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회의원 보궐선거 판세 '분석'

6·13 지방선거가 시작됐다. 지방선거에 가려져 있지만 12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도 치열하다. 각 당에서 출마할 선수들이 정해졌다.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향후 여당의 개혁입법의 국회 통과에 힘이 실리느냐의 여부가 갈린다. 여당이 이길 경우 적폐청산에 추진력을 받아 여의도 정치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야당이 선방할 경우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은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문재인 정부 2·3년차의 추진동력이 판가름 난다. <공정뉴스>는 전국 12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전망한다.

서울, 노원병 - 여당 우세
노원병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김성환 전 노원구청장이 출마한다. 김 후보는 노원구 구의원, 서울시의원을 거쳐 노원구 구청장으로서 8년간 일해 지역사정에 밝다. 그는 노원구청장 3선 대신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기 위해 구청장직을 사퇴했다.

(왼쪽부터) 노원병 보궐선거 한국당 강연재 후보, 민주당 김성환 후보, 바른미래당 이준석 후보
(왼쪽부터) 노원병 보궐선거 한국당 강연재 후보, 민주당 김성환 후보, 바른미래당 이준석 후보

이에 맞서는 야당은 ‘키즈’들의 전쟁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안철수 키즈’ 강연재 전 국민의당 대변인이 ‘홍준표 키즈’로 노선을 변경해 후보로 나서게 됐다. 바른미래당은 ‘박근혜 키즈’로 한때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을 역임했던 이준석 후보가 뛰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안철수 후보와 경쟁했었다.

강 후보는 이 후보를 상대로 ‘그간 무엇을 했냐’고 비난하고 이후보는 강 후보가 상계동 연고가 없다고 공격 중이다. 민주평화당에서는 김윤호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강 후보가 뛰어들기 전인 지난8일 jtbc의뢰로 한국갤럽이 한 여론조사 결과(유선 17%, 무선 83%, 95% 신뢰수준 오차 ±4.0%p) 김성환 후보가 49%로 15.1%의 이준석 후보와 6.4%의 김윤호 후보를 앞섰다. 없다 10.4%, 모름 19.2%였다.

서울, 송파을 - 여당 우세
송파을 지역은 2016년 총선에서 최명길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나와 당선된 곳이다. 최 의원의 선거법위반 판결로 무주공산이 됐다.

민주당에선 ‘문재인의 복심’이라는 최재성 전 의원이 출마했다. 최 후보는 3선 의원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시절 사무총장을 맡았다. 원래 정세균계였던 최 후보는 사무총장시절 문 대표를 흔들던 당 안팎의 인사들에게 쓴 소리를 하며 ‘문재인 지키기’에 앞장섰다는 평가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였던 남양주갑을 문재인 영입인사로 박근혜 정부에서 ‘팽’당했던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에게 넘겨줘 ‘대인배’소리를 듣기도 했다.

?(왼쪽부터) 송파을 재보궐선거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 배현진 한국당 후보, 최재성 민주당 후보
?(왼쪽부터) 송파을 재보궐선거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 배현진 한국당 후보, 최재성 민주당 후보

이에 맞서 자유한국당은 MBC 아나운서 출신 배현진 후보를 내보냈다. 배 후보는 최승호 MBC사장 취임 후 “창고로 쫓겨났다”며 회사를 퇴직하고 바로 한국당에 깜짝 입당해 전략공천을 받았다. 배 후보는 자신을 ‘문재인 정부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라고 지칭하며 보수 유권자들을 끌어 모으는 전략을 쓰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25일 오전까지 손학규 고문의 출마를 두고 유승민 공동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힘겨루기 양상을 보였다. 손 고문이 극적으로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마무리됐다. 전 채널A 메인앵커인 박종진 당협위원장의 출마가 확정됐다. 지난 8일 jtbc의뢰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유선 13%, 무선 87%, 95% 신뢰수준 오차 ±4.0%p, 응답률 10.8%) 민주당 최재성 후보가 57.3%, 한국당 배현진 후보가 18.6%, 바른미래당 박종진 후보가 12.6%로 나타났다(없다 6.1%, 모름 5.5%).

인천 남동갑 - 박빙
인천 남동갑은 박남춘 의원이 인천시장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공석이 됐다. 이 지역은 13대부터 18대 총선까지 20년 이상 보수 정당이 독식해왔다. 19~20대 총선에서는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가 내리 당선됐다.

