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준의 초대전이 강남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셀시에서 열리고 있다. '시간기억'이라는 명제로 41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한국인의 보편적인 정서와 감수성의 근간을 겨냥하는 작업이라고 박영택 평론가는 평했다.

나의 하늘 이야기 18-66, 193.9 x 130.3(cm), acrylic color _ mixed media on canvas, 2018
나의 하늘 이야기 18-66, 193.9 x 130.3(cm), acrylic color _ mixed media on canvas, 2018

물론 이는 한국전통문화에 대한 경험적 이해와 고향에 대한 유년의 기억을 모종의 상실로 간직한 세대에게 가능한 일이다. 동시대 젊은 세대에게 그러한 추억은 거의 부재할 것이다. 서양현대미술을 습득하고 이를 체득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그 안에 유년의 기억, 고향의 자연에 대한 정서적 체험을 비벼 넣고 이를 다양한 방법론 안에 종합적으로 형상화해내는 김유준의 작업은 1970년대 이후의 한국현대미술의 궤적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 동시에 그 세대가 겪어낸 삶의 감수성 역시 눈처럼 내려앉아 있다. 

눈처럼 하얀 바탕에 커다랗고 까만 점과 별이 떠 있고 그 아래 잊혀진 전통문화의 흔적들이 적조하게 자리한 화면이 들려주는 전설이나 신화 같은 이야기는 마치 미당의 <질마재 신화>에 등장하는 어느 문장을 홀연 떠올려준다고도 쓰고 있다.그의 작업을 따라 나서는 여행은 무위자연의 도가사상을 따라 나서는 여행 같기도 하다.

2017년부터 컬러감을 지운 김유준의 화면은 담백하면서도 깊은 호흡을 준다.

보는 이에 따라 부처로, 개인의 우주로도 뵈는 김유준의 해와 달과 별과 우주를 담은 화면은 명상을 체험 하게하는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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