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회 참여연대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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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전(法戰·법의 전쟁)시대다.

MB·GH정부는 국가를 무정부상태(無政府狀態, Anarchy)로 만들었다. 정부·국가는 유지됐지만 국정농단·사법농단으로 사회질서가 깨졌다. MB는 권력대신 이권을 쥐고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비리를 일으켰고, GH는 비선실세 최순실·문고리3인방에 의해 국정농단이 벌어졌다.

MB·GH 두 전 정권은 마치 혁명·내전·전쟁의 화마가 삼킨 것처럼 대한민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自由民主主義)의 전통 가치를 중시하는 경제적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보수주의(保守主義, Conservatism)를 망가트렸다. 설상가상 GH 정부 시절 판사 뒷조사한 판사블랙리스에 이어 정치권과 법원 행정처가 재판거래한 정황이 담긴 문건들이 공개됐다.

법원까지 갈 때 까지 갔다. 사법내분·반란사태로 치닫고 있는 재판거래의혹은 국민들로 하여금 사법 불신을 불러 일으켰다.

법전(法典)속의 판사는 독립해서 소신에 따라 진실을 밝히는 존재다. 고대 로마의 법률가 울피아누스(Domitius Ulpianus, 170~ 228)법을 공부하려는 자는 먼저 법(. law)이라는 말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알아야 한다. 이것은 정의(正義)의 여신 유스티티아(iustitia)로부터 나왔다. 정의의 여신을 의미하는 Iustitia는 라틴어 iustitia(정의)에서 그 첫 자가 대문자로 된 것이다. ius(‘혹은권리’)iustum(‘정의로운’)과 관련되어 있다고 정의했다.

법원·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 등에는 정의의 여신이 있다. 정의의 여신이 지니고 있는 상징물은 일반적으로 저울과 칼이다. 저울은 균형, 칼은 엄정함을 의미한다. 눈을 가림으로써 모든 판결에서 공정함을 지키라는 의미이다.

판사의 판결은 개인의 생명과 재산, 자유, 그리고 인생을 좌우할 만큼 막강하다. 또 사회와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판결을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막중한 권한에 대한 책임은 거의지지 않는다. 판결은 그들만의 성역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정치적 거래를 보면 사회정의공의를 찾아볼 수 없다. 출세 지향적 탐욕과 관료주의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를 우리는 대법원장을 지낸 법조인이라고 존경해야 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MB·GH와 비견해도 도진개진이라고 본다. 그는 정권의 잘못을 눈 감고 유착한 내부자인 셈이다. ·후배 법조인의 존경을 한 몸으로 받아야 할 대법원장 출신까지 이 모양인데 현재 법조계 현 상황은 어떻겠는가. 무법천지다. 영화<범죄도시>의 현장처럼 피가 낭자하지는 않지만 비리로 점철되어 있다.

나는 법조 피해자이다. 강원도 인제에서 택시회사·호텔·주유소 등을 운영하던 중소 기업인이었다. 해외 출장을 간 사이 동업자는 위조서류를 회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소송이 시작되자 상대편에서는 대법원장 비서출신 유성균 변호사를 선임한다. 유 변호사는 사기꾼과 짜고 위증을 교사한다. 변호사의 조력을 받은 위증자들은 치밀한 논리와 위조서류를 만들어 법정을 유린했다. 나는 결국 패소한다. 몇 년이 지난 뒤 위증교사 사실이 드러나면서 위증했던 자들이 구속된다. 그렇게 해서 회사를 다시 찾았지만 빈껍데기뿐이었다.

유 변호사는 더클래식 500’에서 떵떵거리며 산다. 나는 사회 정의차원에서 그의 사과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이런 나쁜 변호사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는 아직도 그를 변호사직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아직 춘천에는 제2의 유성균이 있다. 그런 나쁜 변호사와 짜고 서민의 고혈을 빠는 나쁜 검사와 변호사가 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을 보면 춘천검찰이 얼마만큼 썩었는가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MB·GH 등과 같은 나쁜 정권을 만들지 않기 위해선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공의로운 판결을 할 수 있는 법이 존중되는 세상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법조인 스스로 법과 정의를 되새기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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