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친문 vs 비문 당권 전쟁 ‘서막’

민주당 시대다. 6·13지방선거-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압승했다. 야권은 침몰했다. TK를 제외한 전국적 지지를 얻었다. 여권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에 돌입했다. 10여 명의 후보가 자천타천 물망에 올랐다. <공정뉴스>는 민주당의 당권 경쟁과 향후 정계개편을 분석한다.

민주당이 당권경쟁에 돌입했다. 8월 전당대회에서 차기 대표를 선출할 전망이다. 새로 선출된 대표는 2020년 총선을 이끌 전망이다. 2022년 대선에 나설 ‘POST문재인’을 만들어낼 킹메이커이기도 하다.

친문vs비문 전쟁
민주당의 계파갈등이 수면 아래에서 진행되고 있다. 친문과 비문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다. 차기 당 대표 후보로는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7선의 이해찬 의원을 비롯해 이석현(6선), 이종걸(5선), 김진표·박영선·송영길·안민석·최재성(4선), 우상호·우원식·이인영(3선), 전해철(재선), 김두관(초선) 의원 등 10여명이 거론된다.

먼저 확실한 친문으로 분류되는 이해찬, 최재성, 전해철 의원의 출마 여부가 주목된다. 이해찬 의원은 7선에 노무현 정부시절 총리까지 지낸 풍부한 경험이 최대 장점이다. 아울러 본인이 출마하거나 선대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선 선거에서 전부 승리한 ‘선거의 달인’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같은 화려한 경력으로 인해 대표가 되더라도 당청관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추미애 대표가 국민의당이 대선 직전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 관련 허위제보를 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당을 ‘극딜’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신 사과하는 촌극이 벌어진 적이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강성’으로 알려진 이 의원이 대표가 될 경우 이러한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일 친노·친문 좌장으로 불리는 이해찬 의원이 출마할 경우 나머지 후보는 지지선언 이후 캠프에 합류하는 식으로 될 가능성이 크다. 친문 성향 의원들은 교통정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범 친문’으로 분류되는 최재성 의원 역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선당후사’ 정신으로 지난 총선에서 자신이 3선을 한 경기 남양주 갑 지역구를 문재인 영입인사인 조응천 의원에게 양보하고 백의종군해 주목받았다.

원래 정세균 계로 분류됐던 최 의원은 2015년 당시 문재인 당대표 시절 사무총장과 총무본부장을 맡았다. 이때 거의 유일하게 문 대표에 대한 당 안팎의 공세를 비판하며 ‘문재인 흔들기’에 맞서 싸웠다. 그러면서 ‘강성 친문’이라는 꼬리표도 붙었다. 송파을 재보궐 선거에서는 선거 초반 ‘문재인의 복심’이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다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전해철 의원은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과 이호철 전 민정수석과 함께 ‘3철’중 한명이다. 친문을 넘어 진문(眞文)으로 불릴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문 대통령 핵심 측근이다.

문 대통령을 강력히 지지하는 민주당 권리당원 층에서의 지지세는 높지만, ‘3철’이라는 낙인이 출마에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당내 경선으로 선출된 문희상 국회의장 후보와 홍영표 원내대표에 이어 당대표까지 친문에서 나올 경우 ‘친문이 다 해먹는다’는 비판의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천지일보가 의뢰한 리서치뷰의 여론조사 결과 지방선거 민주당 압승 요인으로 ‘대통령 후광효과’가 38.9%로 1위를 차지했다. 보수심판론이 24.9%, (남북 화해모드로) 평화 기대감이 22.8%로 뒤를 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친문 당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찬·전해철·최재성·김진표·박영선·송영길·이종걸 민주당 의원
(왼쪽부터) 이해찬·전해철·최재성·김진표·박영선·송영길·이종걸 민주당 의원

중립·비문 후보난립
비문이거나 친문으로 넘어왔거나 계파색이 없는 후보들의 하마평도 난무하고 있다.

먼저 공식 출마를 선언한 것은 비문 대표주자인 이종걸 의원이다. 이 의원은 21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당 대표에 도전할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문재인 당대표 시절 원내대표를 맡으며 문 대표와 각을 세우고 끊임없이 흔들었다. 이어 지난해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바 있는 등 대표적인 비문으로 꼽힌다.

박영선 의원도 유력한 당 대표 후보다. 박 의원은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안희정 후보 캠프에서 의원멘토 단장을 맡는 등 한때 친문과 소원한 관계였다. 그러나 지방선거에서 본인의 고향이자 친문 후보들이 많은 곳인 부산·울산·경남권 지원유세에 힘을 쏟았다. 특히 대표적인 친노·친문인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 지원에 열과 성을 다해 일각의 의혹어린 시선을 불식시켰다.

송영길 의원의 재도전도 주목된다. 송 의원은 2년 전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김상곤 현 교육부장관에게 ‘컷오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송 의원은 인천시장에 재도전하는 대신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의 선거유세 지원에 주력했다. 한 걸음 뒤에서 당의 승리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진표 의원의 경우 경제부총리 출신으로 국정경험이 풍부한 데다, 민주당의 경기남부 지역의 ‘정신적 지주’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기반이 탄탄하다. 각종 의혹에도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인이 비교적 무난하게 당선된 데는 김 의원의 비중이 상당했다는 관측도 있다. 김 의원은 이번 지선에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민주당 압승에 한몫 했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격동의 시기 원내대표를 무난히 끝냈다는 평가를 받는 우상호·우원식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일각에서는 이들은 당 대표보다는 최고위원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스타덤에 오른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25일 당대표 도전을 공식화했다. 박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준비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번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준비하려 한다”고 밝혔다.

장관 차출론도 나와
이렇게 후보들이 난립하자 일각에서는 김부겸·김영춘 두 장관의 차출론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특별한 과오가 없으면 쉽게 인사 교체를 하지 않는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이다. 두 장관은 특별한 계파색이 없는 데다 장관직 수행도 무난하게 큰 잡음없이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관리형 당 대표에 가까워 총선을 앞두고 전투형 당 대표가 필요한 상황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친노·친문의 당정청 장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매력적인 인사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들이 출마를 강행할지는 미지수다. 김영춘 장관의 경우 사석에서 출마에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8월25일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의결했다. 당초 9월 전당대회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추미애 대표 임기종료(8월27일) 전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확정했다. 이어 2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마친 후 김현 대변인은 단일지도체제를 도입하기로 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기로 했다.

핵심은 경선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반영 비율이다. 현재 민주당 당헌에는 대의원-권리당원 85%, 일반여론조사 15%로 돼 있다. 이를 어떻게 나눌지가 관건이다. 2016년 전당대회의 대의원 45%·권리당원 30%에서 권리당원을 40%로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한편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관리할 선거관리위원회와 전국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구성도 마쳤다. 선거관리위원장은 3선의 노웅래 의원,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이춘석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으며, 전국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는 오제세 의원이 위원장, 민병두 의원이 부위원장을 맡는다. 이번에 선출될 차기 당 지도부는 문재인 정부 집권 중반기 당청관계를 비롯해 문 대통령의 ‘레임덕’을 방지해야 하는 책무를 갖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본격적인 교통정리는 7월 들어서 이뤄질 것”이라며 “아직은 상임위원장 인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문호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차기 전당대회의 변수는 친문이다. 친문이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