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직원은 ‘기물’, 콘래드 승객 ‘소작농’ 평가

▲ 조현아

세계가 ‘비행기 기내 난동’사건으로 이슈다. 조현아(40)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땅콩 회항’사건과 관련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3년형을 구형했다. 오는 12일 1심 법원의 판결만 남았다. 재벌3세의 ‘갑질’논란을 불러일으킨 ‘땅콩회항’과 유사한 상황이 미국에서도 발생했다.세계에 체인을 두고 있는 힐튼호텔의 상속녀인 패리스 힐튼의 남동생이 기내 난동을 부려 징역 20년형에 처해질 위기다. 조현아·콘래드사건을 계기로 불량가족사까지 대두되고 있다.

조현아·콘래드 사건은 재벌가2·3세들의 도 넘은 ‘갑 질’의 현주소이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5일 오전 0시 50분(현지시간) 미국 JFK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중 승무원이 견과류를 매뉴얼과 같은 서비스를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자인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

이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은 고성과 삿대질을 하며 승무원 사무장을 찌르고 때리고 밀치고 심지어 무릎 꿇려 삿대질을 하며 심한 폭언까지 했다.

박 사무장은 “(땅콩회항) 당시 조현아 전 부사장이 땅콩을 제공하려 했던 여승무원을 질책하고 있어 기내 서비스 책임자인 내가 사무장으로서 용서를 구했다. 조 전 부사장이 심한 욕설을 하면서 서비스 지침서 케이스의 모서리로 나의 손등을 수차례 찔러 상처까지 났다”고 털어놨다.

이어 “폴더 같이 생긴 ‘갤리 인포’라는 우리가 사용하는 정보지가 있다. 그걸로 계속해서 날 때리기도 했다. 그 다음에 여승무원에게는 던져서 맞는 사태가 있었다”며 “나와 여승무원을 무릎을 꿇린 상태에서 모욕을 줬다. 삿대질을 계속하며 기장실 입구까지 밀어붙이기도 했다”고 했다.

또한 “일어나서 계속된 고함과 반말과 삿대질을 하면서 칵핏도어가 있는 앞까지 나를 몰고가서 ‘당장 연락해서 비행기 세워’, ‘이 비행기 못가게 할 거야’라는 말을 하는 상황에서 내가 감히 오너의 따님인 그 분의 말을 어기고…”라며 “그 모욕감과 인간적인 치욕, 겪어보지 않은 분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박 사무장은 이런 상황에서 오너(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딸인 조 부사장의 말을 어길 수가 없어 비행기에서 내렸다고 했다.

문제는 다음 상황이다.

사무장이 다른 비행기를 타고 국내로 돌아오자 이번에는 회사쪽에서 검찰이나 국토교통부의 조사를 받게 되면 거짓 진술을 하라고 강요하기 시작했다.

조 전 부사장의 혐의가 드러나면서 지난해 12월 30일 구속됐다. 조 전 부사장은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 운항저해·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총 5개 혐의다.

법조계 일각에선 “조현아의 재판이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걸 보면 봐주기 의혹이 있다. 검찰이 3년 구형을 했다. 조현아 죄목 가운데 가장 무거운 항공기의 항로 변경에 대한 법률이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항로변경죄(항공법 제42조)에 따르면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운항 중인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하게 하여 운항을 방해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을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고 했다.

 ▲콘래드 힐튼

조현아 닮은꼴 콘래드

조현아의 닮은 꼴 사건이 있다.

콘래드 힐튼의 기내난동이다. 콘래드는 지난해 7월 영국 런던에서 미국 LA로 향하던 브리티시 항공사의 기내에서 난동을 부려 징역 20년형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3일(현지시각) 미국 연예매체 US위클리는 “콘래드 힐튼이 지난해 7월 31일 런던발 로스앤젤레스행 브리티시항공 여객기 기내에서 승무원에게 행패를 부리고 함께 탄 승객들에게도 막말을 퍼붓는 등 난동을 피운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륙중인 비행기에서 안전벨트 해제 경고등이 꺼지지 않았음에도 자리를 벗어나려했다. 제지하는 승무원의 멱살을 잡았다. 모욕적인 언행은 기내를 공포스럽게 만들었다.

법원에 제출된 고발장에 따르면 당시 콘래드 힐튼은 승무원들에게 “너희 사장을 잘 안다”라며 “너희들을 모두 5분 안에 해고할 수 있다”라고 협박했다.

또 그는 “내 아버지가 누군 줄 아느냐. 예전에도 벌금 30만 달러(3억 3,000만 원)를 내준 적이 있다”면서 승객들을 비하겠다.

기내 승객들을 향해서도 ‘소작농(Peasant)’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하찮은 것들”이라고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콘래드 힐튼의 변호인 측은 “수면제로 인한 폭력적 성향의 부작용”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콘래드 힐튼의 기내 난동으로 기내 서비스는 40여 분간 지체됐다. 일부 아이들은 공포에 질려 울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무원들은 콘래드 힐튼이 잠든 사이 기내 경비원들과 함께 그를 제압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경찰에 신고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FBI가 현재 콘래드 힐튼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기소될 경우 연방교도소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가족력 제기

비행기 난동은 화이트칼라 범죄이다. 대부분 일반 범죄에 달리 사회적으로 저명한 사람들이 범죄를 저질렀다. 무엇보다 당사자 뿐만 아니라 가족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나 콘래드 힐튼 형제들의 부적절한 범법 행위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마디로 안하무인격인 재벌 자화상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동생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도 트러블메이커였다. 지난 2005년 3월 22일 승용차를 운전하다 시비가 붙어 70대 할머니를 밀어 넘어뜨렸다가 입건됐다. 2012년 인하대 운영과 관련해 시위를 벌이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폭언을 한 일로 언론의 비난을 받았다.

막내 동생인 조현민 전무의 파격행동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녀는 지난 17일 ‘반성문’이라는 제목의 이메일 메시지를 500명의 부서 직원들에게 보냈다. 반성문 같지 않은 반성문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땅콩회황’의 책임을 직원에게 전가한 것이다.

30대 초반에 임원자리에 올라선 그녀는 자신 스스로 ‘낙하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녀의 국적은 미국이다. 조 에밀리가 그녀의 이름이다.

패리슨 힐튼 남매도 조양호 회장의 3남매 못지않다. 패리슨 힐튼의 가족은 조양호 회장의 자녀와 같은 1남 2녀다. 그녀에겐 니키 힐튼, 콘드래 힐큰 등 두 동생이 있다. 가수로 활동 중인 그녀는 미국 최대의 막장녀 자리를 두고 린제이 로한과 경쟁하고 있다.

이번 비행기 기내 난동사건을 벌인 콘래드는 어려서부터 싹수가 노랬다. 지난 2008년 2월 고속도로에서 자신의 벤츠 승용차로 사고를 냈다. 어린나이에 만취상태에 가짜 운전면허증을 제시해 물의를 일으켰다.

반면 니키 힐튼은 조용하다. 의류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2004년 칙 바이 니키힐튼이라는 브랜드를 차렸다. 몇년 후 좀 더 가격대도 높고 캐쥬얼웨어에서 벗어난 니콜라이 라는 상위 브랜드도 런칭했다. 이때 한국을 방문하여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상업성 측면에서는 성공했다. 하지만 디자이너로서의 작품성에서는 좋은 평을 듣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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