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8개월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대선을 향한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 대선을 노리려면 TK(대구-경북)를 잡아야 한다. 이건 정가에서는 정설(定說)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권의 심장’이자‘대선의 핵’이다. 이미 대선 잠룡들이 TK를 본격적으로 노리기 시작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김부겸 전 의원은 대구 수성갑에서 TK 1차전으로 그 스타트를 끊을 예정이다. 여전히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최경환 부총리도 유력한 TK주자다.

박 대통령과의 불화로 잠시 입지가 흔들린 듯 보이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아직은 리타이어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거기에 김무성 대표까지‘TK 대전’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앞으로 벌어질‘TK 대전’은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여진다.

‘TK 대전’1라운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 대구 수성갑 당협위원장에 내정되면서 내년 총선에서 김부겸 전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과 자웅을 가릴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위원장 황진하 사무총장)는 여론조사와 면접, 다면평가 등을 거쳐 지난 6일 김 전 지사를 수성갑 당협위원장으로 선정하고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 했다.

이로써 새누리당 수성갑 당협위원장으로 선정된 김 전 지사는 내년 총선 공천권에 바짝 다가섰다. 김 전 지사는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최종 확정되면 김부겸 전 의원과 맞붙게 된다.

김 전 지사와 김 전 의원은 경북고 동문이자 서울대 선후배 사이로 김 전 의원이 운동권 출신인 김 전 지사를 존경해 운동권에 들어갔고 정치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김 전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40.3%의 높은 득표를 올렸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해 권영진 시장에게 지긴 했지만 수성갑에서는 50%가 넘는 득표를 올린 바 있다.

<영남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폴스미스와 함께 지난 2월 24일과 25일 실시한 전화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서 ±3.06%)에서 김 전 의원은 62%로 김 전 지사의 24.2%에 비해 크게 앞섰다.

김 전 의원은 범어동, 만촌동, 고산동, 황금동 등 수성갑 지역 전역에서 모두 김 전 지사를 앞섰고 20대와 30대, 40대 등에서 고루 앞섰다. 60대 이상에서만 김 전 지사에 약간 뒤졌다.

또 <대구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수성갑 지역 주민 7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여론조사에서도 김 전의원이 47.4%를 얻어 김 전 지사(37.4%)를 10%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7%포인트). 김부겸 전 의원이‘여권의 심장’에 깃발을 꽂으러 간 셈이다.

하지만 김문수 전 지사도 대권행보를 위해서는 물러날 수 없다. 김무성 대표와의 차별성을 두려면‘TK 맹주’자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두‘차기 잠룡’이 TK 대전 1라운드의 막을 올린 셈이다. 둘 다 질 수 없는 입장이니만큼‘빅 매치’가 기대된다.

TK의새주자 김무성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태어난 곳은 포항이다. 물론 이정도 사실로 김 대표를 TK라고 표현하긴 어렵다. 하지만 김 대표의 지역으로 분류되는 PK에는 이미 너무 강력한 대선주자들이 많다.

새정연 문재인 대표, 안철수 의원, 박원순 시장 등이 전부 PK 지역이다. 그리고 어차피 대선을 노리고 있다면 TK지역을 잡아야 한다. 실제로 김 대표는 지난 미국 방문에 TK출신 의원들인 강석훈, 이한성, 장윤석 의원과 동행해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TK로 넘어가는 교두보가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김무성은 가장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 중 하나다. 박 대통령이 우아하고 고상한 이미지로 전임자인 이 명박 대통령의 소위‘장사치’이미지와 대비되어 눈에 띈 것과 마찬가지로 박 대통령과는 대비되는 전형적인‘경상도 남자’다. 김 대표가 새누리당 대표직에 당선됐을 때 몇몇 원로급 인사들이‘입조심’과‘박 대통령에게 대드는 모습’만 보이지 않으면 충분히 대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칠만하다. 실제로 김 대표는 박 대통령과 몇 번이고 척을 질 뻔한 일들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바짝 엎드린’태도를 취했다.
이뿐만아니다.‘ 새줌마’이미지 등 대선을 향해 한발 한발 착실히 나아가고 있다. 만약 차기대선에 김 대표가 출마한다면 현재로서는 가장 강력한 선두주자로 여겨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 대표의 TK 주자설이 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최경환 부총리 “변함없는 초이노믹스”

한편 영남일보가 여론조사기관 <폴스미스리서치>에 의뢰해 7월30일~31일 이틀간 대구경북주민 1천180명(대구 562명·경북 6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 대표가 TK지역에서 32.1%로 차기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조사는 자동응답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5.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1%p였다.

TK지역에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정치인으로는 최경환 부총리가 있다. 지난해 7월 우리나라의 경제 컨트롤타워 자리에 앉았다. 그의 이름을 딴‘초이노믹스’(Choi-nomics)도 등장했다. 보통은 정부의 명칭을 활용하는데 그만큼 최 부총리의 상징성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초이노믹스는‘재정을 풀어 내수를 활성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최 부총리는 내년 4월에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총선에 나가려면 연말에는 그만둬야 한다.

특히 여권 내 친박들도 최 부총리가 친박 구심점이 돼야 한다며 이제는 당에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의 정치컴백은 청·정 역학관계상 쉽지 않다. 경제부총리는 정부의 경제팀을 이끄는 자리다. 선거에 한눈 팔면서‘떴다방’굴리듯 시한부로 일할 자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유승민, 제기할까

유승민 의원은 박 대통령과의 불화로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 일단 최경환 총리와‘TK목장의 결투’라며 대표주자로 여겨지던 시절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직 대선은 3년이 남았다.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

실제로 영남일보의 여론조사에서 김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지율은 9.0%. 김 대표와 격차가 크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지역 언론인 영남일보가 지난 해 10월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대구·경북을 대표할 정치인’1위로 유 원내대표가 꼽히기도 했다. 총선을 전환점으로 다시 떠오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가 현안에 대해 청와대와 자주 대립각을 세워‘자기 목소리 내기’로 박근혜 대통령의 뒤를 이어 대구·경북(TK)을 대표하는 정치 지도자가 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됐지만 그 정도가 과했다.

정가에서“유 원내대표의 최근 행보가 다른 인물과 차별화를 꾀해 TK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지도자라는 위상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그 점이 오히려 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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