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조양호

[공정뉴스 정치부-오혁진 기자]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 횡령 의혹으로 수사를 받아온 조양호 일가가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양호 회장이 거주하는 자택에서 구체적인 물품 비용까지 적힌 ‘인테리어 공사 견적서’가 나왔음에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기 때문.

2일 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조양호 일가가 자택 인태리어 전체 비용 70억 중 30억을 계열사에 떠넘기는 과정을 보고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택에서 나온 인테리어 공사 견적서에 주방가구, 카펫 등 구체적인 소품 비용까지 담긴 점을 고려하면 조양호 일가가 내용을 세세히 챙겼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 회장 측은 개인비용으로 지불한 40억원에 해당하는 견적서기 때문에 자택에서 관련 서류가 나오는 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사 서류를 자택에 보관할 정도로 관리를 해온 조양호 일가가 공사비용 70억원 중 30억원의 출처를 몰랐다는 것은 억측으로 볼 수 있다.

증거 불구 조양호 일가 ‘아몰랑’

지난달 머니투데이는 조 회장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 견적서’를 입수했다 6개 인테리어업체의 공사 견적서는 모두 2014년 1월에 작성됐다. 견적서에는 의자, 카펫, 쿠션 매트, 주방가구, 금고서랍장 등의 규격과 수량, 단가 등이 적혀있다. 블라인드 설치공사 견적서에는 ‘회장님방’, ‘사모님방’, ‘따님방’, ‘따님드레스룸’ 등 방별로 블라인드의 규격과 수량, 가격이 상세히 표시됐다.

지난해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청 특수수사과 역시 비슷한 자료를 대한항공 본사 압수수색 과정 등에서 확보했다. 하지만 당시 조 회장의 자택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빠져있었기 때문에 자택에서 관련 문서를 직접 확보하지는 못했다.

자택에서 나온 6개 업체 견적서 중 5곳은 수신인이 모두 대한항공이고 1곳은 평창동이었다. 특히 블라인드 인테리어 공사 견적서의 참고사항에는 ‘대한항공에서 지정해준 색깔과 재질로 설치하는 조건’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조양호 일가가 지배하는 대한항공에서 평창동 자택공사 관련 업무를 담당했을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전체 인테리어 공사는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진행됐다. 조 회장 등은 공사비용 총 70억원 중 30억원을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영종도 H2호텔(전 그랜드하얏트인천) 공사비용으로 전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양호 일가 봐주기 논란

경찰은 조양호 일가가 직접 자택 내부 공사 과정에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지난해 10월과 11월에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경찰의 영장을 모두 반려해 ‘조양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결국 경찰은 지난해 11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조양호 회장과 이명희 이사장, 대한항공 조 모 전무, 인테리어 업체 대표 장모씨 등 4명을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문제는 여태 검찰이 이들을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조양호 일가의 주장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자택 공사 인테리어 견적서 등이 나온 만큼 향후 검·경의 압박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찰은 지난해 수사과정에서 조양호 회장에게 비용 전반을 보고했다는 공사 관계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조양호 일가의 국민 속이기가 실패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