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봄맞이 패션 트렌드 분석 "남자의 핑크"
[인터뷰] 봄맞이 패션 트렌드 분석 "남자의 핑크"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04.19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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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안 (주)폴란티노 대표·수석디자이너 인터뷰
▲ 제니안 (주)폴란티노 대표·수석디자이너

새로운 계절이 되면 어김없이 새로운 유행이 등장한다. 새 계절의 유행 색상과 디자인의 옷들이 거리에 넘쳐나고 때로는 특정 브랜드가 잔뜩 눈에 띈다. 어떤 연예인이 하고 다니는 액세서리나 헤어스타일이 누구누구의 이름을 달고 온 거리에 퍼지기도 한다. 패션유행의 힘은 점점 막강해지고 그 주기는 점점 짧아져 간다. 유행을 앞서가는 사람들, 패션 리더들을 위한 2016 S/S(Spring Summer) 패션에 관심이 모이는 이 때. 수제 남성복 전문 폴란티노의 대표이자 수석디자이너인 제니안이 올해의 컬러와 그에 따른 매력적인 코디를 제안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 화사한 봄이 왔다. 올해 S/S 패션의 특징은 무엇인가?

올해는 컬러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바로 로즈쿼츠(Rose Quartz)’세레니티(Serenity)’. 이름은 많이 낯설지만 색을 보면 단번에 이해가 갈 것이다. 두 컬러 모두 명도가 높고 채도가 낮은 파스텔 계열의 컬러다. 로즈쿼츠는 옅은 분홍색 계열의 컬러로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세레니티는 옅은 하늘색 계열의 컬러로 시원하면서도 소프트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색채 전문 기업 팬 톤은 로즈쿼츠와 세레니티를 2016년의 대표 컬러로 선정했다. 현대사회 속 갈등과 불안,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사람들에게 휴식과 안정감을 안겨준다는 게 선정 이유다. 그런데 사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결과다. 팬톤이 매년 올해의 색을 발표한 이래 두 가지 컬러가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컬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성별에 대한 색의 경계가 무너진 것이다.

- 실제로 핑크는 여자, 블루는 남자라는 컬러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들의 인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특히 이번 시즌엔 색채에 관한 성별이 모호해지는 것으로 컬러를 통한 성 평등과 성적 다양성이 나타날 전망이다. 사회적 고정관념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남성이 핑크, 그리고 여성이 블루를 입는 트렌드가 떠오르고 있다. 또한 요즘 유행하고 있는 수베니어 재킷은 원래 남성용 자켓인데 여성 연예인과 패션 센스가 뛰어난 여성분들이 입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올 봄 유행 코디로 등극했다. 요즘 연예인들의 공항패션이나 행사장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 주목해야 할 올해 패션 트렌드가 있다면.

2016년은 집방해가 될 전망이다. 1인 가구 증가와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셀프 인테리어 등 집을 꾸미는 데 많은 투자를 하게 된다. 이번 봄·여름 컬렉션에서는 슬립과 파자마 스타일 뿐 아니라 트레이닝 스타일도 많이 보인다. 특히 스타일리시한 트레이닝 스타일이 넘친다.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파자마와 슬립드레스, 트레이닝복 등 홈웨어 스타일 룩이 트렌드로 떠오른다. ‘스카쟌 점퍼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스카쟌이란 2차 세계대전 후 미군들이 자국으로 돌아가면서 아시아에서 시간과 추억을 기리기 위해 일본 장인들에게 의뢰한 옷, 불량한 스타일 점퍼다. 동물과 꽃 등 자수가 화려하게 새겨진 지퍼 여밈 봄버인 스카쟌이 올 시즌에는 다양한 소재와 결합됐다. 여성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남성 스카쟌 점퍼는 섹시미를 뽐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밋밋한 착장에 포인트를 줄 아이템이기도하다.

- 남성복 디자이너가 본 올 봄 남성 패션의 흐름은?

