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부정으로 얼룩진 도시개발사업...“조합을 장악하라”
비리·부정으로 얼룩진 도시개발사업...“조합을 장악하라”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8.06.0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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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지분 30%에 조합원은 90%... 지분 쪼개고 명의 신탁
시행사 임직원들 조합원 위장 투입... DSD삼호의 어두운 그림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이 시끄럽다. 선거운동과 맞물려 지역의 각종 이슈도 조명되고 있다. 각종 개발사업과 관련된 의혹들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용인, 고양 등 경기도 일대 구설수에 오른 개발사업에서 DSD삼호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도시개발사업 현장에 얽힌 각종 탈법행위와 비리 의혹들을 살펴본다.

'지분 쪼개기' 고양 식사2지구
도시개발사업의 개발 이익 독점을 위해 각종 탈법·불법이 난무했다.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지분 쪼개기’다. 2000년대 수도권 전역에서 땅을 1~2㎡ 단위로 잘게 쪼개 지인, 임직원, 가족 등의 이름을 등기부등본에 올리는 지분 쪼개기가 성행했다. 조합설립 인가 동의율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머릿수를 채워 조합구성과 사업 추진에 걸림돌을 없애려는 이유에서였다.

이러한 지분 쪼개기의 대표적인 사례가 고양 식사2구역 도시개발사업이다. 고양시 식사동 634-6번지에 129명, 587-14번지에 112명 등 도합 241명에게 각각 1.5m²(0.5평)의 토지를 하루에 매매하는 방식으로 위장 조합원을 만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식사2구역 공동시행 사업자인 신안건설산업이 DSD삼호를 상대로 형사고발 및 행정소송 등 각종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안건설산업 우경선 회장은 “사업이 온갖 부정과 비리로 얼룩져 경제적 피해가 막심해 검찰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신안 측은 불법적 명의신탁에 따라 토지를 소유한 이들 조합원 241명은 조합원 자격 자체가 무효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DSD삼호 측은 직원들에게 상여금 등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고양시 식사2 도시개발지구 항공사진(출처=Daum지도).
고양시 식사2 도시개발지구 항공사진(출처=Daum지도).

신안 측의 문제제기는 이 뿐만이 아니다. 신안건설산업은 불공정한 감정으로 인해 불법적인 환지계획이 수립됐고, 이로 인해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안에 따르면 식사2구역 도시개발사업조합은 2014년 7월 환지계획 수립을 위한 감정평가 업체로 J와 T감정평가법인을 선정했다. 그러나 J감정평가법인은 신안건설산업의 식사동 토지를 2009년 751억원에서 2014년 59억 낮은 692억원으로 감정했다. 이 기간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20%가량 올랐다. 이로 인해 신안 측은 4개 필지 7400평에서만 175억원 가량의 감정평가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이다.

이후 새로운 감정평가법인을 선정해 보고서를 만들었지만 DSD삼호 측 이사3명이 이사회에 고의로 불참하는 등 조직적인 방해로 인해 감정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했다고 신안측은 주장했다.

2016년 11월, DSD삼호 직원들로 구성된 대의원 43명은 현재 조합장인 당시 C모 대의원을 임시의장으로 해 조합 임시총회를 소집, 조합장 L모씨를 비롯한 8명의 임원을 선출했고, 폐기하기로 결정한 J와 T 감정평가법인의 평가서를 근거로 환지계획을 수립했다. 결국 DSD삼호는 고양시로부터 인가를 받아냈고, 신안건설산업에 공동주택 용지 2블록을, DSD삼호에게는 1·3블록을 배정하는 환지예정지 지정 처분을 실시했다.