민주당 후보로는 맹성규 전 국토교통부 2차관이 출마한다. 맹 후보는 지난 3월 공직을 그만둔 뒤,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의 선거캠프에 일찌감치 합류해 보궐선거 출마를 준비해왔다.

자유한국당은 인천지검 부장검사 출신으로 새누리당 인천시당 법률지원단장 등을 역임한 윤형모(사법연수원 13기)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변호사회’ 회장을 후보로 공천했다. 윤 후보는 19대 총선 때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인천 연수구에 출마했고, 20대 총선에선 새누리당 소속으로 이 지역에 공천 신청을 했으나 떨어진 바 있다.

바른미래당은 김명수 남동갑 지역위원장이 19대 총선에 이어 재도전에 나서고, 정의당에서는 이혁재 전 사무총장이 후보로 나섰다.

부산 해운대을 - 박빙
부산 해운대을 지역은 엘시티 비리에 연루된 한국당 배덕광 의원이 지난해 퇴출되면서 공석이 됐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이곳은 부산시장 선거와 함께 지역 최대의 격전지로 손꼽히고 있다. 해운대는 보수의 텃밭으로 통할 정도로 진보세력이 고전하는 곳이다. 역대 총선과 부산시장, 해운대구청장 선거에서도 보수세력이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37.56%)이 한국당 홍준표 대표(32.63%)보다 더 많이 득표했다.

민주당은 해운대을 지역에서 20여 년간 표밭을 다져온 윤준호 민주당 부산시당 대변인을 후보로 내세웠다. 윤 후보는 2016년 총선에서 배덕광 전 의원에 13% 차이로 낙선했다.

야당 쪽에선 자유한국당은 김대식 후보가 출마한다. 김 후보는 한국당 부설 여의도원구원의 원장으로 대선때 홍준표 대표의 수행단장을 지냈다.

바른미래당 이해성 후보는 친노인사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첫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다. 조폐공사 사장을 거쳐 지난 17대 열린우리당, 19대에선 민주당 후보로 부산 중·동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민중당 고창권 후보도 출마한다. 고 후보는 4, 5대 해운대 구의원을 지냈다. 2012년 해운대기장군갑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 40.3%를 득표하기도 했다.

울산 북구 - 박빙
울산은 전통적으로 진보 운동의 메카이자 진보의 텃밭으로 평가된다. 울산 북구는 매번 보수와 진보 후보가 번갈아 가며 당선됐다. 16대 총선 때까지는 보수가 차지했지만, 17대에는 민주노동당, 18대와 19대에서 새누리당이 되찾았다가 20대 총선에서 진보 성향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곳이다. 윤종오 전 민중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후 열리는 보궐선거다.

민주당에선 이상헌 전 울산시당위원장이 후보로 나섰다. 지난 총선에서 윤종오 전 의원과의 단일화 협상에서 양보한 바 있다. 한국당은 박대동 전 의원을 공천했다. 박 후보는 보좌관의 월급을 상납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북구 재선거에 뛰어 들었다.

바른미래당에선 강석구 울산 시당위원장이 나섰다. 강 후보는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이다. 민중당 소속 권오길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진보단일후보로 나선다. 정진우 후보도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지난 19~20일 김종훈 의원 의뢰로 이뤄진 윈지코리아컨설팅의 여론조사 결과(무선 100%, 95% 신뢰수준 오차 ±4.0%p, 응답률 16.4%) 이상헌 후보가 35.8%, 박대동 후보는 22.0%, 민중당 권오길 후보가 18.8%를 차지했다. 기타 1.0%, 없음은 8.3%이다.

경남 김해 을 - 여당 우세
이 지역구는 김영일 전 의원이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을 거치면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하지만 17대 총선 때 열린우리당 최철국 전 의원이 ‘노풍’(노무현 바람)에 힘입어 처음 당선된 뒤 내리 두 번을 이겼다. 그러다가 김태호 한국당 경남지사 후보가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후, 20대에선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가 새누리당 이만기 후보를 압도적 표 차이로 이겼다.

민주당에선 김경수 후보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정호 영농법인 봉하마을 대표가 전략 공천됐다. 김 후보는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을 지냈다.

한국당은 일찌감치 서종길 경남도의원을 공천했다. 서 후보는 시·도의원을 역임하며 쌓아온 탄탄한 지역 신뢰도와 조직력으로 김 후보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대한애국당에선 김재국 전 진영청년회의소 회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전 시의원인 무소속 이영철 후보도 도전에 나섰다.

