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설 특수를 앞두고 있지만 닫힌지갑이 쉽게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늘어나는 가계 부채와 주거비용의 상승은 소비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수 결손 상태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근로소득세는 작년보다 늘었는데 부가가치세는 감소했다.

유안타증권 김광현 연구원은“불황형 소비로 불리는 소비패턴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소량구매, 소액구매, 계획구매 등이 가장대표적인 변화다.

작은사치를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와 초혼 연령의 상승에 따른 구조적인 변화로 풀이된다.

소비는 경제를 굴리는 힘이다. 실제로 소비가 가능한 계층의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할 때이다.”고 밝혔다.

얇아진 지갑

설 연휴를 앞두고 있지만, 분위기는 예년과 같지 않다. 설 선물 비용이나 차례상 마련 비용을 줄이겠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언론을 통해보도 되기도 했다.

닐슨 코리아에따르면 지난4분기 한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전분기 대비 4pt 하락한 48을 기록, 분석대상 60개국 가운데 59위로 최하위권에 랭크됐다.

유가 하락으로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러시아(79, 39위)나,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그리스(53, 55위), 정정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52, 56위) 보다도 낮은 순위였다.

한국보다 낮은나라는 이탈리아가 유일했다.

소비지표 부진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 심리지수는 13년 10월부터 14년 10월까지 105~109 사이를 유지 했으나, 11월 103, 12월 101로 급락하며, 소비심리의 냉각을 반영 했다.

가장 최근 발표된 1월 지수는 102로 전월 대비로는 소폭 상승했지만, 회복을 논하기엔 여전히 부진하다.

소매판매액(명목)의 전년대비 증감률은 14년 10월 -0.3%, 11월 -0.2%로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동 지표가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09년 4월 이후 처음이다.

GDP 계정의 민간소비 부문도 작년 2분기 이후 +1.5%미만에 머물고 있다. 한국 GDP 성장률이 +3%대인것을 고려하면, 소비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소비지표의 부진은 주거비용의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의 급증과 연관이 있다. 특히, 근로자 소득의 상승속도 대비 전세값의 상승속도는 월등히 빠르다.

금리 인하로 이자율은 낮아졌지만, 부채 증가로 이자부담은 오히려 늘어났다. 가처분소득의 감소와 소비위축은 당연한 결과다.

편의점 매출 증가

소비심리의 둔화와 소비위축은 이른바‘불황형 소비 패턴’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소비자들이 쇼핑을 즐기는 시간이 줄었다는 것과 소량구매, 소액구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의 매출액 변화를 살펴보면 대형마트의 경우 2012년 2분기 이후 11개 분기 연속 분기 매출증감률이 마이너스권에 머물고 있으며, 백화점의 경우도 성장이 정체된 모습이다.

반면, 편의점의 매출은 집계가 시작된 13년 2분기 이후 +7~10% 수준의 성장률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마트 회피하는 소비자

판매점 형태별 결제 건수와 건당 결제액에서도 차별화가 뚜렷하다. 대형마트의 경우 이미 2011년부터 일인당 결제액은 성장이 정체됐고, 백화점의 경우도 2012년 이후 증감률이 마이너스 전환했다.

일인당 결제액은 명목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경우 체감 하락폭은 더 크다. 반면, 편의점의 경우 건당 결제액이 꾸준히 플러스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들어 담배가격이 인상되며 건당 결제액은 크게 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들은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는 것을 수고로움으로 느끼고 있다. 가봐야 살 돈이 없으니 가지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인터넷 쇼핑 증가세

또 하나의 변화는계획구매의 증가다. 이는 홈쇼핑과 인터넷쇼핑의 매출액 변화로 확인 가능하다.

TV 홈쇼핑의 경우 계획에 없던 물건을 사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구매의 결정이 충동적으로 일어나는 반면, 인터넷쇼핑의 경우 살 품목을 미리 정해놓고 검색을 한다는 점에서 계획된 쇼핑의 비중이높다.

상장된 홈쇼핑 3사(CJ 오쇼핑, GS 홈쇼핑, 현대홈쇼핑)의 TV 취급고는 14년들어 성장률이 크게 둔화됐다. 충동구매의 비중이 그만큼 낮아졌음을 뜻한다.

반면, 해외직구를 포함한 인터넷 쇼핑의 성장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홈쇼핑사는 최근 인터넷과, 모바일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비록 무산되기는 했으나 CJ 오쇼핑의 티켓몬스터 인수추진등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작은사치, 셀프기프팅,

자신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셀프 기프팅(Self-Gifting) 또한 소비트렌드의 변화로 읽을 수 있다. 주말 오전 브런치나 고가의 디저트를 자신에 대한 위로로 느끼는 것이다.

사치의 대상이 고가의 사치품에서 적은 돈으로도 사치를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이전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립스틱효과로 알려진‘작은 사치’트렌드는 1인가구의 증가와 초혼연령의 상승에 따라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높다.

선물의 온라인화

한편, 모바일 결제가 발달함에 따라 선물의 개념도 변하고 있다. SNS를 통한 생일케익을 선물하거나“xx 데이”를 챙기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물리적거리나 시간에 구애 받지않는다는 것이 모바일선물의 가장 큰 장점이며,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부담이 없다는 점과 결제의 편리성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져 카카오톡을 통한 선물 거래액은 13년 1분기 505억원에서 14년 2분기 767억원으로 급증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핀테크의 발전 속도를 고려한다면, 선물의 온라인화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