 할로겐 블루(Halogen Blue)부터 풀 그린(Pool Green), 민트, 레몬, 바이올렛까지 새로운 컬러가 부상하고 있다.

멋내기를 추구하는 ‘뉴 포티’가 지속적으로 확대함에 따라 최소한의 격식은 갖추고, 활동성과 편한 착장감으로 모든 상황에서 유연하게 스타일링이 가능하도록 한 디자인이다. 재킷, 셔츠, 팬츠, 스니커즈를 자유롭게 믹스하는 한편 상황에 따라 세트와 세퍼레이트로 활용할 수 있도록 스타일링해 가심비를 추구하는 디자인들도 인기이다.

보수적인 직업군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목깃(칼라)이 없는 헨리넥(차이나 칼라) 셔츠나 클레릭 셔츠(몸판과 다른 컬러의 세퍼레이트 칼라)를 통해 셔츠와 넥타이를 대신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패션디자이너 제니 안은 구찌오구찌와 에스페리언쟈 수석디자이너를 역임하고 현재 폴란티노와 라프시몬스의 수석디자이너를 맡고 있는 패션 전문가다.
패션디자이너 제니 안은 구찌오구찌와 에스페리언쟈 수석디자이너를 역임하고 현재 폴란티노와 라프시몬스의 수석디자이너를 맡고 있는 패션 전문가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