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제 경영학 박사
김선제 경영학 박사

가장 좋은 복지정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에게 실업급여를 많이 지급하는 것 보다 취업희망자에게 적당한 일자리를 제공하여 적정 임금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놀면서 남의 지원에 의해 생활하는 것보다 일하면서 소득을 얻어 생활하는 것의 만족도가 훨씬 더 높다.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종업원 수가 많이 필요한 제조업체 수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을 비롯한 일부 지역은 공장이 많이 있어 인구유입이 유발되고 있으나 일부 지역은 농촌형 도시에 머물러 인구유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대기업이 큰 공장을 설립하면 많은 고용창출이 일어나지만 근년 들어 국내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실시하지 않아서 신규 일자리 창출이 부족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이 생산설비 증설이 필요할지라도 한국에 공장을 설립하지 않고 해외에 설립하는 것은 시장규모가 큰 소비시장에 가까운 곳에서 생산하여 소비자와의 접근성 및 판매경쟁력을 올리려는 점도 있지만 국내임금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 노사관계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면도 있다. 국내에서도 산업체가 많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높고 산업체가 적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 산업체 수에 따라 지역별로 일자리 숫자와 임금수준이 차이가 나고 있다. 지역에 대기업 공장이 많지 않아서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광주시가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하여 산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광주시가광주형 일자리사업 모델을 제시하며 완성차 공장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검토단계 수준이지만 국내경제와 일자리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만큼 이해관계자들은 이해득실을 계산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임금을 기존업계 평균의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일자리를 늘리자는 정책이다. 광주시의 완성차 공장유치 프로젝트는 광주시와 지역사회, 다수기업이 공동 투자하여 신설법인에 참여하는 방안이다. 새 공장은 연간 10만대 생산규모를 갖춰 약 12,000개 일자리가 창출되며, 다양한 브랜드의 차량을 위탁생산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지자체가 나서 자동차 위탁생산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일종의 실험으로 보고 있다. 광주시가 평균임금은 내리는 대신 일자리 창출을 늘리는 반값임금 정책을 내세우고 있어 고비용 구조에 빠진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이다.

문제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 공장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현대차와 협업이 절실한데 걸림돌이 생긴 것이다. 경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이 경영할 수 있는 분야는 민간 기업이 하고, 혜택은 누리면서 비용은 지불하지 않으려고 해서 무임승차가 발생하는 공공재 분야는 정부나 공기업이 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광주시 사업모델은 국내기업이 해결하지 못하는 노사정 협력을 바탕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이라도 받으면서 직장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므로 이해관계자들은 상호간 양보를 통하여 광주형 사업모델이 빨리 실행되고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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