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인의 재판관 “내 손안에 잠룡 운명있다”

▲ 문재인, 안철수, 안희정(좌측부터)

헌재의 탄핵 선고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대통령 측이 재판관 2명을 확보했느니, 말없던 재판관이 질문으로 (인용 입장을) ‘커밍아웃을 했니 하는 들이다. 출신지역과 임명권자를 묶어 재판관의 성향을 분류한 자료는 지난해 국회 탄핵안 가결 직후부터 돌아다녀 식상할 지경이다. 이런 류의 자료는 수도 없이 돌아다니고 있다. 상황은 혼돈 그 자체다. 과연 탄핵 후의 대선은 어떻게 될까? <공정뉴스>는 탄핵 인용과 기각시의 대선 기상도를 조망해본다.

탄핵 인용시... 문재인 맑음, 안희정·황교안 흐림, 안철수 차차맑음

민주당 당내경선, 문재인 우세

리틀 노무현 시대가 예상된다. 노무현계 문재인과 안희정이 더민주 경선에서 격돌할 전망이다. 문재인의 우세가 점쳐진다. 거침없는 안희정의 상승세가 설화(說話)로 꺾였기 때문.

박근혜도 선의가 있었을 것이라며 자유한국당까지 연정대상으로 삼겠다며 보수까지 외연확대를 노렸다. 하지만 여권과 호남의 반발에 부닥쳤다. 안희정은 호남과 본진으로 여겼던 대전·충청표를 잃게 됐다.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도 등을 돌린 모양새다. ‘과연 친노의 적자가 맞느냐는 성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리얼미터(대표 이택수)31주차 주중집계에 따르면, 20%까지 올라갔던 지지율은 3위인 14.5%로 떨어졌다. 14.6%인 황교안 권한대행과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충청권 지지율은 30%대에서 17%대까지 빠졌다. 거의 반토막이 났다.

현재 안희정이 노릴 수 있는 반전카드는 호남밖에 없다. 호남에서 지지세 확장과 중도보수층으로 외연확장을 해야 한다. 호남은 야당으로서 전략적 요충지이다. 경선이 시작된다. DJ를 대통령을 만들었고, 2002년 경선에서 노무현 신화를 만들어 냈다. 안이 호남민심을 얻어야만 노무현 신화를 재현할 수 있다. 그러나 호남에서의 반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급해졌다. ‘클릭에서 클릭으로 행보를 전환했다. 촛불집회도 참석했다. 박근혜 세력을 맹비난했다. 하지만 호남민심은 비내리는 호남선이다.

안희정의 상승세가 꺾이며 문재인 대세론은 더욱 굳어지는 양상이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문재인의 지지층은 65%에 달한다. 민주당 경선은 완전국민경선이다. 정치공학적으로는 보수층들도 참여해서 역 선택을 할 수 있는 구도다.

문제인의 대세론이 본선까지 이어질 것인가가 정치권의 관심이다. 과거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대세론이 본선에서 꺾인바 있다. 마찬가지로 문재인 대세론이 끝까지 갈 것인가는 미지수라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박사모나 일간베스트등 극우보수집단은 문재인 떨구기를 위해 민주당 경선에 참여를 독려하거나 이를 인증한 글들을 올리고 있다. 안희정 카드를 내세우고 있다. 부당경선을 이유로 탈당해 새로운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친노 적자를 자부해 온 안희정이 당을 뛰쳐나갈 가능성은 극히 작다. 차기를 위해 문재인의 페이스메이커로 남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 가도 장애물은?

문재인 전 대표는 등산 애호가다. 2004년과 2016년에는 히말라야 트래킹까지 다녀왔다. 등산으로 따지면 그는 7부 능선에 올랐다. 정상까지는 아직 고개가 제법 남아 있다.

호남 민심과 보수·중도층으로 외연확대도 과제다. 반문세력의 연대도 문재인에겐 산이다. 안철수·손학규·유승민·김종인의 반문 연대 단일화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다자구도도 예상된다. 자유한국당 후보, 더민주당 후보, 연대후보 간 대결구도다. 반문연대가 자유한국당 후보보다 문재인의 표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에게는 개헌문제도 걸림돌이다. 문재인을 제외한 모든 대선 후보가 개헌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을 고립시킨 뒤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면 문재인을 꺾을 수 있다고 비문진영에선 보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문재인의 책사 역할을 했던 김종인이 대선 구도의 키맨이라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항마인 안철수와 김종인의 결합은 문재인에게 타격을 주기 충분하다는 것.

김종인은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가인 김병로 선생(초대 대법원장)의 손자로 한국 전통적 보수의 맥을 잇고 있다. 2012년 대선에서 당시 새누리당 후보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포함한 범여권에도 발이 넓다. 정치권에 현존하는 최고의 책사로 꼽히는 김종인이 이미 박지원·유승민·김무성 등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가리지 않고 물밑 교감을 하고 있다. 여기에 연정을 전제로 원조 친박을 제외한 자유한국당 세력을 합류시키고, 단일화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이 정치권 일각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범 반문세력을 연대한 구도라면 대선에서 문재인과 붙어도 승산이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국문호 정치평론가는 이런 빅텐트가 성사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고개가 많다. 김종인 대망론, 혹은 킹메이커론의 약점이 될 것이라며 연정이 성공하기 위해선 후보 간 단일화 과정에서 욕심을 버려야 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충정만이 대선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의 생각

안철수는 달라졌다. 강철수가 됐다. 문재인과 경쟁구도를 형성, 대선 본선까지 직행을 노리고 있다. 안철수는 민주당이 문재인을 대선 후보로 확정하는 순간, 대선 구도는 자신과 문재인의 2파전으로 굳혀진다고 주장해 왔다. 안철수가 본선에 가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당내 경선에서 손학규를 꺾어야 한다. 또 원내대표 선거에서 극명히 나뉜 반문비안성향의 당내 호남 의원들도 붙잡아 자기편으로 끌어 들여야 한다.

