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 열풍’을 불러온 해태제과의‘허니버터칩’생산량이 내년 4월부터 두 배로 늘어난다. 해태제과는 제품 출시 10개월 만에 강원 원주 문막공장 인근에 허니버터칩 생산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품귀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해태제과 측은 신공장이 완공되면 허니버터칩 연매출이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공장증설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제기됐다.

10개월 만에 공장 증설

해태제과가 마침내 허니버터칩 공장을 증설한다.

해태제과는 지난 1일 강원도 원주시청에서 강원도, 원주시와‘허니버터칩 신규 공장 증설에 관한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현 문막공장 인근에 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해태제과가 일본 가루비사와 공동으로 240억원을 투자해 건립하는 신규 공장은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반계리에서 오는 7월 착공해 내년 4월 완공될 예정이다.

신규 공장은 부지 3만㎡에 1만㎡ 규모로 마련된다. 기존 공장의 생산라인보다 2배 이상 생산 효율성이 높은 최첨단 감자칩 생산설비가 도입된다.

해태제과는 공장이 완공되면 허니버터칩 생산량이 현재 월 75억원 수준에서 최대 150억원으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강원도와 원주시는 MOU 체결을 통해 신규 공장 건립이 신속히 진행되도록 각종 인허가 등 행정절차와 관련해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강원도와 원주시는 공장 증설을 통해 도내 약 100여명의 추가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지방세 수입 증가를 통해 지역경제가 발전하고 허니버터칩 증산으로 도내 감자 소비량이 약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내년에 신규 공장이 완공되면 허니버터칩 품귀현상이 조금이나마 해소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MOU 체결을 통해 강원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감자칩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매출 2배증가할 것”

허니버터칩은 감자칩에 국내산 아카시아꿀과 프랑스산 고메 버터를 넣어 만든 제품이다. 지난해 8월 출시된 후 3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올릴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원주 문막에 위치한 기존 해태제과 공장 한 곳에서만 생산돼 대다수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구매를 거의 못할 정도로 심한 품귀 현상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태제과는 “생산 라인은 증설하는데 돈이 많이 들고 한 번 증설한 라인은 다른 과자를 만드는데 쓸 수 없다”면서 허니버터칩 라인 증설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생산라인 증설보다는 허니통통 등 기존의 다른 과자에 허니버터 소스를 가미한‘형제 제품’들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말부터 문막공장 증설을 놓고 고심해 오던 해태제과는 결국 합작사인 일본 가루비사에 손을 먼저 내밀었다. 해태제과는 문막 대구 광주 청주 천안 등 5개 공장 가운데 감자칩을 생산하는 문막공장만 그동안 일본 가루비와 합작으로 운영해 왔다. 가루비사도 현재 국내에서 껍질을 벗겨내지 않은 감자를 막대 모양으로 튀긴스낵‘자가비’등을 이곳에서 생산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공장이 완공되는 내년 초부터 허니버터칩을 월 1000만봉지씩 생산할 예정이다. 이로써 월 매출도 75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신공장이 완공되면 허니버터칩 연매출이 2배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빈자리 채운 허니 제품들

공장 증설을 두고 일각에선 염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품귀현상으로 인한 신비주의가 허니버터칩의 인기에 한 몫 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생산량을 늘린 뒤에도 지금 같은 인기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막상 공장이 완공되고 물량이 쏟아지면 인기가 시들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11년 팔도(당시 한국야쿠르트)는 신제품‘꼬꼬면’의실패사례가 대표적이다.

꼬꼬면은 그해 9월 출시되자마자 한 달 만에 매출 60억원을 기록했고 하루 주문량만 50만개에 달할 만큼 빅히트를 기록했다. 동네 슈퍼와 편의점은 물론 대형마트에서도 꼬꼬면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이에 꼬꼬면은 500억원을 과감히 투자, 발빠른 공장 증설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하얀 국물 라면 트렌드가 단 기간으로 끝나면서 투자실패를 맛봤다.

달콤한 감자칩의 유행 역시 이 같은 흐름을 타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당초 일본 가루비사도 허니버터칩이 반짝 인기에 끝날 것으로 보고 투자를 망설였다.

그러나 허니 열풍은 해를 넘겨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스낵 시장 전체가 확대되면서 롱런의 긍정적인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평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주요 스낵업체 5개사(농심ㆍ오리온ㆍ크라운제과ㆍ롯데제과ㆍ해태제과)의 올해 1분기 국내 스낵시장 규모는 294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 성장했다. 올해 해태 제과의 허니 시리즈(허니버터칩ㆍ허니통통ㆍ자가비 허니마일드) 매출은 1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문제는 그간 허니버터칩의 빈 자리를 노린 수많은 미투 제품이 출시 됐다는 점이다. 농심‘수미칩 허니머스타드’와 롯데제과‘꼬깔콘 허니버터맛’, 오리온‘포카칩 스윗치즈맛’등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제과 시장의 판도를 바꾼 허니버터칩. 해태제과가 공장 증설을 통해 달콤한 감자칩 시장에서 주도권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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