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 50주년... 스승님 감사합니다”

지난 8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대학 입학 50주년을 맞은 제자들이 이를 기념해 은사들을 초청한 것이다.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68학번 동문들. 같은 해 입학한 20명 가운데 강지원(69) 푸르메재단 이사장, 변용식(69) 전 조선일보 발행인, 노동일(70) 전 경북대 총장 등 11명이 참석했다. 당시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였던 은사 이홍구(84) 전 국무총리, 구범모(84)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배성동(82) 전 국회의원이 초청됐다.

이들은 지난달 초 스승의 날을 앞두고 모임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심지연(70)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지금껏 사은회 한 번 제대로 열어본 적 없다는 걸 깨닫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더 늦기 전에 은사님들을 모시고 감사를 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 68학번들은 3선 개헌과 유신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격변기의 와중에 학창시절을 보냈다. 이들 가운데 제적됐다가 26년 만에 복적된 경우도 있었다. “학생운동으로 제적당할 뻔한 우리를 구해내느라 교수님들이 애쓰셨다”는 이야기나 “정치적 상황 탓에 휴교가 잦아 강의실에 나간 기억이 별로 없다”는 등의 담소를 나누며 웃음 꽃이 피기도 했다.

구범모 명예교수는 “50년이 지나서도 이렇게 얼굴을 마주할 수 있으니 대단히 기쁩니다”고 말해 박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구 명예교수는 이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관계가 새로운 반전의 계기를 맞이했다”며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덕담도 잊지 않았다.

배성동 전 의원은 강의실에서 일본어로 된 좌익 서적을 발견한 기억을 떠올려 참석자들의 웃음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이홍구 전 총리는 “50년 한국정치사상 3선 개헌과 유신이 가장 요란한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강지원 이사장은 “스승님 앞에 서니 마치 스무 살 때로 다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10년 뒤에 또 한 번 모임을 열고 싶다”고 했다. 노동일 전 총장은 “평소 안부를 자주 여쭙지 못해 죄송스러울 뿐”이라고 했다. 

8일 서울대 정치학과 68학번 입학 50주년 기념 모임에 참석한 스승과 제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스승인 배성동 전 국회의원, 구범모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이홍구 전 국무총리. 뒷줄 왼쪽부터 강지원 푸르메재단 이사장, 변용식 전 조선일보 발행인, 김형국 중앙대 명예교수, 백운선 호남대 명예교수, 유초하 충북대 명예교수, 김경두 전 전경련 부장, 노동일 전 경북대 총장, 이성구 홍익대 명예교수, 안양로 전 기자협회보 기자, 남찬순 전 동아일보 심의실장, 심지연 경남대 명예교수.
8일 서울대 정치학과 68학번 입학 50주년 기념 모임에 참석한 스승과 제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스승인 배성동 전 국회의원, 구범모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이홍구 전 국무총리. 뒷줄 왼쪽부터 강지원 푸르메재단 이사장, 변용식 전 조선일보 발행인, 김형국 중앙대 명예교수, 백운선 호남대 명예교수, 유초하 충북대 명예교수, 김경두 전 전경련 부장, 노동일 전 경북대 총장, 이성구 홍익대 명예교수, 안양로 전 기자협회보 기자, 남찬순 전 동아일보 심의실장, 심지연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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