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중간평가 지방선거 관전 포인트... ‘카게무샤 대리전’ 양상

6·13 지방선거가 4달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는 광역단체장에서 민주당은 9+α, 한국당은 6석 사수를 외치고 있다. 같은 기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도 치뤄진다. 8일 현재 6곳에서 확정됐다. 지선과 재보궐은 문재인 정부의 첫 중간평가 성격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향후 정치지형 변화에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만큼 치열한 전쟁이 예고된다. 홍준표·안철수 대표의 대리전 양상도 보인다. 지선과 재보궐을 전망해 본다.

6·13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지역구는 현재까지 6곳이다. 이중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단연 서울 노원병이다.

(왼쪽부터) 김미경 서울대교수, 이준석 바른정당 노원병위원장, 안희정 충남지사, 최재성 전 의원
(왼쪽부터) 김미경 서울대교수, 이준석 바른정당 노원병위원장, 안희정 충남지사, 최재성 전 의원

‘한 지붕 두 가족’ 노원병
노원병은 전통적인 민주당의 표밭이다. 18대 총선을 제외하고 민주당계열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2013년 재보궐과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당선된 곳이다.

안 대표의 대선출마 직전 사퇴 후 공석이 된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으로 만들어질 가칭 ‘바른미래당’은 벌써부터 시끄럽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나온 바른정당 이준석 노원병위원장과 안 대표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교수는 지역 행사에 끊임없이 얼굴을 내비치며 출마설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문제는 지난 선거과정에서 이 위원장 측과 안 대표 측 사이에 마찰이 있어 서로 감정이 상한 것이다. 사이가 좋지 않은 양 측이 과연 같은 깃발 아래서 얼마나 지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윤갑희 정치평론가는 Newbc <정치신세계>에 출연해, “안철수 대표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라도 김미경 교수의 출마를 관철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아예 후보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은 상상도 못할 거라는 관측이다.

노원병에선 민주당 당내 경쟁도 치열하다. 노원병위원장인 황창화 전 국회도서관장과 함께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출마의사를 보이고 있다. 김 구청장은 재선으로 8년 가까이 구청장을 지냈다. 12일 퇴임식 후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황 위원장도 지역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며 꾸준히 바닥 민심을 다진 것으로 알려진다.

‘보수 텃발’ 송파을, 친문 깃발 꽂을까
송파을은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이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이른바 ‘옥쇄파동’ 때문에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최명길 후보가 당선된 게 이례적일 정도다. 최 전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국민의당에 합류했다가 벌금 200만원이 확정되며 재보궐이 확정됐다.

민주당의 당내 하마평이 무성하다. 충남지사 3선을 포기한 안희정 지사를 비롯해 최재성 정당발전위원장, 송기호 송파을 위원장, 박용모 전 송파구의회 의장 등이 거론된다.

특히 안 지사는 차기 대권 후보로 유력하게 꼽히는 상황에서 6공화국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국회의원을 거쳤다는 점 때문에 인도행과 출마 사이에서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맡으며 옆을 지켜 당원 사이에서 인지도와 인기가 높은 정치인이다.

가칭 바른미래당은 지역위원장인 박종진 전 채널A 앵커를 내세울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7월 바른정당에 ‘우수인재 영입1호’로 입당했다. 이밖에도 한때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홍 대표가 올해 초 대구북을 당협위원장을 겸직하고 오 전 시장이 바른정당을 탈당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PK수복 교두보, 해운대을·울산북
부산 해운대 을은 전통적인 야당 우세 지역이었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20대 총선 부산지역에서 민주당 의원이 5명이나 탄생했다.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배덕광 전 의원에 패했던 윤준호 해운대을 위원장이 설욕을 노리고 있다. 지역에서 탄탄한 지지기반 및 인지도를 쌓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에선 홍대표의 측근인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 출마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안대희 전 대법관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 원장은 본인이 고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법관은 부산시장 후보도 고사한데 이어 지역구 출마도 내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 다 출마 의사가 크지 않다는 게 한국당의 고민이다.

가칭 바른미래당 후보로는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해성 전 수석이 거론된다. 참여정부시절 홍보수석을 거쳐 조폐공사 사장을 지냈다. 하지만 지난 민주당 당내 경선 당시 안희정 지사 부산지역 경선캠프를 이끌었다가 경선 후 안철수 지지를 선언한바  있다.

민중당 윤종오 전 의원의 당선무효로 재선거가 확정된 울산북구도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어려운 지역이다. 민주당 이상헌 울산 북 위원장과 한국당 윤두환 당협위원장이 출마할 계획이지만 진보 성향 후보들이 더 막강하다. 특히 이 지역에서 재선을 한 조승수 정의당 울산시당위원장이 출마 선언을 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국문호 정치평론가는 “해운대 선거구는 친문의 성지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인으로 첫 데뷔를 한 곳이기도 하다. 이해성 전 수석이 2011년 해운대구청장 재보궐선거 당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기선거처럼 뛰었다. ‘PK 복원’이라는 민주당의 30년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부산시장과 더불어 절대 놓칠 수 없는 곳”이라고 분석했다.

광주·전남 다시 한 번
8일 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한 박준영·송기석 의원의 지역은 호남이어서 여당의 우세가 확실시된다. 먼저 광주 서구갑에는 4∼5명이 물밑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박혜자 서구갑 위원장과 송갑석 광주학교 이사장이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정용화 고려인마을 후원회장과 이건태 변호사 등이 도전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심철의 시의원은 민평당 합류와 무소속 출마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영암 ·무안·신안 지역에서는 무안군수 3선출신인 민주당 서삼석 영암·무안·신안위원장과이윤석 전 의원, 우기종 전남도 정무부지사의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재보궐선거 지역은 결국 두 자릿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6·13 재·보궐선거 최종 확정 시한은 오는 5월14일까지인데 일부 의원들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박찬우(충남 천안갑)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는 13일 대법원 최종 판결이 예정돼 있다. 또한 같은 당 권석창(충북 제천·단양) 의원과 이군현(경남 통영·고성) 의원은 1심에서 모두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권·이 의원 역시 재보선 최종 확정 시한 전까지 최종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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