문호 평론가는 호남민심 끌어 안기가 쉽지 않다. 안은 탄핵정국에서 가장 먼저 하야주장을 꺼내는 등 박근혜 행보에서 가장 앞장섰다. 최근 문재인과의 양자대결을 의식해 다시 보수 쪽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스탠스의 변화 간극을 메꿀 논리가 필요하다. ‘대연정논리다. 이것도 안희정이 선점한 모양새다. 안의 선택은 간단하다. 자기만의 정치를 하면 된다. 대화와 소통정치를 실현하면 되는거다. 현재 안은 호남에서 20% 가까운 지지를 받고 있다. 이순신장군처럼 생즉사사즉생자세로 싸우면 된다고 분석했다.

▲ 홍준표, 황교안(왼쪽부터)

탄핵 기각시... 문재인 차차흐림, 안철수·안희정 흐림, 홍준표 황교안 맑음

대통령의 복심 후보 등장 가능성

탄핵기각의 결과 사회적 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촛불과 태극기의 민심이 어디로 튈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헌재에서 탄핵이 기각되면 태극기 민심은 구국의 결단이라며 환영할 것이다. 반대로 촛불 민심은 헌재의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각종 탄핵 찬성 여론은 80%로 우세하다.

탄핵기각이 결정 나면 벚꽃 대선은 물 건너간다. 변수가 없는 한 12월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권은 12월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야권 문재인의 대항마를 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벌게 된다. 현재 여권 잠룡인 황교안, 홍준표, 유승민, 남경필 등 이외에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이 담긴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황교안을 비롯해 최경환, 윤상현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스탠스가 중요해진다. 대통령의 권력은 죽은 사람을 살리는 것과 대통령을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눈 밖에 벗어난 후보를 떨어트리는 것은 쉽다.

헌재의 탄핵이 기각되면 대통령의 직무도 정상화된다. 박 대통령의 눈 밖에 난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탄핵에 찬성한 후보들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2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한국경제신문 정규재 주필이 운영하는 정규재 TV’와 인터뷰를 했다. 헌재의 탄핵이 기각될 경우 검찰과 언론이 국민의 힘으로 (정리)될 것이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이게 사실이라면 최순실 게이트의 수사를 담당한 특검과 각종 의혹을 제기한 언론도 위험한 상황이다.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야권 후보대연합 문재인vs안철수 대결구도

정치권의 혼돈에 야권의 단일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보수 후보에 대항할 야권 단일화가 유일한 정권교체 대안으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경선을 통해 후보를 내고, 다시 단일화 과정을 통해 야권 단일후보를 낼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국문호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단일화 후 국민의당과 2차 단일화를 해야된다는 압력이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탄핵 기각시 야권 전체 및 촛불 민심에서 이러다 우리 다 죽는다는위기감이 어마어마하게 퍼질 것이라며 보수를 아우르는 행보를 보였던 안철수와 안희정은 위기감 속에 단일화 압력으로 지지율 상승 동력을 잃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 평론가는 이어 현 야권에서 단일화시 문재인이 유리하나 장기적으로 가면 혼돈에 빠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안철수의 행보도 관심사다. 안철수는 서울시장과 2012년 대선 두 번의 양보를 통해 존재했던 철수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상황에서도 출마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 어부지리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199715대 대통령선거에서 신한국당 후보인 이인제가 이회창에 패해 탈당한 뒤 국민신당을 창당하면서 여권이 분열되면서 야권 후보인 김대중 후보에게 어부지리 승리를 안겨 주었다. 문과 안의 경주가 여권에 어부지리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오는 것도 이러한 경험 때문이다.

보수대연합단기는 황교안, 장기는 홍준표?

조기 대선에는 황교안, 정상 대선에는 홍준표 카드가 현재까지 유력한 후보로 분석된다. 현재 링에 오르지 않은 후보로 최경환, 윤상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홍준표는 최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대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거침없는 발언을 통해 밑바닥에서부터 보수 지지층을 긁어모으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보수층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홍의 행보가 황과의 비교 우위를 가질 것이라는 게 정가 일각의 시각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이 누굴 선택하느냐에 후보군이 갈릴 수 있는 상황이다. 탄핵기각과 태극기 민심을 지켜본 박 대통령은 임기 후반 강공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다.

바른정당의 유승민은 위험하다. 유 의원은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고, 레임덕의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라고 청와대 측이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바른정당에서는 남경필 카드가 남는다. 남 의원 역시 쉽지 않다. 이미 대통령의 눈 밖에 났다. 바른정당 후보들은 국민의당이나 김종인 등 보수·중도 성향 잠룡들과 연정을 담보로 단일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건선 대중문화평론가는 탄핵 기각 시에 최경환 의원이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에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 안전판을 마련하기 위해선 자신의 사람인 최 의원 등이 적합하다. 검사 출신의 홍 지사가 대통령이 될 경우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일각의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치권과 민심은 탄핵 인용과 기각의 사이에서 복잡한 방정식이 과연 어떻게 풀릴 지를 지켜보고 있다. 정국은 오는 313일로 예상되는 헌법재판소의 선고까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어둠속에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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