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언제 갔냐는 듯이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사계절이 비교적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계절에 따른 소비 기호도 편차가 큰 편이다. 이에 맞춰 외식업계에서는 비수기에 대한 사전정보과 그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비수기에 필요한 것은 ‘성수기가 되면 다시 좋아지겠지’라는 인내심이 아니라 ‘비수기마저 잡겠다’는 적극성이다. 비수기에 대처하는 전략에 따라 그 해의 매출과 향후 방안은 차이를 보이고, 브랜드의 장래성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메뉴 다양화 선택 폭넓혀

기본적으로 메뉴의 다양화가 실현되면, 비수기의 고민은 어느 정도 해결 된다. 단, 마구잡이식으로 메뉴를 추가하면 브랜드의 정체성이 불분명해지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프리미엄 오븐구이 전문점 돈치킨은 상대적으로 매출이 떨어지는 겨울을 공략하고자 했다. 겨울에 맥주와 치킨을 즐기는 고객에게 더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자 ‘해물짬뽕탕’,‘해물누룽지탕’을 선보였다. 한 겨울에 치맥이 아니더라도 고객이 매장을 방문할 수 있게끔 조치를 취한 것이다. 얼큰하고 뜨거운 국물과 각종 해산물을 더해 치킨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커피전문점인 파스쿠찌는 서울 혜화동 대학로 인근에 메뉴의 다양화를 특화시킨 매장을 오픈했다.기존 매장에서 판매하던 파니니, 브런치 등 사이드 메뉴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만든 것이다. 1층에서는 다양한 원두로 만든 드립커피와 아메리카노 등 커피 음료를 판매하고, 3층에서는 직접 굽고, 조리한베이커리, 샐러드,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는 델리 스테이션을 준비했다. 파스쿠찌는 이러한 다양화로 고객의 발걸음을 유도해냈다. 프레첼 델리, 참깨 베이글 샌드위치 등 14가지 종류의 메뉴 주문이 가능하게 하여 메뉴의 다양화에 보다 더 박차를 가한 것이다.

치킨이 맛있는 맥주집, 바보스의 경우 스몰비어를 보완한 프리미엄 미들비어 컨셉으로 매출 공백기를 줄이고자 하였다. 쌀쌀한 날씨가 찾아오면 단순한 메뉴로 매출이 급감하는 스몰비어 시장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스몰비어 전문점 ‘바보비어’에 닭강정전문점 ‘꿀닭’, 오리엔탈 볶음면 전문점 ‘Mr.면장’을 결합시켰다. 닭강정부터 옛날통닭까지, 여기에 오리엔탈 에스닉 푸드와 백색거품의 크림생맥주 메뉴 덕에 계절에 영향 받지 않는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게 됐다. 바보스 망원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영돈 씨는 “바보스의 다양한 메뉴로 인해 비수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다. 매출의 공백기 없이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여 일평균 매출 100만원 선을 유지하고있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빙수 전문점 설빙도 마찬가지다. 여름과 겨울마다 매출 폭이 컸던 설빙은 겨울을 맞이하여 사이드메뉴를 대폭 보강했다. 부산의 명물로 손꼽히는 씨앗호떡을 재해석한‘바삭씨앗호떡’, 찰떡궁합으로 알려진 고구마와 치즈의 조합인 ‘모짜렐라 고구마’, 가래떡을 퓨전화한 ‘쌍쌍치즈가래떡’을 선보인 것이다. 빙수 전문점으로서 계절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메뉴의 다양화를 꾀한 것이다. 이로 인해 설빙의 지난겨울은 꼭 빙수가 아니더라도, 따뜻한 차와 디저트를 먹고자하는 고객이 증가했다.

