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 계열사 거래 통해 김씨의 개인기업 '올품' 곳간 채워줘...

▲ 김홍국 하림 회장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장남에게 100억을 몰아주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하림그룹이 자회사 올품의 유상감자를 통해 김 회장의 장남인 김준용 씨에게 1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챙겨줬다는 것.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닭고기 가공업체 올폼은 지난해 1월 지분 62500주에 대한 유상감자를 실시했다.

통상적으로 유상감자는 회사가 주주에게 현금으로 대가를 지불한 뒤 금액에 상응하는 주식을 없애는 것을 의미한다. 유상감자는 회사가 자본금과 주식의 수를 줄여 자본을 감소시킬 때 자본금의 감소로 발생한 환급 또는 소멸된 주식의 보상액을 주주에게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주식물량이 줄어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치도 높아지기 때문에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회사가 주주에게 현금으로 대가를 지불한 뒤 금액에 상응하는 주식을 없애는 것을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하림그룹이 계열사 거래를 통해 김준영씨의 개인기업이나 다름없는 올품의 곳간을 차근차근 채워주면서 오너일가로 이익을 몰아줬다고 지적한다.

업계관계자는 김 씨가 2012년 아버지 김 회장으로부터 올품 주식 100%를 넘겨받아 최대주주로 올라선 만큼 유상감자를 실시하면서 얻게되는 수익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올품은 하림홀딩스와 제일홀딩스 등 하림그룹 2개 중간 지주사를 계열사로 거느리며 그룹 지배구조 꼭대기에 위치한 회사다. 지배구조만 놓고 보면 25세인 김준영씨가 하림그룹의 최상위 지배자다.

앞서 올품의 전체 주식수는 204000주였으나 지난해 1월 유상감자를 실시해 62500주를 소각해 주식수가 141500주로 줄어들었다. 올품은 유상감자를 통해 주당 액면가인 1만원보다 16배 비싼 주당 16만원에 지분을 매입하게 됐다.

올품은 하림그룹 계열사인 육가공업체 제일사료, 하림 등으로부터 제품을 매입해 Δ팜스코 Δ하림 Δ선진 등 계열사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려왔다.

전문가들은 유상감자의 경우 배당과 달리 세금을 물지 않아 김 씨가 회사돈 100억원을 세금 없이 온전히 챙길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림그룹 내부사정에 밝은 한 전문가는 “100억원에 상응하는 배당을 실시했다면 최대 40%에 가까운 소득세와 더불어 주민세 10%를 추가로 내야 한다유상감자의 경우 주주가 내야하는 세금이 없어 상당한 금액을 아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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