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재벌 총수일가 검색어 임의 삭제...광고주 눈치보기?
네이버, 재벌 총수일가 검색어 임의 삭제...광고주 눈치보기?
  • 한원석
  • 승인 2018.06.28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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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제휴평가위 심사 자격 있나?... 공정성도 도마 위
광고주 입맛 따라 바뀌는 연관 검색어... 소비자 불신 팽배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네이버가 재벌 총수 일가와 관련된 검색어를 임의로 삭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최태원 SK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에서 검색어 삭제를 요청하자 타당한 이유 없이 들어줬다는 것이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제2기 검증위원회는 26일 ‘2017년 상반기 네이버 노출제외 검색어에 대한 검증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7년 3~5월 동안 5만5956건의 연관 검색어와 4735건의 자동완성 검색어를 삭제했다. 또한 2016년 12월부터 2017년 5월 사이에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144개를 지웠다.

지운 이유로 네이버는 명예훼손, 반사회성, 성인·음란성, 불법·범죄성, 어뷰즈, 욕설·비속어, 개인정보 유출, 저작권 침해 등을 들었다.

하지만 검증위는 최태원 회장의 사생활과 관련된 연관 검색어 ‘OOO’를 삭제한 과정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SK 측이 신고해서 처리한 것”이라고 했지만, 검증위는 “OOO씨의 실명과 인적사항(출신학교) 등의 검색어가 명예훼손 또는 개인정보 침해 사유에 해당한다고 해도, 고객센터를 통한 정규의 신고 절차 등을 거치지 않은 과도한 처리”라고 밝혔다. 검증위는 조현아 전 부사장 관련 검색어에 대해서도 “대한항공 쪽의 신고로 삭제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유가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검증위는 네이버가 연예인이 요청하면 범죄·범법 사실이 담긴 연관 검색어를 모두 삭제해주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검증위는 “대중의 인기를 바탕으로 수입을 얻으면서도 부정적인 검색어에 대해서는 삭제를 요청하는 것은 모순적인 태도”라며 “범죄·범법 사실에 대해서는 공익적 차원에서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나현수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정책팀장은 “검색어의 삭제는 개인정보유출이나 명예훼손 등으로 적절하였다고 판단하였으나 다만 정상적인 고객센터를 통한 신청이 아닌 방식으로 신청이 되었기 때문에 적절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네이버 검색어에 대한 의구심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MBC에서 매주 일요일 밤 방송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서 삼성의 장충기 사장 관련 내용이 나올 때마다 네이버 검색어 순위가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 밖에도 지난 지방선거 당시 특정 도지사 후보의 개인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색어가 순위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언론사 역할을 하는 네이버가 이럴 거면 다른 언론사와 뭐가 다르냐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던 진입과 퇴출 심사를 공정하게 실시하겠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학회,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등 7개 단체로 운영위원회가 구성됐다. 언론사가 소속된 단체들이 대부분이다.

포털의 퇴출심사 방식이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와 올해 퇴출된 몇몇 언론에 대한 의혹도 남아있다.

기존 입점 매체의 퇴출여부를 결정하는 재평가는 어뷰징, 광고성 기사 등 부정행위로 인한 벌점이 6점 이상이거나 현저한 계약위반 행위가 발생해 평가위원의 3분의 2가 동의할 경우 이뤄진다. 재평가 대상 매체가 포털에서 퇴출되지 않으려면 기준 점수(콘텐츠 제휴 매체 80점, 검색제휴 매체 60점)에 미달되면 안 된다.

하지만 종합일간지, 유력 경제지들은 별지 섹션에 돈을 받고 쓰는 ‘애드버토리얼’(기사형 광고)을 포털에는 기사로 노출해왔다. 이에 대해 뉴스제휴평가위는 지난해 ‘애드버토리얼’에 대해 ‘제재 방안을 만들겠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심사를 미룬 끝에 끝내 직접 제재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런 일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뉴스제휴평가위와 그 뒤에 숨은 포털에 대한 신뢰도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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