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 한중 갈등 심화 과정 먹튀 우려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한심"

사드배치 문제로 한‧중 간 ‘경제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금호타이어가 중국에 매각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부유출 논란이 불거졌다.
8일 금호타이어 채권단 등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더블스타와 최종 매각가격을 9549억8100만원으로 합의했다. 더블스타의 본 입찰 제안가를 채권단이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더블스타는 중국의 타이어업체이다. 경쟁은 물론이며 주요 기술의 유출이 우려되고 있다.

주당 가격은 1만4389원이다. 이날 시가(오전 10시30분 기준 8090원) 대비 78% 할증됐다.
양측은 인수 후 발생할 수 있는 우발채무 등에 대한 손해배상 한도를 16.2%로 정하고 임직원 고용승계도 합의했다.
금호타이어는 통상임금 청구소송 등 수건의 소송이 피고로서 계류 중이다. 소송가액은 541억원 수준이다.
이번 매각하는 지분은 우리은행(14.15%)ㆍ산업은행(13.51%) 등 8개 채권은행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의결권 주식 6636만8844주(42.01%)다.
산업은행은 9일까지 채권은행들로부터 매각가 등에 대한 의견을 모아 채권액 기준 75% 이상이 승인하면 10일 께 최종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더블스타는 계약 체결 즉시 매각 금액의 10%를 현금 또는 중국 건설은행의 지급보증 방식으로 납부하면 된다.
계약 체결과 계약금 납부가 완료되면 산업은행은 이 계약 조건을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3일 내 통보해야 한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제 3자가 동일한 조건에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박삼구 회장이 9549억8100만원에 금호타이어를 사겠다고 하면 채권단과 박 회장간 매각 작업이 시작된다. 박 회장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재무적·전략적 투자자를 모집 중이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경우 계약조건은 일부 변경될 수 있다. 하지만 경영 악화의 책임이 있는 만큼 박 회장에게 유리하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변수도 있다. 최근 사드배치 문제로 불거진 한중간 경제 전쟁이다. 중국 기업의 쌍용차, 하이디스에 이는 금호타이어에 대한 ‘먹튀(먹고튄다)’ 논란이 있다.
김선제 한국증권경제연구소(성결대학교 교수)연구위원은 “금호타이어의 기술은 세계적이다.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에 인수될 경우 기술 유출 우려가 있다. 중국발 M&A실패 사례가 될 수 있다. 채권단은 자금 회수에만 신경을 쓸 뿐, 국가 산업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자세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 쌍용차, 하이디스 사태에서처럼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는 단순한 기술 획득만을 목적으로 인수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2004년 정부는 중국 기업인 상하이차에 쌍용차 인수를 허용했다. 당시 상하이차는 채권은행에 5900억원을 지불하고 쌍용차 지분 48.9%를 인수했다. 이후 지분율을 51.3%까지 늘렸다. 약6000억원 가량 투자했다. 디젤하이브리드 기술만 중국으로 빼돌리고 2009년 1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 손실을 과다 계상하고, 이를 근거로 정리해고를 했다. 옛 현대전자의 TFT-LCD사업부가 분리되어 설립된 하이닉스하이디스테크놀로지도 2002년 중국 비오오 그룹에 인수된 뒤 쌍용차와 유사한 과정을 겪고 2006년 부도났다. 이 회사는 대만의 영풍그룹 산하기업에 인수됐지만 인수 후 투자하지 않고 2015년 공장을 폐쇄했다.
은수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전히 한국은 법적으로 기술 먹튀를 막는데 취약할 뿐 아니라 노조도 별로 없어 관행적으로도 허점이 많은 나라”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M&A를 체결할 때 사측과 노조 측이 단체협약을 먼저 체결하도록 돼있지만 우리는 노조가 있다고 해도 동의를 받는 것이 쉬워서 인수 후 고용불안이 늘 뒤 따른다”고 말했다.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고용승계를 약속했지만 고용 불안을 여전하다는 것.
은 의원은 “결국 국내 기술 유출 및 먹튀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선 사전에 정부가 감시를 철저히 해야 한다. 사후에 조치를 취하는 것보다 사전에 방지하는 게 제2의 쌍용차, 하이디스 사태를 방지하는데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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