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 복귀는 차익거래 시장에 빅뉴스

▲ 투자주체별 차익거래 규모
▲ 차익거래 전체 규모
▲ KOSPI 거래대금 중 차익거래 비중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주식시장 발전방안”에 공모펀드 주식거래와 우정사업본부 차익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 인하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펀드는 2009년까지 증권거래세(0.3%)를 면제받다가 2010년부터 과세되기 시작했고, 우정사업본부는 2012년까지 증권거래세를 면제받았지만 조세특례제한법이 개정되면서 2013년부터 과세 대상이 된바 있다.

한편 모든 투자자를 대상으로 0.3%의 증권거래세를 인하하는 방안은 일부 시장의 기대가 있었지만 이번안에 포함하지 않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주식시장 발전방안에는 이외에도 자사주 매입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연기금의 배당요구 증대 활성화, 배당주펀드에 대한 세제혜택 부여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사적연기금 기관투자가로

한가지 더 흥미로운 뉴스는 정부가 다수의 사적 연기금을 하나의 pool로 묶어 60조원 규모(정부계획)의 새로운 ‘기관투자자’로 만든다는 내용의 보도다. 현재 사적 연기금은 사내근로복지기금 1368개, 각종 공제회 60여개, 사립대 적립기금 280여개 등 총 1700여 개에 이르는데, 이들을 하나의 pool로 묶어 운용 효율성을 높이고, 운용인력 및 전문성 부족으로 은행 예적금에 투자되고 있던 자금 일부를 주식시장으로 유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최근 정부는 국민연금의 배당기준 수립방안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공적연금의 역할을 강화해 기업들의 배당확대를 유도하는 식의 주식시장 활성화를 꾀하려하고 있는데, 비슷한 맥락에서 새로운 대형 기관투자자의 등장은 주주권리 강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낮아진 시중금리를 감안하면 주식시장으로의 새로운 유동성 유입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차익거래 빠르게 증가할 것

공모펀드와 우정사업본부 차익거래에 대한 거래세 인하나 비과세는 실행될 경우 차익거래 시장에 매우 큰 임팩트를 주는 정책이다. 단적으로 2010년과 2013년 공모펀드, 우정사업본부 거래세 부과 이후 시장전체의 차익거래 규모는 기존대비 1/10로 급감했다.

지수선물을 이용한 차익거래는 0.1% 수준의 차익을 노리고 거래에 진입하는 구조여서 0.3%의 거래세가 부과될 경우 거래 실익이 없어진다. 거래세가 비과세될 경우 공모펀드와 우정사업본부의 이탈로 급감했던 차익거래 시장규모가 빠르게 과거 수준으로 증가할 수 있다.

투자주체별 차익거래 규모를 나타낸 <표 1>을 보면 거래세가 부과된 2010년부터 공모펀드(투신) 차익거래가 크게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금액기준으로 2009년 대비 차익거래 규모가 1/10 이상 급감했고, 전체 차익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76%에서 10% 미만으로 하락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우정사업본부(국가지자체)가 거래세 비과세 적용을 받으면서 투신의 빈자리를 채웠지만, 비과세가 폐지된 2013년부터는 우정본부가 이탈하면서 차익거래 시장자체가 급격히 축소됐다. 상대적으로 외국인과 증권(금융투자)이 차익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지만, 절대금액 기준으로는 이들 역시 차익거래 규모가 감소했기 때문에 과거 공모펀드와 우정본부의 빈자리를 채우지는 못했다.

거래대금 증가 효과

차익거래의 위축은 주식시장 전체 거래감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0년 이전까지 차익거래가 전체 KOSPI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4% 정도였는데, 2013년 이후에는 이 비중이 1% 미만으로 감소했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차익거래 소멸로 전체 주식거래의 3% 정도가 감소한 셈이다.

한국투자증권 강송철 연구원은 “비과세가 결정되면 차익거래 시장규모는 빠르게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차익거래 규모는 연평균 45조원이었는데, 이 수준을 회복할 경우 시장 전체로도 거래 증가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KOSPI 거래대금은 2011년을 peak로 빠르게 감소해 2013년에 986조원이었고, 올해 들어서도 지난 주말까지 850조원 거래에 그치고 있는데, 차익거래가 45조원 수준으로 늘어나면 4~5% 거래가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한편으로 차익거래가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로 과거보다 증가한다는 뜻도 된다. 전반적인 시장거래 감소로 차익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시장 영향도 과거보다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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