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호 공정뉴스 대표 및 정치 평론가

한류(韓流)의 시초는‘겨울연가’이다. 겨울을 배경으로 한 남녀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겨울 연가’의 배경은 강원도 춘천과 남이섬이다. 주인공 배용준과 최지우는 일본에서 욘사마, 지우히메로 불리며 한류상품이 됐다. 문화를 산업으로 키웠다. ‘겨울연가’가 만들어낸 한류는 드라마, K-POP으로 확대되면서 아시아를 넘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메카인 미국, 영국, 프랑스까지 석권했다. 가수 싸이의‘강남스타일’은 빌보드차트 상위에 랭크되는 성과를 거뒀다.

한류는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관광산업의 발전에까지 기여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268만 2000여명이다. 이 중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이 566만3000명(44.4%)이다. 한류관광 온 중국인들은 14조 원의 돈을 썼다.

중국인 관광객은 연 평균 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2020년에는 30조 원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한류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발생했다. 더운 중동지역에서 전염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라는 낮선 바이러스가 원인이 됐다. 추운 강원도에서 시작된 한류를 더운 중동에서 깎아먹는 사태가 생긴 것이다.

지금 한류는 싸늘하다. 한류(寒流)라는 표현이 적당하다. 정부가 한류를 얼어붙게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한때 정부는 문화융성을 주창하며 자동차나 IT산업에 버금가는 산업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은 한류와 엇박자를 냈다. 최근 박근혜 정부에선 메르스라는 바이러스에 대한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건강에 위협을 느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막았다.

한류寒流)보다 민심이 문제다. 상황이 나쁘다. 차다 못해 얼어붙었다. 지난해는 세월호 참사로 극심한 경기침체가 있었다. 이번 메르스 공포는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국민의 불안은 정부나 청와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SNS를 통해 메르스 공포는 실시간으로 사회를 공포로 내몰고 있다. 세기 말 현상까지 느껴질 정도이다. 전국적으로 500여개 넘는 학교가 휴업에 들어갔다. 음악회 등 각종 행사가 잇따라 취소됐다. 지하철을 타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낮선 사람과의 악수나 대화를 거부하는 일까지 있다. 아픈 환자가 병원 가기를 불안해하고 극장, 예식장, 장례식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이젠 국가가 나서야 한다. 더 이상 중앙정부는 헛발질을 그만두고 메르스 확산을 제대로 통제 관리해야 한다.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의심, 확진 환자를 관리하고 병원 밖 3차 감염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정부의 위기관리스템을 재정비 해야 한다.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은 이미 세월호 참사 때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초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위기관리시스템에 구멍이 난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쳤지만 결국 도로아미타불이었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박근혜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불신당하고 회복 불가능한 구렁텅이로 빠져버릴 것이다. 현재가 박근혜 정권으로서는 결정적인 위기다. 이런 비상사태에서 대통령은“방안을 알아보자”“진지하게 논의하자”라며 안일한 대처를 해서 몰매를 맞았다. 이런 사실에 대해 국민 모두가 다 알지만 대통령만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지금이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재앙적 상황을 막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만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라는 속담처럼 박근혜 정부가 일시적인 임시방편 보다 국가 위기시스템을 제대로 재정비하고 낡은 적폐를 척결하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만들어 국민 누구나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국가관을 세우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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