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3일 독일에서 귀국 후 뮌헨구상을 발표하겠다던 그의 탈당설이 흘러나왔다. 김종인은 탈당은 어느 시점에 판단해 하면 하는 것이고, 아니면 안하는 것이라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다만 탄핵결정이 끝나면 새로운 정치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존하는 최고의 킹메이커이기 때문. 그가 누굴 선택하느냐에 대선 판도와 구도가 달라진다. 원조 보수인 김의 갈지자 행보 속에 야권 후보들이 여럿 죽었다. 그가 야권에 숨어든 ‘X이라는 소리도 정치권 일각에서 흘러나온다. <공정뉴스>는 김종인의 정치행보를 분석한다.

왕의 운명을 타고 난 사람을 권좌에 올리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가리켜 킹메이커(kingmaker)라고 한다. 대한민국의 대표 킹메이커는 김윤환과 김종필이며 각각 노태우(13대 대통령김영삼(14대 대통령)과 김대중(15대 대통령)을 당선시켰다.

선거판에는 각종 전략과 모략이 펼쳐진다. 치명적인 네거티브 전략에서, 여기서 벗어나는 전략까지 킹메이커의 전략에서 나온다. 이런 전략과 모략은 유권자들의 투표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 당락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 때문에 킹메이커와 책사의 몸값은 대선 전후에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현존하는 대표적인 킹메이커인 김종인에게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 김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이었다. 그러나 토사구팽 당했다.

김종인은 절치부심하다가 지난해 1월 더민주 잠룡인 당시 문재인 대표의 요청으로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맡게 된다. 그 후 4월 총선을 승리로 이끈다. 20대 비례대표로 당선되어 금배지를 달고 국회에 입성한다. 5선이다. 화려한 컴백이다.

올해 대선시즌이 도래했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5월 벚꽃 대선이냐 12월 눈꽃 대선이냐만 남았다. 김의 몸값은 올라갔다. 그는 평소 나는 대통령이 될 사람을 도울 것이다라고 공언했다. 이번에는 누굴 선택할 것인가에 세인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은 현재까지 간()을 보고 있다. 그는 반기문(불출마) 전 유엔사무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롯해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을 만났다. 누가 차기 대통령감인가 고르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가 만난 반기문, 이재명 등이 곧바로 위기에 치닫자 일각에서는 야권에 숨어든 ‘X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XTV오락프로그램에 등장한 캐릭터로 출연진 중에 한 출연자가 ‘X으로 숨어있어, 마지막에 ‘X이 숨어있는 팀이 패한다.

3일 김종인의 탈당설이 흘러 나왔다. 문재인을 떠나 새로운 킹을 찾아 떠나겠다는 의미다. 킹으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김종인은 탈당설에 대해 탈당은 어느 시점에 판단하면 하는 것이고, 아니면 안하는 것이라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다만 탄핵결정이 끝나면 새로운 정치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종인이 곧 왕의 운명을 타고난 잠룡을 찾아 민주당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탈당보다 출당을 원하고 있다. 탈당을 할 경우, 비례대표 국회의원이기에 의원직을 상실한다. 때문에 민주당 내 야당 노릇을 하며 출당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대항마로 안철수 픽업

김종인은 18대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의 경제 멘토 역할을 했다. 당시 안철수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그는 일찌감치 결별하고 떠났다.

이후 201112월 박근혜 캠프에 합류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 박 캠프에서 진보층과 중도층 표심을 공략할 목적으로 그를 영입했다. 경제민주화 공약 설계를 맡겼다. 20129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201212월 사임했다. 박 대통령은 당선이후 경제민주화 공약을 폐기했다. 한마디로 팽 당했다.

지난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종인을 선택한다. 20대 총선의 선봉에 선다. 공천 과정에서 정청래, 이해찬의 컷오프와 비례대표 문제로 당내 반발에 부딪힌다.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서 김종인은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김종인 야권 X맨설

김종인은 보수성향의 책사이다. 그의 경제민주화정책은 진보성향보다는 따뜻한 보수를 지향하는 경제정책이다. 그는 민주당에 머물면서 자신의 경제정책을 실현시킬 후보를 찾았다. 지난해 여름 찾아낸 후보가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당시 이재명은 성남시 예산문제로 행자부와 줄다리기를 하며 부당함을 주장하려고 광화문에서 단식을 했다.

617일 이재명은 단식을 중단했다. 그는 김종인 대표가 저를 살려주셨다라고 말한다. 이후 815일에는 이재명과 함께 영화 덕혜옹주를 같이 관람한다. 김종인은 이재명 시장은 시기적절하게 리스크테이킹을 잘한다고 극찬했다. 지난해 126일 탄핵직전 연이은 사이다 발언으로 이재명의 지지율이 20%대에 육박하자 김종인은 앞으로 이재명 시장의 지지율이 더 약진할 가능성이 있다. 개별 대선후보로 나와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민주당 탈당을 권유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재명의 생각은 달랐다. 1221일 이재명은 탈당할 가능성은 없다. 지면 승복하면 된다고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종인에 반기든 이재명의 지지율은 추락했다. 공교롭게 탄핵이후 반문연대발언으로 안희정의 공격을 받으며 지지율이 하락한 시기와 겹친다. 이후 김종인의 수첩에는 이재명은 사라졌다.

