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거주지 밝혀진데 이어 집 앞 1인 시위까지... 다가오는 어두운 그림자
李, 뜬금없는 보도자료 배포... “논두렁 시계는 원세훈 작품” 주장 반복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인규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이 위기에 처했다. 최근 미국 버지니주의 한 식당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포착된 데 이어, 타고 다니는 차량과 주거지까지 밝혀졌다. 그 집 앞에서 1인 시위까지 펼쳐졌다. 이런 움직임이 검찰의 소환 조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지난 24일 미주 최대의 온라인 여성 커뮤니티인 ‘미씨유에스에이(MissyUSA)’에 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사는 집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사진이 담겼다. 시위자는 ‘워싱턴 동포들’과 ‘워싱턴 미씨’ 명의의 팻말을 들었다. 이 팻말에는 ‘이인규 보고있냐? 공소시효 끝났다고 끝난 게 아니다’며 ‘논두렁 시계 조작사건 너가 했냐? 맹박(이명박 전 대통령·구속수감중)이냐?’는 내용이었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거주중인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아파트 앞에서 1인 시위중인 미국교포(사진=MissyUSA).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거주중인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아파트 앞에서 1인 시위중인 미국교포(사진=MissyUSA).

이 전 중수부장은 지난해 11월 검찰 조사를 앞두고 미국으로 도피성 출국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논두렁 시계’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해 죽음에 이르게 한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이 시위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탓인지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25일 갑자기 기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담은 서신을 보냈다. 그는 서신에서 “논두렁 시계 보도는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당시 자신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가 노 전 대통령을 구속수사하려 하자 원 전 원장이 “불구속 수사하는 대신 망신을 주라”면서 ‘논두렁 시계’를 거론했다는 것이다.

이 전 중수부장은 당시 ‘논두렁 시계’를 보도한 KBS와 SBS, 조선일보를 거론하면서 “KBS 9시 뉴스 보도는 국정원 대변인실이 개입해 이뤄졌고, SBS는 원 전 원장이 개인 인연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중수부장이 2015년 이후 ‘자신은 노 전 대통령을 망신주려 한 적 없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한 짓’이라는 주장을 반복해 왔다.

이에 대해 노무현 재단 측은 “피아제 시계는 노건평씨 쪽을 통해 전달됐지만, 권양숙 여사가 받지 않았다”면서 “이에 건평씨 측이 당혹해하자 권 여사가 ‘논두렁에 버리든 알아서 처리하시라’고 한 것인데, 이 전 중수부장이 이를 교묘하게 왜곡하고 있다”라고 불쾌해 했다.

현재 검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드루킹 특검, 선거법 위반 사건 조사 등으로 정신이 없는 상태다. 과연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해 재조사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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