본아이에프의 본죽&비빔밥cafe 역시 메뉴의 다양화로 성공을 꾀한 브랜드다. 본죽과 본비빔밥의 메뉴를 한 매장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여 계절에 영향 받는 비수기를 극복한 것이다. 기온이 떨어지는 추운 가을, 겨울에는 죽이 매출을 올리고, 봄과 여름에는 비빔밥이 그 역할을 대신 한다. 본죽&비빔밥cafe에서는 본죽 인기 메뉴인 전복죽과 버섯불고기 비빔밥 등이 번갈아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 외에도 궁중 떡볶이 같은 별미를 함께 선보여 메뉴의 다양화에 보다 더 힘쓰고 있다.

본사 지원 서비스!

비수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비단 메뉴의 다양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메뉴의 변화 없이도 본사의 노력, 혹은 매장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이를 극복해낼 수 있다. 본사와 가맹점 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토대로 서로가 서로를 도와야 하는 것이다.

앞서 스몰비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콜라보레이션으로 메뉴의 다양화를 꾄 바보스는 본사의 지원으로 비수기를 극복하고 있다. 본사 직원들이 직접 나서 게릴라 이벤트를 실시한 것이다. 수도권에 위치한 바보스 매장에 본사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서 인근 지역에 전단지를 나눠주는 이벤트로 가맹점주들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비수기를 극복할 수 있게끔 용기를 복돋아주고자 했다. 이 이벤트는 옛날통닭 주문 시 수입 병맥주 무료 제공, 매장 내에서 방문 SNS 포스팅을 할 경우 파닭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 형태로 진행됐다. 여기에 옛날통닭 50% 할인 가격인 6800원에 즐길 수 있는 깜짝 할인이벤트로 고객을 사로잡았다.

죽 전문점 본죽은 무더위에 죽 구매를 꺼려하는 고객을 위해 보양죽을 구매한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ABC마트 온라인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1만원 할인권을 증정했다. 매장에서 죽을 구입하고 본죽 홈페이지에 응모번호를 등록하면 될 정도로 간단했던 서비스로 비수기를 대비해 선방한 사례다. 이와 함께 ABC마트에서 신발 두 켤레 이상 구매한 고객 500명에게도 본죽의 전복죽 교환권을 제공하기도 했다.

요가 프랜차이즈 전문점 아메리카요가는 여름이 비수기다. 이를 대비하기위해 아메리카요가는 작년6월에 월드컵 이벤트를 펼쳤다. 신규 및 기존 회원 2002명에게 선착순으로 응모권과 특별한 혜택을 제공한 것이다. 여름방학을 맞이하는 7월에는 학생증 지참 시 50% 할인, 내가 등록하면 친구는 공짜로 다닐 수 있는 1+1 이벤트, 휴가철을 맞는 8월에는 여름 휴가비를 지원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또한, 9월에는 추석을 맞이하여 영화 티켓과 함께 50% 할인권을 제공하여 비수기 공략에 적극 나섰다.본사의 비수기 공략 마케팅 덕분에 아메리카요가의 각 매장 별 매출의 공백기는 최소화 될 수 있었다.

방학 리스크 극복 전략!

대학가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끊기는 방학 기간이 비수기다. 이 때는 전단지를 배포하거나 홍보를 통해 인근 주민을 끌어들이거나, 특정 메뉴의 가격을 할인하는 등의 다각적인 방법으로 매출 감소를 최소화 해야 한다.

이에 최근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특정한 요일에 맞춘 할인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객 사로잡기에 나선 것이다.

대학교 앞에 즐비한 외식업체들의 비수기는 다름 아닌 방학 시즌. 도시락전문점 한솥도시락은 겨울방학에 맞는 비수기에 대비해 요일별 할인 이벤트를 실시했다. 한솥도시락 인하대 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희랑 씨는 겨울 방학기간인 12월부터 1월 사이에 일평균 백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경험이 있다. 치킨마요도시락, 돈까스도련님 등 매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를 선별하여 요일별로 할인 판매했다. 특히 월요일에는 치킨마요도시락을 1900원에 판매하여 주문량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렇듯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김 씨처럼 방학 비수기를 잘 극복할 수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