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박지원·정세균 3강구도 “조폭끼리 영역싸움” 비판

▲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의 당권 경쟁의 막이 올랐다.

문재인·박지원·정세균이 17일 비대위원을 사퇴하고 공식 레이스에 들어갔다. 이들의 대항마로 김부겸·전병헌·박영선·김영환·조경태·김동철·박주선·추미애·이인영·전해철·박홍근·황주홍·김현미·유승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당권을 향한 주자간 한 치 양보 없는 치열한 물밑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문·박·정 3강구도 제3 인물 ‘전병헌’ 부상

문·박·정이 3강 구도를 형성했다. 이들은 당내 친노와 호남 등을 대표하는 계파의 수장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세 사람 모두 현 야당이 집권했을 때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과 장관 등을 역임했고 원내대표와 당대표, 대선후보 등을 지냈다.

3인이 비대위원까지 사퇴하며 당권에 목을 메는 이유는 따로 있다. 내년 2월에 치러질 2·8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 대표는 20대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친노와 비노로 나뉜 새민련으로선 선거의 결과에 따라 당내 주도세력 교체는 물론 야권 지형까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당 대표가 되면 자기 사람에게 공천을 줘서 대거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킨 뒤 차기 대선에서 자신의 조직기반을 공고히 하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런 이유에서 당 일각에선 ‘당권·대권 분리론’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대선1년 전 당 대표를 그만두면 된다.’는 현행 당헌·당규에 따라 당권·대권 분리론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새민련의 얼굴인 3인의 출마에 당 안팎의 관심은 냉랭하다. 오히려 3인의 출마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정서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새민련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 등 전·현직 의원들이 이들의 불출마를 요구했다.

김부겸 전 의원은“(3인의 출마를 가리켜)조폭들끼리 영업싸움을 한다는 비아냥도 있다”고 했다. 그는 야당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연거푸 국회의원·대구 시장에 출마했다가 낙마해 야권의 차세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전대 불출마를 시사했다. 현재 유보중이다.

김 전 의원은“당내에 빅3 계파 간 대결과 친노·비노 대결로 가는 전대는 당을 위험에 빠뜨린다는 움직임들이 생긴 것 같다”면서“선배인 유인태 의원이 긴급 호출해 봤더니 그걸 막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유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연기하면 어떻겠느냐는 말씀이 있었다. 그 충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친노의 좌장인 문재인이 후보 여론지지도 1위다.

조사기관 한길리서치의 설문조사(12~13일, 일반국민 1000명)에 따르면 새민련 당 대표 후보지지도는 1위 문재인 의원(24.7%)으로 나왔다. 김부겸(10.7%),박지원 의원(7.1%), 박영선 의원(5.5%) 정세균 의원(3.9%)조경태 의원(3.7%) 등이다.

김부겸 전 의원이 불출마가 확정되면 전병헌 의원이‘제3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3선의 전 의원은 DJ정부에서 청와대 정책기획비서관, 정무비서관, 국정상황실장, 국정홍보처장을 지냈다. 친노와 비노 프레임의 싸움에서 무난한 수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병헌 의원은 최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은 내가 30년 동안 당에 몸담은 이래 전무후무한 위기”라면서“당 대표와 최고위원 중에 하나를 놓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 의원과 함께 ‘제3후보’로 거론되던 박영선 전 원내 대표는 지난 9월 보수성향의 이상돈과 진보성향의 안경환을 투톱으로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려다 당내 반발에 부닥쳐 원내총무 직에서 물러난 게 아킬레스가 되고 있다.

당내 민주평화국민연대(고 김근태계)의 주축인 이인영 의원도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표했다.

이 의원은“지금 우리 당은 흐르는 물이 아니라 고인 물”이라며“이번 전당대회가 회전문 당권 경쟁의 무대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분열의 리더십을 넘어 단결의 리더십으로, 연패의 리더십을 넘어 역동의 리더십으로, 당을 새롭게 혁신하는 전면적 리더십 교체의 깃발을 들겠다”며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전대에서 3강 구도를 깨기 위해 비노 진영이 적극적인 연대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친노 대 비노’간 1대 1대결 구도가 아니면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를 넘어서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에서 당내 중도세력인 김영환·김동철·박주선 의원이 단일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를 결심한 조경태 의원도 단일화 후보군에 꼽히고 있다.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을 이끌고 있는 김영환 의원은 “전당대회가 계파 정치의, 계파 정치에 의한, 계파 정치를 위한 부족장 선거로 전락하고 있다”며 “당의 위중한 상황 속에서 조그마한 변화의 불씨라도 살리기 위해 김동철·박주선 의원과 단일화해 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바로 세우고 중심을 지키기 위한 역할 분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안없는 새민련

새민련의 고민은 깊다. 전당대회 후보군이 정해졌지만 이슈는 커녕 반응이 냉랭하다. 존재감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얼어붙은 민심을 실감케 한다.

올해 세월호 사건 이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 이른바 ‘질수 없는 선거’에서 연거푸 패했다. 게다가 당 대표가 두 번씩이나 물러났다.

또한 국가적 현안에서 정책과 비전으로 이목을 끈적도 없다. 오히려 시대 역행하는 ‘구식정당의 구태’로 국민들에게 손가락질 받기 일쑤였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진다면 질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이다.

당을 살리기 위해선 당의 새로운 인물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대안이 없다.

친노를 견제할 대안이 없어 문재인 1인 독주를 막을 수 없다. 지도부 입성을 노리는 현실론자들은 ‘들러리’인 당 대표 선거보다는 최고위원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전준위가 선출직 최고위원 수를 기존 4명에서 5명으로 늘리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차기 지도부가 20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당 대표급 주자들이 대표와 최고의원 선거사이에서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 전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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