남성패션에서 레드는 피하고 싶은 컬러였다. 튀는 색감으로 인해 소화하기 힘들다혹은 사내답지 못하다는 등의 이유로 소수들만이 찾는 비주류에 가까웠다. 이렇듯 패미닌 컬러의 대명사였던 레드가 남성 패션을 강타하고 있다. 젠더리스 트렌드가 복종간 장벽을 허물면서 주로 여성복에 많이 사용됐던 컬러들이 속속 남성복의 세계로 들어오고 있다. 특히 빨강은 지난해부터 실크 소재에 중국풍의 화려한 문양들을 동반한 옷들로 런웨이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예로부터 밝은 양의 기운을 불어넣고 건강과 부귀를 상징해온 빨강은 남성적 힘을 보여주면서도 화사한 색깔이라 포인트 컬러로 사용하기 좋다. 올 봄·여름 남성복에서는 강렬한 태양빛의 레드 뿐 아니라 선셋 오렌지, 레드 브라운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되며 주목 받고 있다. 수트, 재킷, 팬츠뿐 아니라 셔츠와 스카프 등 액세서리에도 사용된다. 시공간(TPO), 전통, 성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취향을 선택, 조합하려는 거센 물결이 흐르고 있다. 이런 남성들을 호출한 색상이 강렬한 레드다.

- 올 봄·여름 시즌 남성복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보더리스 테이스트 (경계 없는 취향). 남성복이 가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감성, 요소를 접목한 옷들이 고객의 취향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 벌의 옷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포괄하는 옷차림은 꺼지지 않는 유행의 불꽃이 될 것이다. 평범한 듯 특이한 놈코어’(normal+hardcore)의 자장 아래 운동복 차림으로 출근, 파티까지 문제없는 애슬레저룩이 지난해를 평정했다.

-그 여파는 여전히 강력하다.

더 격식을 중시하는 남성복은 몸에 밀착되지만 느슨한 형태의 뉴 포멀 룩으로 놈코어를 재해석하고 있다. 뉴 포멀을 이끄는 소재는 면이다. 트레이닝복으로 자주 쓰이는 도톰하고 신축성 있는 면 저지와 오글오글하게 가공한 여름용 면 시어서커 같은 캐주얼 소재다. 재킷과 팬츠 등에 대거 사용되면서 편하면서도 세련된 옷차림을 구현하고 있다. 출근할 때는 재킷과 팬츠를 동일한 원단으로 맞춰 수트처럼 입고, 배기팬츠나 반바지와 조합해 트렌디한 나들이 차림으로 변주할 수도 있다. 시크한 릴랙스 무드가 유행하면서 너무 슬림하게만 보이는 수트보다는 편안한 실루엣이 인기를 끌고 있다.

- 남과 다른 개성을 추구하는 그루밍족도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 뱀피, 파이톤 소재가 남성복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시즌 남성들 사이에서 핫하게 부상한 가죽옷에 대한 관심이 뱀피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항공기 조종사들이 입는 보머재킷의 유행과 결합해 가죽 열풍이 불었던 것처럼 뱀피도 보머재킷과 좋은 궁합을 보이고 있다. 다만 소재의 과감성과 독특성을 감안해 포인트로 부분적으로만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뱀피 패션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부담이 적은 블루블랙 컬러를 선택하는 것도 괜찮다. 뱀피는 가죽 상품 중 가장 가볍고 차별화된 컬러와 소재감이 특징이다. 이번 시즌 글로벌 브랜드들에서도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그루밍족들을 중심으로 뱀피 보머재킷 수요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수제 남성복 전문 () 폴란티노 제니안 대표는?

디자이너 제니안은 명품 구찌를 만들어낸 구찌가의 전통을 계승하는 구찌오구찌의 토털브랜드 에스페리언자에서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이 때 국민적인 인기를 얻은 SBS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인형, 트레이닝복 등을 제공해 방영 후 많은 호응을 얻었다. 지난 20126월에는 자신의 브랜드인 폴란티노의 오픈식을 가졌다. 당시 그녀는 한국 신지식인 경영대상을 수상하면서 다시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패션 디자이너가 신지식인에 선정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 디자이너에서 패션사업가로 열정적인 행보를 보인 제니안 대표는 ‘2015 글로벌 자랑스러운 인물대상시상식에서 창조경제발전부문 세계패션창조기업인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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