신안 측은 “DSD삼호는 감정평가업체들과 결탁해 종전 평가는 1·3블록을 높게, 종후 평가는 1·3블록을 낮게 해 증환지 과정에서 상당한 이익을 확보했다”며 “자사의 토지가 속한 2블록은 정반대로 종전평가는 낮게, 종후평가는 높게 해 증환지 과정에서만 78억원의 손실을 보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분 쪼개기와 이를 통한 조합 장악, 의혹의 감정평가서 통과 등은 모두 다른 조합원이나 지주들에게 손해를 떠넘기고 이익은 DSD삼호에 돌리려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DSD삼호 측은 감정평가 등에 대해 모두 무고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당시에는 지분 쪼개기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오히려 신안건설산업이 조합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각종 소송에 휘말린 용인 동천지구
이러한 지분 쪼개기가 가능했던 이유는 당시 금지하는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지난 2008년 ‘도시개발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시행했다. 토지 공유자 1명에게만 의결권과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시행사나 일부 지주의 탈법·불법 행위와 비리는 더욱 교묘해졌다는 게 도시개발사업을 아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지분 쪼개기 이후의 교묘한 탈법 행태가 나타난 곳이 바로 용인 동천2지구 도시개발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14년 4월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143-1 일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해 조합 설립인가를 받았다.

여기서 DSD삼호가 2010년 사업구역 안의 토지를 사고, 소유주를 자사 임직원 등의 명의로 바꾸거나 등기 이전을 미룬 뒤 전 주인 이름으로 조합에 가입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삼호의 전 직원인 조합장이 사업구역 안의 땅 주인으로부터 조합설립 인가 신청동의를 받은 것처럼 사문서를 위조했다는 소송이 시작되면서 사업 진행은 제자리걸음이다.

용인시 동천2 도시개발지구 항공사진(출처=Daum지도). 파티마의 성모 프란치스코 수도원을 중심으로 오른쪽을 향해 '▷' 모양이다.
용인시 동천2 도시개발지구 항공사진(출처=Daum지도). 파티마의 성모 프란치스코 수도원을 중심으로 오른쪽을 향해 '▷' 모양이다.

보다 자세한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 30일 오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을 방문했다. 동천2지구 개발현장에서 원주민이자 지주인 K씨를 만났다. K씨는 “DSD삼호가 동원한 작전 세력들이 조합을 장악해 도시개발사업을 좌우하다 보니 땅 주인들은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K씨를 비롯한 원주민 땅주인들은 조합 무효 소송을 벌이고 있다.

소송 중인 원주민 지주들의 주장에 따르면 시행사의 사업추진 동의 요건을 충족키 위한 불법 명의신탁과 위장 조합원 투입이 횡행하고 있다. 시행령 개정 뒤 지분 쪼개기가 어려워지자 시행사가 막강한 자금력으로 법망을 피하려다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실제로 동천2지구와 관련된 형사처벌이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 2013년 12월 조합원 8명이 부동산실명법과 농지법 위반으로 각각 벌금 1천만 원 등 형사처벌됐다. 용인시는 DSD삼호에 과징금 46억3천여만 원을 부과했다.

검찰과 재판 등에 의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동천2지구와 관련해 벌금형을 받은 이모씨 등 조합원 8명은 모두 DSD삼호와 그 계열사의 임직원이었다. DSD삼호는 법인 명의로 농지를 구매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씨 등에게 토지를 구매하게 한 뒤 인센티브로 매각대금의 3%를 주기로 했다. 매각대금 역시 모두 DSD삼호의 자금으로 지급됐다.

앞서 용인시는 수지구 동천동 105-1 밭 853㎡를 포함해 동천2지구 안의  토지 11필지가 경매를 통해 이씨를 비롯한 11명에게 2010년 12월 소유권이전 등기된 사실을 수상히 여겨, DSD삼호를 각 토지의 실제 매수인으로 보고 46억3천여만 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동시에 토지를 구매한 11명을 부동산실명법, 농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DSD삼호는 과징금 부과 처분에 대해 불복, 항소했으나 고등법원에서 기각됐다.

용인시의 과징금 부과에 대해 DSD삼호 관계자는 “이런 사실이 있는 건 맞지만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면서 “그렇다고 해도 인허가에 문제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3건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걸 알면서도 명예를 괴롭히는 행동을 일부에서 하고 있다. 그에 대해서는 저희도 (법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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