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길(36)이 세계복싱평의회(WBC) 미니멈급(-48kg) 타이틀전을 치를 예정이다. 배영길은 범아시아복싱협회(PABA) 플라이급(-51kg) 챔피언이다.

배영길의 소속사 AK프로모션은 지난 8일 체결한 WBC 타이틀전 계약서를 공개했다. 공개된 계약서에는 그동안 사용했던 링네임 유명구 대신 본명인 배영길로 서명한 것이 눈에 띈다.

한국인이 10여년만에 WBC 챔피언을 노린다. 한국인의 WBC 세계타이틀전은 2006년 2월 17일 지인진(42)이 마지막이었다. 개인적으로 배영길은 5년여만의 한국인 세계챔피언에 도전한다.

20년복싱인생 숙원 도전

WBC와 세계복싱협회(WBA) 그리고 국제복싱연맹(IBF) 같은 메이저 기구뿐 아니라 마이너까지 포함해도 한국인 세계챔피언은 벌써 5년 넘게 나오지 않고 있다.

김지훈(28)이 2009년 9월 12일 국제복싱기구(IBO) 슈퍼페더급(-59kg) 챔피언에 등극한 것이 마지막이다. 또한 배영길은 561일 만에 세계타이틀전에 임하는 한국인이 된다.

가장 최근 세계챔피언에 도전한 한국인은 손정오(34)였다. 챔피언 가메다 고키(29·일본)의 8차 방어전 성격인 2013년 11월 19일 WBA 밴텀급(-53.5kg) 타이틀전에서 손정오는 10라운드에 다운을 뺏는 등 선전했으나 1-2 판정패로 아쉽게 졌다.

한국 프로복싱 역사상 미니멈급 세계챔피언을 지냈거나 도전했던 선수는 모두 8명이다. 최희용(50)과 김봉준(51)이 WBA 챔피언 5차 방어까지 성공했고 이경영(49)은 IBF 챔피언을 지냈다.

오광수(50)·김재원(37)·박명섭(41)이 WBC, 강금영(43)·이삼중(51)이 WBA 타이틀전을 경험했다. 배영길은 미니멈 세계타이틀전에 임하는 9번째 한국인으로서의 각오 및 소감을 밝혔다.

배영길은“20년 복싱인생의 숙원인 WBC 타이틀전을 하게 됐다. 원정이긴 하나 그동안 태국에서 많은 경기를 해봤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챔피언이 되고자 운동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하며“WBO아시아태평양 라이트플라이급 및 PABA 플라이급 챔피언에 2007~2008년 잇달아 도전했다가 패하고 방황했다.

배영길은 한국 나이로는 37세 노장선수다. 그는 세계챔피언이 없는 국내 현실에서 도전자로 선택된 것도 대단한 행운이라고 인정한다“. 나한테는세계챔피언이 될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이제 2달도 남지 않았다. 한국복싱의 자존심과 위상을 드높이겠다”고 다짐한다. 더불어 배영길은“경기 성사에 많은 도움을 준‘AK 프로모션’그리고 한국권투위원회(KBC) 홍수환 회장과 이원복 고문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배영길은 챔피언 완헹 메나요틴(30·태국)의 2차 방어전 상대로 오는 6월 2일 방콕 원정에 나선다.

고단한 삶의 헝그리 복서

그의 본명이 알려지면서 그의 삶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동안 사용했던 링네임 유명구 대신 본명인 배영길로 타이틀전에 나섰다.

그동안 권투선수 배영길은 링에 오를 때마다 유제두·유명우·장정구의 줄임말인 유명구라는 링네임을 사용했다. 권투선수 배영길은 6남매의 다섯 째로 살아왔다.

태어난 직후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16살에 학교를 그만 두게 됐다. 그는 18살에 주먹을 잘못 써 담장안에 갇혔다. 그 곳에서 권투선수의 꿈을 키웠지만 2002년 신인왕전에서 뜻을 이루지 못했고 그쯤 새 아버지 마저도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신인왕에 실패한 권투선수 배영길은 새 아버지의 유해가 뿌려진 부산 영도 앞 바다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음주교통사고를 내 다시 철창행 신세를 져야 했다.

당시 권투선수 배영길은“아버지가 보고 싶었다. 김해 사시는 어머니가 1년 넘게매일 면회 왔다. 가슴이 많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운동에만 전념했고 두 번째 출전한 2004년 신인왕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런 권투선수 배영길이 3393일 만의 WBC 한국인 챔피언을 노린다. 그는“한국 나이로는 벌써 37세다.

은퇴가 당연시되는 국내 체육계의 풍조도 안다. 세계챔피언이 없는 국내 현실에서 도전자로 선택된 것도 대단한 행운”이라면서“나한테는 세계챔피언이 될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이제 2달도 남지 않았다. 한국복싱의 자존심과 위상을 드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내도 여성 챔피언 목표

배영길의 세계 챔피언 도전 소식이 알려지자 그의 아내 유희정이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권투선수 배영길의 아내 유희정도 남편과 마찬가지로 권투선수다.

권투선수 배영길의 아내 유희정 역시 14연승을 기록 중인 세계최정상급 선수다. 그는 지난 28일 MK스포츠와 인터뷰에서“WBC 여성 챔피언에 등극하는 것이 목표다.

실패한다고 해도 3번까지는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권투선수 배영길의 아내 유희정은 현재 슈퍼플라이급(-52kg) 세계 8위 정도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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