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의료기기 업체 투자 결실…헬스케어 시너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06년부터 최종현 전 회장 시절부터 시작된 중국투자를 확대해 왔다. 지난 2012년 최 회장은 중국과 힘을 합쳐 발전번영하는 역사를 써 나가자고 강조했다. 1991년 국내 기업 최초로 베이징에 사무소를 개설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한 뒤 거둔 성과에 대한 자부심과 향후 창출해 낼 성과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했다. 이후 최 회장은 수감 생활을 시작하면서 그룹 경영을 이끄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와 헬스케어, 석유화학,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최 회장이 중국 시장에 심어놓은 SK의 미래동력은 꾸준히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진정한 동반자 관계결실

지난 7SK차이나와 SKC는 지분 100%를 보유한 리튬이온 전지 소재 업체를 중국 스안(事安)그룹에 넘기고 대신 15% 이상의 지분을 받아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스안 그룹의 지분을 확보한 목적은 스안그룹의 모회사인 우롱(五龍)자동차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우롱자동차는 중국 전기차시장의 신흥강자다. ‘창장(長江)’이라는 브랜드로 전기 승용차버스승합차 등을 생산하고 있다.

SK그룹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스안그룹의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우롱자동차의 전기차분야 합작이 가능하게 됐다.

스안그룹은 SK에 넘기는 지분의 주당 가격을 6.5홍콩달러 미만으로 제시했다. 현재 이 기업의 주가가 9홍콩달러를 웃돌고 있어 SK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지분을 확보가 가능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중국에서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도 전기차 관련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도 자회사 매각이라는 카드를 던지며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고 평했다.

이에 앞서 SK이노베이션이 중국 시노펙과 후베이성 우한에 나프타분해시설(NCC)을 공동 설립했다. 이는 SK 특유의 윈윈(win-win)’전략이 돋보이는 사례다.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화학사업에 진출하려는 시노펙과 에틸렌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했던 SK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33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성사됐다. 우한 NCC공장은 가동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 관계자는 중국과 진정한 동반자 관계를 맺고자 하는 최 회장의 평소 철학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고 평가했다.

▲중국 시노펙과 합작해 작년 초 준공한 우한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

미래 먹거리 선점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SK텔레콤도 중국에서 차츰 성과를 올리기시작했다. SKT가 지난 2012년 지분 49%를 인수한 중국 의료기기 전문기업 티엔롱()은 수요 확대에 힘입어 최근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투자 규모는 400억원 수준이다.

분자진단기기 및 시약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SKT가 투자에 나선 뒤 연평균 50% 이상의 매출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SKT는 티엔롱의 실적 개선에 따른 지분투자 이익 확대와 모바일 헬스케어 영역에서의 시너지 창출 등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

SKT 관계자는 티엔롱 지분 인수 등 중국 헬스케어 시장에 대한 탐색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중국 분자진단기기 시장은 오는 20216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차이나 프로젝트를 언급할 때 SK하이닉스 인수건도 빼놓을 수 없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만 15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그룹 내 최대 수익원으로 등극했다. 최 회장은 중국 반도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SK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들어 품에 안았다.

인수 직후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을 방문한 최 회장은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그룹 전체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최 회장의 통 큰 투자에 힘입어 미세공정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인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실적은 연일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최태원SK그룹회장(왼쪽)과 왕티엔푸(王天普) 시노펙총경리가 지난 2011년 12월 베이징에서 본격적인 사업확대를 위한 포괄적MOU를 체결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유독 큰 빈자리

반면 SK그룹은 수장의 빈자리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 최 회장이 자리를 비운 후 추진하던 사업에서 잇따라 실패했다. 올해 초에는 렌터카 1위 업체인 KT렌탈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롯데그룹에 밀렸다.

2013년에는 SK텔레콤이 ADT캡스 인수전을 중도 포기했고 SKE&SSTX에너지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지난해 초에도 SK에너지를 통해 호주 유나이티드페트롤리엄(UP) 지분을 인수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인수합병(M&A)이나 대규모 투자 사업은 대부분 중지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그룹 총수의 존재 여부가 사업의 성패를 가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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