김종인은 지난 13, 반기문에 대해 언급한다. “반기문, 안정감 주는 지도자라면서 반기문 띄우기에 나선 것이다. 반은 11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이후 두 사람은 21일과 30일에 비밀리에 회동을 가졌다.

130일 만남에서 김종인은 반기문에게 소위 팩트폭력을 행사한다. 그는 반기문은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내가) 도와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귀국이후 반기문의 행보를 꼬집었다. 반의 행보는 당시 ‘11사고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구설수에 올랐다. 지지율 하락 와중에 김종인의 돌직구 비판에 충격을 받았다. 반기문은 이틀 후 국회 정론관에서대선불출마 선언을 하며 링 밖으로 나가 버렸다.

김과 안의 궁합... 가능할까

김종인의 행보가 이재명, 반기문을 거쳐 안희정에 이르고 있다. 정가에선 김이 안희정을 선택했다고 보고 있다. 반기문의 대선불출마 선언 하루 전이던 131, 김종인이 안희정을 만나 탈당을 권유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에 대해 김종인은 탈당권유?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일축했고, 안희정도탈당 얘기가 있지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김과 안의 밀약설이 흘러나왔다. 22일 탈당 권유설이 흘러나오는 날이 안희정이 공교롭게도 대연정을 밝힌 날이다. 이는 김종인의 베팅에 안희정이 화답했다는 근거라고 보고 있다. 안의 발언은 김종인이 내 뒤를 받친다는 나름의 판단이 작용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27일 김종인은 안희정의 대연정은 가장 합리적인 이야기라며 화답한다. 8, 국민일보 단독보도로 안희정은 김종인에 집권 후 경제정책 전권을 주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9일 안희정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개헌과 경제민주화에 대해 좋은 말씀 들었던 정도라며 파장을 축소하려했다. 김종인은 10, “그런 얘기 들은적 없다면서 일축했다.

이 와중에도 안희정의 지지율은 상승세였다. 김종인은 14안희정에게서 노무현 대통령의 초기 모습이 보이고, 문재인에게서는 말기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안희정을 띄우며 문재인을 맹비난한 것이다. 16일 김종인은 뮌헨 안보회의 참석차 독일 방문길에 오르면서 안희정 지지율, 상당히 많이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라고 언급했다.

김종인은 내각제 개헌과 임기 3년 단축을 거론한다. 문재인, 안철수, 이재명의 정책과는 어딘가는 차별화가 된다. 안희정의 대연정임기 3년단축개헌론이 김종인의 이상과 가장 맞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킹 메이커에서 킹으로

김종인은 킹메이커이다. 현재 정치적 상황만 보면 당장 링 에 올라도 될 만큼 훈련이 잘된 선수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에서 여야 일각에선 김종인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김종인은 자신의 대망론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싫지는 않은 모양새다. 김종인은 사석에서 탄핵 결정이 내려지면 대선구도가 지금과 는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상황이 바뀌면 킹메이커 자리를 벗고 킹으로 나설 수 있다는 의중이 숨어있다는 지적이다.

당을 떠나면 배지를 잃게 되는 비례대표인 김종인은 내가 배지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다. 배지 달려고 이 당에 들어왔느냐고 했다. 시기와 타이밍에 따라 자신의 포지션을 정하겠다는 의미로 보여진다.

김종인의 마음은 민주당을 떠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자신이 발의한 경제민주화 법안인 상법개정안은 통과되지 못하고 불발됐다. 이날 당내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법 개정안에 당이 적극 나서지 않는다며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고 한다.

김의 탈당은 정치권의 구도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3지대’, ‘빅텐트의 중심으로 된다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종인의 포텐셜 파워는 다른 당을 모을 수 있는 힘이다. 총선 직전 갈라진 국민의당 뿐만 아니라 바른정당까지 모을 수 있다. 여기에 민주당내 비문 세력도 결집시킬 수 있다.

민주당 비문들은 김종인에게 기대고 있다. 집권여당의 책사에 이어 제1야당 대표로 총선 승리를 견인해 정권교체를 원하는 진보와 국정안정을 바라는 보수에 고루 어필할 조건을 갖췄다.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인 점도 시대 흐름에 맞다. 청와대 경제수석과 5선 의원을 지낸 경륜과 콘텐츠도 무기다.

20대 국회의원 중 최고령인 나이는 약점이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런 심정으로 부담 없이 대선판에 뛰어들 명분도 된다. 김의 행보가 대선의 물꼬를 바꿀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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