광주 서구갑 - 여당 우세
국민의당 송기석 전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보궐선거가 확정됐다. 민주당의 절대 우세가 점쳐지는 광주 서구갑에서 당초 민주당은 이 지역에 여성후보를 전략 공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내 반발로 결국 권리당원만 참여하는 경선이 벌어졌다. 결국 송갑석 광주학교 이사장이 19대 국회의원이었던 박혜자 민주당 서구갑 지역위원장과 맞붙어 53.52%의 득표율로 후보로 확정됐다.

민주평화당에서는 김명진 지역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 정부 때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민주통합당 및 국민의당 당대표비서실장과 원내대표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의회 전문가로 꼽힌다.

전남 영암/무안/신안 - 여당 우세
민주평화당 박준영 전 의원에게 대법원이 징역 2년 6개월, 추징금 3억17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해 재보궐이 확정됐다. 민주당의 우세일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민주당에선 서삼석 전 무안군수가 후보로 출마했다. 서 후보는 호남권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거부 정서가 가장 강했던 지난 총선 때에도 국민의당 박준영 후보에 아쉽게 석패하는 등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가지고 있다.  민주평화당에선 재선 의원을 지낸 이윤석 전 의원이 후보로 나섰다.

지난 14~15일 전남중앙신문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한 여론조사 결과(유선 50% 무선 50%, 95% 신뢰수준 오차 ±3.5%p, 응답률 25%) 민주당 서삼석 후보가 51.6%, 민주평화당 이윤석 후보는 12.1%를 차지했다. 기타 4.5%, 없음과 모름은 각각 5.6%와 26.1%다.

충남 천안 갑 - 박빙
지난 2월 박천우 전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보궐 선거가 실시된다. 천안 다른 지역에 비해 노령 인구 비중이 높아 자유한국당 등 보수정당에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규희 지역위원장이 후보로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길환영 전 KBS사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정원 전 천안시의회 의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대한애국당에서 조세빈 당대표 특보단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충남 천안 병 - 여당 우세
민주당 양승조 의원의 충남지사 출마로 공석이 된 지역이다.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가 내리 4선을 기록했던 곳이라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선투표 결과 득표율 55.20%로 1위를 차지한 윤일규 전 순천향대 의대 교수를 후보로 선출했다. 윤 후보는 열리우리당 충남도 당원협의회연합회 대표를 맡은 바 있다.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 충남도선거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문 대통령 자문의를 맡고 있다. 당초 윤 전 교수는 전략공천 예정이었지만 기존 후보들의 반발로 경선을 치러 뽑혔다.

한국당은 이창수 전 충남도지사 비서실장을 후보로 뽑았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공동지역위원장인 박중현 전 천안시의원이 후보로 공천됐다. 민주평화당에서는 천안 병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현식 충남도당위원장이 출마 예정이다. 대한애국당은 최기덕 국제위원장을 공천했다.

충북 제천/단양 - 박빙
권석창 전 의원이 지난 11일 열린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며 의원직을 상실해 보궐선거를 치루게 됐다. 이곳은 대선 당시 제천시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적게 승리하고, 단양군에서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큰 차이로 이겨 지역 전체로 1% 미만의 차이의 접전지였다.

민주당은 이후삼 당협위원장을 내세웠다. 지난 20대 총선 때 민주당 후보로 나서 32.91%의 득표율로 권석창 전 의원(58.19%)에게 밀려 낙선했다. 자유한국당에서 엄태영 전 제천시장이 공천됐다. 바른미래당은 이찬구 지역위원장이 후보로 나섰다.

경북 김천 - 야당 우세
자유한국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으로 이철우 의원이 경북지사 후보로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곳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국당에선 송언석 전 기재부 2차관이 전략공천돼 후보로 나왔다. 최대원 고려장학회 이사장은 한국당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지난 6일 리서치코리아 여론조사 결과(응답율 8%, 95% 신뢰 수준에 ±3.5%) 송언석 후보가 38.1%, 무소속 최대원 후보가 40.3%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기타 7.1%, 없음과 모름이 각각 8.6%와 5.9%였다.

지금까지 살펴본 12개 재보궐 지역 가운데 여당우세는 6곳, 박빙은 5곳, 야당우세는 1곳이었다. 여당에 유리한 국면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아직 선거 초반이라 향후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향후 6월12일로 예정된 북미회담의 개최여부나 깜짝 남북정상회담 등 변수가 될 수 있는 요소가 너무 많다. 선거 막판의 돌발 변수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인용된 여론조사들은 모두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http://www.nesdc.go.kr)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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