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도의회

시·도 의원들의 일탈과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전국이 메르스 사태로 걱정스러운 가운데 일부 시·도 의원들의‘땅콩 갑질’을 연상케 하는 추태에 눈살이 찌푸려 진다. 모 시의원은 로비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았다가 들통났다. 모 도의원은 자신이 속한 상임위 소속 여직원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이 여직원은 정신과치료까지 받았다. 또 다른 도의원은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한 군의원은 음식점 화단의 소나무를 자신의 집으로 들고왔다. 절도죄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지역민들을 대표하며 그들에게 모범이 되어야할 지방의원들의 범법행위는‘갑질’을 넘어서 지역민들의 불신을 쌓고 있다.

전국지방의회 의원들의 탈선과 일탈행위가 도마에 올랐다. 지역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이들의‘갑질’은 황당하기 이를데 없다.

#사례1. 경북 울진군의회 이모(66)의장은 지난달 21일 경남 울주군 언양읍 소재 모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그는 당시 울진군의원, 주민 등 30여명과 함께 버스로 한국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식당에 들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의 화단에는 1m 크기의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었다. 어떤 이유에선지 일행의 실수로 나무를 넘어뜨렸다. 이후 이 의장은 자신의 집에 소나무를 가져온다. 주인은 이 의장을 절도혐의로 경찰에 고발한다. 이 의장은 불구속 입건됐다. 이 의장은“일행이 실수로 나무를 넘어뜨려 안타까운 생각에 가져온 뒤 주인에게 사과하고 양해도 구했다”며“훔칠 생각은 없었지만 어쨌든 모든게 내 책임으로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사례2. 전북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 정 모(37)의원은 여직원을 상습적으로 괴롭혀 물의를 빚고 있다. 정 의원은 중앙당과 국가인권위의 진상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6.4 지방 선거에서 당시 안철수 계파의 몫으로 비례대표에 공천을 받아 도의원이 됐다. 새정치민주연합중앙당은“정 의원이 지난해 7월 10대 의회가 구성된 이후 행정자치위 소속의 한 여직원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의회 내 여직원의 계약직 연봉책정기준표를 몰래 얻어내 공개하고 자신의 지시에 대응이 늦은 직원들에게는“뺑뺑이를 돌려봐야 정신나겠느냐. 맛 좀 봐야 정신차리겠느냐”는 등의 비하 발언을 서슴없이 남발했다. 유럽연수에 동행한 여직원에게 새벽에“컵라면을 가져다 달라”고 요구하는 등 각종 추태와 행패를 부린 것으로 밝혀졌다. 정 의원은 또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여직원의 좌석을 발로 차거나 잡아당기는 등의 추태를 부리기도 했다. 정 의원은 사건이 불거지자 일부 사안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괴롭힘을 당한 여직원은 최근 2주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사례3. 전남 순천시의회 소속 임모(57) 의원은 지난 1일 순천시의회 제194회 임시회 본회의 시정질의 과정에서 조충훈(63) 순천시장에게“어디 시장이 건방지게”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임 의원은 전임 시장 때 변경된 지구단위계획 관련한 시정질의 도중 조 시장을 거짓말장이라고 몰아세웠다. 질의를 끝내주길 요청한 조 사장에게 임 의원은“어디 시장이 건방지게”라 응수한다. 그는“누구 마음대로 끝내려 하냐, 시장이 건방지게”라며 연이어 고성을 질러댔다. 이런 장면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순천시 공무원은 물론 시민들까지 지켜보며 씁쓸에 했다.

#사례4. 전북 전주시의회 김모(58) 의원은“토지 감정가를 높여주겠다”며 로비자금 3000여 만원을 챙긴 혐의로 지난달 28일 전주지법에서 벌금 1000만원, 추징금 356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 의원은 2012년 한 유통회사 대표를 만나“국가식품클러스터 부지로 편입된 30억원 상당의 전북 익산시 땅의 감정가를 40억원 이상으로 높여주겠다”며 7차례에 걸쳐 모두 365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사례5. 대구 달서구의회 허모(43) 의원은 지난해 9월 타 시·도의회 비교견학을 위해 전남 무안군을 방문했다. 허 의원은 무안군측의 의전 소홀 등을 문제삼아 자신보다 15살 많은 공무원의 정강이를 세게 걷어차며 행패를 부렸다. 이러한 문제로 구의회 윤리특위에 회부돼 출석 정지 25일의 징계를 받았다.

‘갑질’지방의회 의원들‘슬쩍 식구감싸는’의회

시·도의회는 비위를 저지르고 의회의 위상을 손상시킨 의원들의 처분에 관대하다. ‘제 식구감싸기’행태를 보이고 있다. 응당 물의를 일으킨 의원에 대한 윤리위원회 회부 논의가 있어야 하나 슬쩍 피하려는 행태를 보인다. 여직원을 상습적으로 괴롭힌 정 의원은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열고“미숙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한다. 인격적 미숙함이 당사자에게 상처를 줬다”고 사과까지 하며 스스로 윤리위원회소집을 요청했다.

이에 김광수 전북도의회 의장은“소속 의원의 불미스런 행동에 대해 사과한다”면서도“지금으로서는 조사 권한이 없어서 인권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에 따라 윤리특위를 열겠다”는 원론적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다.

이외에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같은 도의회 양 모 의원의 경우에도 윤리특위조차 진행하려 하지 않는다. 더불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하면 제명도 할 수 있다. 한 전직 도의원은“문제가 발생하면 눈치를 보다가 대중의 관심이 멀어지면 슬쩍 꽁무니를 빼는 식의 제 식구 감싸기는 여전하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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