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교수 “모두 합참과 상의... 비난 견디기 어려워”

김종대 의원
김종대 의원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국종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과 언론을 테러범 취급한 것이다. 이것도 모자라 “북한과 똑같은 짓을 했다”고까지 말했다. 이에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 중증의료센터장이 한 언론에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비난은 견디기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다시 의료법 위반을 지적해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김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우리가 북한보다 나은 게 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귀순한 북한 병사는 북한군 추격조로부터 사격을 당해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부정당했다. 사경을 헤매는 동안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되어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고 썼다. 그는 이어 “‘이런 환자는 처음이다’라는 의사의 말이 나오는 순간, 귀순 병사는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인간의 정상성을 상실하고 말았다”며 “우리 언론은 귀순 병사에게 총격을 가하던 북한 추격조와 똑같은 짓을 한 것이다. 자유와 행복을 갈망하던 한 존엄한 인격체가 어떻게 테러를 당하는지, 그 양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한 “처음부터 환자를 살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으로 관리되었다. 그런 그(이국종 교수)에게 기자회견이 끝나고 또 찾아가 괴롭히던 기자들은 다음 날 몸 안의 기생충에 대해 대서특필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여기서 보호받아야 할 존엄의 경계선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의료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가 부정되었다. 현행 의료법을 위반한 범죄 행위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하루속히 판문점이 안정을 되찾고 정전협정이 준수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사건 처리의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그럴 자격을 상실했다. 북한과 똑같은 짓을 했기 때문이다. 저는 기생충의 나라 북한보다 그걸 까발리는 관음증의 나라, 이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글을 맺었다.

17일 김종대 의원 페이스북 글
17일 김종대 의원 페이스북 글

이 교수는 21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김종대 의원의 비판에 대해 “공개한 모든 정보는 합동참모본부와 상의해 결정했다”며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비난은 견디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도가 나오자 김종대 의원은 22일 오전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나라 의료법 제19조에서는 의료에 종사하는 자는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문점에서의 총격은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국민과 언론은 그 병사의 상태에 크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고, 의사는 이에 대해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심폐 소생이나 수술 상황이나 그 이후 감염 여부 등 생명의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15일 기자회견 당시에 총격으로 인한 외상과 전혀 무관한 이전의 질병 내용, 예컨대 내장에 가득 찬 기생충을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셨으며, 소장의 분변, 위장에 들어 있는 옥수수까지 다 말씀하셔서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다”며 “뒤에 이어진 공포와 혐오의 감정도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았다. 약국에서 구충제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 그 증거”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것은 환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의료법을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실정법 위반 의혹까지 제기했다.

김 의원은 “저는 교수님뿐만 아니라 자극적인 보도로 병사의 몸을 표본실의 청개구리처럼 관음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언론에 대해서도 북한군의 총격 못지않은 범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이러한 공방에 대해 김 의원의 페이스북에는 해당 글들에 수백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김 의원의 발언을 비난하는 글들이다. 댓글에서 누리꾼 김 모씨는 ‘북한병사의 인권은 중요하고 이국종 교수님의 인권은 중요하지 않은건가요?’라고 꼬집었고, 박 모씨는 ‘북한병사 몸 상태가 저 지경이면 북한체제를 욕해야지 왜 교수님에게 고나리질이냐’고 비판했다.

이국종 교수는 지난 15일 귀순 북한군 병사에 대한 2차 수술 후 있은 기자 브리핑에서 “파열된 소장의 내부에서 수십 마리의 기생충 성충이 발견됐다. 기생충에 의한 오염이 매우 심한 상태였다. 기생충은 총상 이후 상처로 들어간 것이 아닌 원래 병사의 몸속에 있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2일 올린 김종대 의원 페이스북 글
22일 올린 김종대 의원 페이스북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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