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화 인하여 20년 내 현재 직업의 47% 사라질 가능성 크다”
- 4차 산업혁명, 사람 대신하는 기계...양극화 방지 정책이 필요

홍유식 IN R&C 대표
홍유식 IN R&C 대표

 

2015년 10월 프로 바둑계에 혜성처럼 등장해서 ‘68승 1패’의 전적을 거두고 활동한지 2년 만에 바람처럼 은퇴해버린 인공지능 바둑기사 알파고를 보면서,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연한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같은 인공지능이 그렇게 먼 세상 속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많은 사람들이 느꼈을 것이다.

지금 인천공항에는 국내 한 전자회사가 개발한 지능형 안내로봇 에어스타가 여행객들의 공항 안내를 돕고 있다. 청소로봇도 투입되어 공항 곳곳을 열심히 청소 중이다. 이렇게 똑똑해진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들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처음 등장한 알파고는 ‘판’이라 이름의 녀석인데 판후이 2단에게 5-0 승리를 한 후, ‘리’라는 이름으로 업그레이드 된 후에 이세돌 9단에게 4-1 승리를 거두었다. 그리고 ‘마스터’로 업그레이드되어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을 보면서 큰소리치던 중국의 커제 9단에게 3-0으로 승리한 후에 ‘제로’란 녀석으로 다시 업그레이드 되었다. 인간 세계에 더 이상의 적수가 없다고 판단한 제로는 리와의 대결에서 100-0 승리, 마스터에게는 89-11로 승리를 거둔 이후에 은퇴하였다. 마지막 대결의 커제까지 해서 모두 68승 1패를 기록했는데 유일한 1패가 이세돌과의 4국이었다. 점점 강해지는 알파고를 바라보면서 비로소 인공지능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실감할 수 있었다.

인천공항 바닥을 청소 중인 로봇은 처음에 5대가 투입되었다.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청소에 있어서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을 갖추게 된다면 사람보다도 몇 배나 청소를 잘할 것이다. 알파고와 공항청소로봇, 이 두 가지만 보고도 미래에 어떤 일이 공항에서 벌어질지 우리는 느낌이 온다. 기술이 발달하여 자동화 시대가 되면 사람들의 직업이 일부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염려하던 차에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드디어 올게 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인공지능과 로봇] 인공지능과 로봇은 많은 일자리들을 대체할 것이다
[인공지능과 로봇] 인공지능과 로봇은 많은 일자리들을 대체할 것이다

1차 산업혁명으로 증기 방직기가 공장에 도입되면서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잃어버리게 되었고 1811년에는 분노한 노동자와 실업자들이 공장을 습격하여 기계들을 때려 부수는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이 일어나게 되었다. 공항의 청소원들은 청소 로봇의 도입으로 일자리를 잃어버리게 될 것인가?

2017년 초 한국고용정보원은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으로 2025년에는 국내 취업자의 61.3%가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보다 앞서 2013년에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칼 베네딕트 프레이 교수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가 '고용의 미래: 우리의 직업은 컴퓨터화(化)에 얼마나 민감한가'라는 보고서에서 자동화 인하여 20년 내에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어떤 직업을 선택하여야 안정적일까?

먼저 미래에 사라질 운명이 큰 직업들을 보게 되면 텔레마케터, 시계수선공, 번역가, 컴퓨터 입력요원, 법률비서, 경리직 사무원, 콘크리트 작업자, 택배원, 주유원, 검표원, 청원경찰, 제품 조립원, 건축 도장공 등이다. 회계사와 회계관리사, 은행원, 부동산 컨설턴트 및 중개인, 스포츠 경기 심판도 위험직군으로 이 모든 직종이 미래에 사라질 가능성이 90%가 넘는다고 연구된 것들이다. 이들 고위험 직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에 의해 대체도기 쉽다는 점이다.

컴퓨터가 발달해서 자동화될 수 있는 직종들은 위험하다. 일자리를 놓고 기계와 싸워야 할 것이다. 컴퓨터란 무엇인가? 컴퓨터는 스피드다. 처리할 정보량이 적다면 사람이 빠를 수 있다. 그러나 처리할 정보량이 점점 더 많아진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컴퓨터가 빨라질 것이다. 선택, 분류, 계산, 비교, 처리 등 데이터 량이 많아지면 사람보다도 컴퓨터가 당연히 빠르다. 그런데 컴퓨터는 많은 데이터를 넘어서서 빅데이터를 처리한다. 사람이라면 수개월, 수년, 수십 년 걸릴 것을 단 몇 초에 처리하게 된다. 컴퓨터와 로봇이 할 수만 있다면 정확도도 사람보다 뛰어나다. 테니스 시합에서 공이 라인 안으로 들어왔나 나갔나를 판독하는 데는 매의 눈을 가진 라인 판독 카메라가 뛰어날 수밖에 없다.

[공항 안내로봇과 청소로봇]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시범 운행 중이다
[공항 안내로봇과 청소로봇]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시범 운행 중이다

 

언젠가는 축구경기에서도 각종 센서들이 경기장 안을 매의 눈으로 살피면서 교묘한 반칙도 빠짐없이 가려내면서 경기 심판을 보는 인공지능 레프리가 등장할 것이다. 하물며 숫자를 처리하는 회계직종은 컴퓨터가 유리하며 의도적으로 저지르게 되는 분식회계 등의 불법도 사라지는 신뢰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같은 일을 반복한다는 것은 곧 자동화의 대상이 된다.

그러면 미래에도 계속 살아남을 직업들은 어떤 것들일까? 우선은 예술과 관련된 직종들은 대부분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되기 어려울 것임을 연구자들은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다. 미술가, 사진작가, 지휘자, 작곡가, 연주자, 가수, 연기자, 무용가, 디자이너, 만화가 등 창조적인 활동으로 창작에 관련한 것들로 매일 매일 반복되는 것이 아닌 것들이다. 심판은 자동화 되어도 운동선수는 자동화되기 어렵다. 선생님도 자동화가 어렵다. 단, 지식만 전달하는 선생님이라면 금방이라도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본다.

사람됨을 가르치는 스승으로서의 선생님이라야 대체되기 힘들 것이다. 물리치료사, 안마사, 레크레이션 전문가, 문화재 관리사, 큐레이터, 성직자 등도 대체 가능성이 낮다. 의사는 어떨까? 인공지능 의사가 나와 있어도 어디까지나 진단을 돕는 보조의사로 의사들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IBM의 왓슨같은 인공지능 의사는 사람 의사들이 할 수 없는 수많은 의료논문, 서적, 의료 기록 및 보고서들을 토대로 진단을 내리게 되므로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할 수 있다. 이는 바둑에서의 알파고와도 비슷한데, 법률 분야에서도 많은 판례를 검토하는 사람보다도 모든 판례를 검토하는 인공지능 판사가 더 정확할 수 있어서 판사의 대체 가능성도 약 절반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이렇다면 공항의 청소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분명하게 느낌이 올 것이다. 대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던지 매일 반복되는 일을 한다면 기계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이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다음의 두 가지가 중요하다. 첫째는 반복되는 일 대신에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직종들을 개발하는 일이다. 누구라도 방직기가하는 일을 일이 없다고 해서 대신하려고 들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개도국에서는 포크레인이 하는 일을 수십 명의 사람들이 삽으로 하고 있지만)  둘째는 기계가 일을 하게해서 번 돈을 지혜롭게 분배하는 일이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서는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게 되지만 이를 통하여 양극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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