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호 공정뉴스 대표·정치평론가

2004224노무현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념사에서 열린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걸 다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 말이 원인이 되어 노대통령은 선거중립 위반으로 2004312일 국회로부터 탄핵소추안을 받았다.

탄핵소추안은 헌재에서 기각되어 2004514일 대통령직으로 복귀했지만 그동안 헌정사에 있지 않았던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2달동안의 비정상적인 국정공백은 국민들의 동정심을 불러왔고, 같은 해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노대통령의 열린 우리당은 152석을 얻어 과반확보라는 성공을 불러왔다.

우리의 역사에서 왕조의 무능함을 사유로 역성혁명(易姓革命)이 일어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적은 있었으나 국민투표에서 당선된 대통령을 탄핵하는 사건은 없었다.

한번의 실수는 兵家之常事(병가지상사)라는 말이 있다. 병가(兵家)에서는 항상 있는 일이란 말로, 어떤 실수나 잘못을 흔히 있을 수 있는 일로 가벼이 여길 때 주로 쓴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말 한디가 탄핵소추되어 2달의 국정공백을 가져온 사건은 정치하는 분들은 언행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는 경종을 울려준 것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선거중립성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지난 6월 자신의 뜻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여당 원내대표를 향해 배신의 정치를 한다며선거에서 반드시 심판해 달라고 했다.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는 국회가 다른 이유를 들어 경제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직무유기이자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하고 맨날 앉아서 립서비스만 한다위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 모든 부분을 총괄하여 국정을 관리하는 대통령의 고충은 이해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발언들을 대통령과 호흡을 같이 하는 많은 사람들의 공천과 연계시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역대 대통령들은 예외 없이 선거 때가 되면 자기세력 확대를 위해 이런저런 수단을 강구했다. 하지만 생각처럼 성공하기보다는 분란만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5년 단임제를 채택한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대통령으로서는 국정 운영에 대한 시간의 초조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장난명 (孤掌難鳴)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즉 손바닥 하나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혼자 힘으로는 하기 어렵다는 뜻과 서로 비슷하니 싸움이 난다는 말이다.

정치는 혼자만의 의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국회의 개점휴업을 질타하는 대통령의 발언에서 절박함 보다는 분노가 느껴진다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국회를 개점휴업상태로 방치한 의원들은 분명 직무유기를 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급하게 처리하려는 대통령의 말이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국정화도 그렇고 노동개혁도 굳이 서둘러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임기 중반을 넘어선 대통령의 입장에서 재임기간 안에 모든 일을 마무리하여 유종의 미를 남기고 퇴임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나 외교정책처럼 차분하고 냉정한 판단으로 국내정치를 조율하는 컨트롤러가 되기는 어려운가 하고 반문하고 싶다,

대를 이어 대통령이 된 것은 모든 국민이 선친인 박정희 대통령의 향수를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라는 단어보다는 우리라는 단어를 생각하며 집권후반기를 관리하면 어떠한지 권하고 싶다.

부엌에 가면 며느리 얘기가 맞고 안방에 가면 시어머니 말이 맞다는 속담이 있다.

다가오는 201620대 총선은 현명한 국민이 새로운 정치지도자를 선출할 것이다. 국민을 위한 정당과 피해를 주는 정당에 대해 엄히 심판할 것이다.

대통령은 더 이상의 논란을 만들지 말고 큰 어른으로서의 역할에 맞는 위상으로의 품위를 유지하면 20대 총선이 그 결과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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