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심화로 갈수록 투자대상 발굴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조건부자본증권(이하 코코본드)이 투자대안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3월 초순에 기업은행의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가 절찬리에 판매됐다.

2개 트랜치로 발행됐는데 발행금리가 5년 콜 코코본드는3.84%(국고채 5년 + 1.8%p), 10년 콜 코코본드는 4.33%(국고채10년 + 2%p)로 절대금리매력을 보유하여, 리테일 수요가 대거몰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기명 연구원은“국내 은행이 발행하는 코코본드는 상각처리 등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희박하다. 또한 신종자본증권 코코본드에 적용되는 이자지급제한 조건도 일부 지방은행을 제외하고는 발생 가능성이 희박하다.따라서 국내 은행이 발행하는 코코본드는 우려와는 달리 안전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평균 수익률 5.8%

코코본드는 평소엔 회사채와똑같이 거래되지만 발행기업의자본건전성이 일정 수준 이하로떨어지면 주식으로 자동 전환되거나 상각돼 투자자가 손실을 떠안아야한다. 처음코코본드를발행한 곳은 2009년 영국 로이드은행이었다. 당시만 해도 코코본드에대한신용등급평가체계등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아 투자자 확보가 쉽지 않았다. 채권 구조는복잡한데 투자자들이 투자 위험을가늠할길이 없었기때문이다.하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가 코코본드 신용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작년 무디스까지 합류하면서 코코본드의 투자위험측정이가능해졌다.

최근엔 ECB의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 완화가 코코본드에 대한투자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에 따르면 코코본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5.8% 정도다. 투기등급 회사채보다 0.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코코본드를 발행하는 금융회사의 평균 신용등급은 BBB로 비교적 우량한 편이다.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집중

강화되고 있는 자본 규제 관련국제 기준을 맞추려는 금융회사들에도 코코본드 발행은 매력적이다. 보통주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에 비해 코코본드 발행에 드는 비용이 싸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에 대한 새로운 국제자본 규제인 바젤Ⅲ에서 코코본드는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최소자본 규제 비율 8% 중 최대3.5%까지 코코본드 발행을 통해충당할 수 있다. 단계적으로 도입되는 바젤Ⅲ가 2019년 완전히 도입되면 금융회사는 지금보다더 많은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그동안 크레디트스위스, 산탄데르은행 등 유럽 금융회사가 코코본드 발행에 적극적이었지만 최근엔 중국 은행들의 발행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작년 글로벌코코본드 발행액의 절반 이상이중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나왔다. 자산이 빠르게 늘어난 중국 은행들이 부실 자산증가로 자본을 확충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9곳이발행했다.

높은 금리 매력

코코본드는 금리가 높은 게 매력이다. 높은 금리는 기본 금리+ 상각처리 또는 주식전환 위험에 따른 추가 금리 + 이자지급정지 위험에 따른 추가 금리 +만기 장기화 위험에 따른 추가금리 + 유동성 위험에 따른 추가 금리 등으로 구성된다고 볼수 있다.

신종자본증권 코코본드의 경우 우리은행이 발행한 5년 콜 코코본드는 발행금리가 5.21%(국고채 5년물 + 2.8%p)였고, 기업은행이 발행한 코코본드는 앞서언급한 바와 같이 5년 콜 코코본드는 3.84%(국고채 5년 +1.8%p), 10년 콜 코코본드는4.33%(국고채 10년 + 2%p)였다.

10년 만기 후순위채 코코본드의 경우에는 평균적으로 개별민평 + 57bp의 가산금리가 붙었으며, 특수은행 여부 및 자본비율에 따라 가산금리에 차이를 보였다.

한편 신종자본증권 코코본드는 만기가 30년에 연장이 가능한 조건으로 발행된다. 단 발행시점에서 5년 경과후 콜옵션 부여가 가능하며, 시장에서는 콜옵션 행사시점을 실질만기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기업은행 신
종자본증권 코코본드의 경우에서 파악할 수 있듯이 5년 콜 코코본드와 10년 콜 코코본드는발행금리가 다르다.

바젤 Ⅲ에서는 스텝업(채권발행 이후 일정기간이 지나면금리를 올려주는)을 허용하지않아 콜옵션 행사시점에 시장금리가 발행시점보다 상승해 있으면 콜옵션을 행사할 경제적 유인은 없다.

또한 코코본드 차환발행 등을통해 적정 자본비율을 유지해야 콜옵션 행사가 가능한 제약도 있다. 그러나 시장이 콜옵션 행사시점을 실질만기로 간주하고 발행금리도 이에 맞춰 결정된 상황에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시장 신뢰 상실에 따른 부담이더욱 크게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정상적인 경영을 영위하고 있는 은행이라면,콜옵션 행사시점에 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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